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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같은 걱정 한입씩 먹어치우자

[도서] 코끼리 같은 걱정 한입씩 먹어치우자

장신웨 저/고보혜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도마뱀은 자신이 위험한 상황에 쳐해다 싶으면 꼬리를 자르고 도망간다. 자신의 꼬리를 미끼로 천적에게 주고 생명을 연장하는 것이다. 이런 생존법은 사실상 굉장히 비효율적이다. 잘린 꼬리를 재생시키는데 많은 에너지가 들어가기도 하고 한 번 자른 꼬리는 다시 끊어지지 않는다. 즉, 평생 단 한번의 사용만 가능하다. 도마뱀은 꼬리에 지방을 저장하곤 한다. 지방은 실제로 가장 큰 잠재적 에너지원이다. 많은 양의 지방을 저장하면 갑자기 찾아온 기아의 상태나 혹독한 환경에서 생존률을 높여준다. 꾸준하게 쌓아둔 지방을 끊어내고 도망을 가는 것은 결국 목숨을 부지했지만 새로운 위협에 노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벌은 침을 쏘고 나면 죽는다. 벌은 놀라거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침을 쏜다. 다만 이 생존법 또한 굉장히 비효율적이다. 침을 쏘면서 침에 벌의 내장이 함께 뽑혀 나오기 때문이다. 생존을 위해 자기보호를 하지만 굉장히 비효율적인 생존 전략이다. 전기뱀장어는 860V까지 전기를 생성해 낼 수 있다. 다만 이또한 굉장히 비효율적인 생존 전략이다. 전기를 배출해 내면 금세 지친다.생산 이후에 방전된 체력 때문에 원주민들에 의해 쉽게 잡히기도 한다. 외부의 적으로 부터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낸 '전기'라는 보호막은 자신에게도 위협이 된다. 자신 역시 발생된 전기 감전에 안전하지 않다. 생존을 위해 어떤 동식물은 독을 만들어 낸다. 복어또한 외부의 위협에 대해 내부에 독성을 만들어낸다. 뿐만아니라 대부분의 동물체는 죽은 뒤에 자신이 맛없는 고기라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서 '사후경직'을 한다. 동물체가 죽고 나면 내부에 화학변화가 일어나고 근육이 굳어지는데, 소는 24시간, 돼지는 12시간, 닭은 2시간 정도로 사후 강직된다. 이때, 고기는 질겨지고 맛이 없어지는데 일정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풀어진다. 천적으로 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살아 있을 때부터 죽었을 때까지 꾸준하게 이어지며 대부분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에도 치명적인 독성을 만들어낸다.

인간이 위협이라고 느끼는 상황이 되면 우리 또한 내부에서 일종의 화학작용을 일으킨다. 우리가 스트레스라고 하는 것은 인간이 예전 자연습성에서 천적으로 부터 위협을 받는 상황에 쳐해졌을 때의 현상이다. 인간은 뛰어난 송곳니나 두꺼운 살가죽이 없다. 털도 없는 연약한 피부에 지구력을 제외하고는 그 어떤 동물보다 우수한 게 없다. 다만, 인간이 위협에 노출됐을 때, 우리는 뉴로트로핀(neurotrophin)이라는 뇌 화학물질은 분비한다. 이것은 뇌 신경세포간의 연결을 강화한다. 우리를 '생각하게 만드는' 이 단백질은 말 그대로 우리를 '생각의 바다'에 노출시킨다. 생각이 많다는 것은 우리를 똑똑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고민이나 걱정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황제내경'에 따르면 사자기결(思者氣結)이라고 해서 '생각이 많으면 기가 엉킨다'라고 했다. 생각의 끝은 대부분 부정적인 이야기로 귀결되는데 그 이유는 우리가 만들어낸 부정적인 상황이 우리를 천적으로 부터 경계심을 갖게 만들고 이것이 집단과 개인의 생존력을 높히기 때문이다. 도마뱀이 자신의 꼬리를 자르는 것처럼, 꿀벌이 자신의 내장을 침과 함께 내놓는 것처럼, 전기뱀장어가 자신의 체력을 방전할 만큼 전기를 내뿜어 내는 것처럼 이는 인류를 키워온 생존 전력이지만 결국 우리를 고통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100세가 넘은 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의 대부분이 '스트레스가 없는 즐거운 삶'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들은 영양가 있는 식사나 꾸준한 운동이 아니라 위협에 노출되지 않는 편안한 마음가짐을 갖고 있었다. 이들 중에는 술과 담배를 즐기는 이들도 있었고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도 있었다. 결국 우리의 생존률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내는 내부적인 작용들이 우리를 더 빠르게 죽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걱정은 머릿속에 존재하지 않는 코끼리의 크기로 불어난다. 이런 걱정은 앞서 말한대로 생각 중독 현상의 결과다. 생각을 많이 할수록 우리는 불필요한 미래와 과거를 떠올리는 '에너지'를 사용하고 이 에너지들은 결국 우리의 지능과 상상력을 발달 시켰으나 곧 불안과 걱정에 휩싸이게 만들었다. 극도로 발전된 생각의 범주는 가만 두게 되면 다시 불필요한 걱정을 만들어낸다. 이것을 종이 위에 덜어내는 것은 '걱정'을 줄이는 동시에 엄청난 '창작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문호 톨스토이의 인생은 쉽게 말하면 '망나니'에 가깝다. 그는 30대에 도박으로 부모의 유산을 모두 날렸고 방탕한 생활을 했다. 빚을 많이지고 성욕과 도박의 유혹에 쉽게 현혹됐다. 쾌락 뒤에 찾아오는 환멸감의 윤회를 반복하던 삶을 유지하던 그는 질투심 많고 남들의 존경과 찬사를 즐겼다. 쾌락과 좌절은 아이러니하게 같은 뇌파를 만들어 낸다. 결국 우리 뇌는 쾌락과 좌절을 구별하지 못한다. 이런 극도의 스트레스에 노출된 그는 불연듯 깨달음을 얻는 성인 처럼 인생의 무상함을 깨닫고 진정한 삶의 가치를 탐구한다. 19세기를 대표하는 위대한 대문호 '톨스토이'는 그렇게 극도로 노출된 스트레스에서 탄생했다. 글 이라는 것은 '생각의 흔적'이다. 우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수많은 생각의 흔적들의 속도를 낮추지 않으면 끊임없는 생각이 꼬리를 만들어 낸다. '수능 금지곡'이라는 중독성 있는 노래들이 있다. 어떤 날은 노래 가사가 멈추지 않고 머릿속을 돌아다닐 때가 있다. 이때는 가까이에 있는 물건의 숫자를 세거나 종이 위에 구구단을 적는 등 어떤 일에 몰입을 하면 일순간 머릿속에 잡생각이 들어갈 틈이 사라진다. 그리고 머리는 고요하게 된다. 생각의 흔적은 우리의 뇌를 정화시키는 역할도 하지만 결국 '문학'이라는 결과물도 만들어낸다. 예전부터 예술가들은 '비극적인 상황'에서 천재적인 영감을 얻어내곤 했다. 어찌된 일인지, 미술가와 음악가의 작품은 극도로 아름답고 그들의 인생은 그렇지 못했다. 젊은 시절 가난과 빚 사이에 요절한 '모차르트'나 조기교육으로 인한 불행의 삶을 연속한 베토벤, 반 고흐나 톨스토이. 끝도 없는 천재들은 결국 생각 중독자들이고 글과 음악은 그것을 덜어내는 효과적인 해결책이었다. 아인슈타인 또한 바이올린을 몹시 좋아했다. 걱정이 코끼리처럼 몰려오면 결국 글을 쓴다. 생존을 위해 나에게 독을 만들어 내면, 이 독은 나를 죽이지만 역으로 다시 이용하면 이것은 나의 무기가 되기도 한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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