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채봉 작가의 20여년전 에세이 작품집이라, 비교적 저렴하게 구입하였습니다. 요즘 작품집이면 12000원 상당할 듯 하네요.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작품 모음집입니다. 강추합니다.
꽃을 던져 넣다:
학창시절에 자취를 하던 왕십리역 부근에서 이민간 친구를 만나, 모두 변하고 눈에 익은 곳이라곤 자취방이 있던 골목길, 구멍가게앞에서 술을 마셨다. 학창시절 이야기를 하며, 12시넘어서까지 술을 마시던 우리는 (옛생각에) 서울역까지 걸어가기로 하였다. 새벽3시 남대문 시장에 이르러서, 그곳이 서울에서 제일 먼저 잠이 깨는 곳이라는 것을 알았다. 시장에서,해장국을 먹고 즉흥적으로 꽃시장에 가서, 중년의 남정네 둘이 꽃을 한아름씩 샀다. `이 꽃을 어디에 주지?` `왕십리에 가서, 우리의 젊음을 보냈던 그 골목을 찾아가서 집집마다 꽃다발을 하나씩 던져주자!` …. 나의 금년도 10대 뉴스의 첫번째를 장식하게 될 꽃다발^^
가을날의 삽화:
하늘 핑계 : 날로 하늘이 푸르러지고 있습니다. 정말 하늘이 눈부시게 푸르른 날은 광장의 분수에서 발가벗고 샤워를 하고 싶습니다. 맨발로 흙위를 걸어다니고 싶습니다…. 하늘이 정말 푸르른 날은 논두렁 물도 마음 놓고 마실 것 같습니다./ 술에 취한 것처럼 하늘의 저 푸름에 취할 것 같지 않습니까?/ 하늘 저기에 유리구슬 하나를 떨어뜨려 놓는다면 언제까지고 언제까지고 구슬 굴러가는 소리가 끝없이 날 것 같은 우리네 가을 하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