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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책
교수처럼 문학 읽기

[도서] 교수처럼 문학 읽기

토마스 포스터 저/손영미,박영원 공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머리부터 발끝까지♬♪하면 무슨 노래가 생각나세요?'라는 인터넷 게시글이 유행한 적이 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다 사랑스러워~가 생각난다면 30대
머리부터 발끝까지♬♪ 핫이슈~가 생각난다면 20대
머리부터 발끝까지♬♪오로나민 씨~가 생각나면 10대

책 리뷰하는데 뜬금없이 왜 한물간 아저씨 유머냐고 생각 할 수도 있지만, 사실 이 유머는 교수처럼 문학읽기와 연결되어 있다.

텍스트는 독자의 배경지식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된다. 위 유머처럼 자신이 자주 들었던 음악에 따라 자연스럽게 뒷 가사가 연상이 되는 것이다. 자, 이제 이 사례를 문학으로 치환해서 생각해보자. 단순히 나이대에 맞게 사랑스러워/핫이슈/오로나민씨 중 하나만을 알 때보다 이 세가지 모두를 알 때 우리는 좀 더 폭넓고 깊이있게 문학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작가가 '머리부터 발끝까지'라는 텍스트를 제시했을 때 '작가는 셋 중 무엇을 의도한 걸까'라고 생각하며 더 재미나게 작가와 대화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영문학이 우리 독자들에게 어렵게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영미권 문화에 낯설기 때문일 것이다. 위 사례로 예를 들자면, 우리는 세 가지 중 오로나민씨~정도만 알고 있는데 작가는 자꾸 '핫!핫! 핫이슈'라고 말하며 불협화음을 내는 것이다. 성경의 특정한 구절이라든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특정인의 이름이라든지, 혹은 셰익스피어 작품의 한 장면이라든지 영미권 문화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아주 당연한 내용들도 우리에겐 생소한 내용이기에 이해가 어려워진다. 그러나 낙담하지 말자. 이는 이제 막 한국어를 공부하기 시작한 외국인이 '설렁탕을 사다 놓았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 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니만…….'을 낯설어하는 것과 같으니 우리 잘못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우리 독자들에게 낯선 영문학 숲을 지나가는 좋은 지침서가 된다. 대다수 문학을 관통하는 여러 상징과 원전에 대해서 알기 쉽게 풀어내고 있다. 셰익스피어, 성경, 그리스신화 등이 여러 문학에서 어떻게 등장하고 있는지 이런 코드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영문학의 숲을 함께 걸어가며 숲해설사처럼 나무 하나 시냇물 하나를 함께 지켜보며 설명해준다.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하듯 교수처럼 문학읽기를 다 읽고나면 어느덧 '머리부터 발끝까지'를 읽었을 때, 사랑스러워,핫잇슈,오로나민씨가 동시에 떠오르는 체험을 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을 이제 막 영문학읽기를 시작하는 사람이나 영문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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