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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전할 땐 스칸디나비아처럼

[도서] 마음을 전할 땐 스칸디나비아처럼

카타리나 몽네메리 저/안현모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스칸디나비아'는 고대 북구어로 '위험한 섬'이다. 어쩐지 덴마크의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라는 이름처럼 역설적이다. 지구상 어느 나라보다 풍요롭고 살기 좋다는 '스칸디나비아'가 '위험한 섬'이라니. 물론 이들의 역사를 보면 지금처럼 풍요로워진 것은 오래지 않았다. 그래도 그들이 이름 붙은 데에는 언어적 유희가 있다는 것은 다른 예로도 엿 볼 수 있다. 북유럽에는 아이슬란드라는 섬이 있다. 이 섬은 '얼음의 땅'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 북대서양 난류로 인해 상당히 온화한 기후를 갖고 있다. 1월 평균 기온이 대한민국 전주시와 비슷할 정도다. 이와는 반대로 그린란드도 있다. 그린란드는 '초록의 땅'이 아니다. '하얀 땅'이다. 실제 기후와 환경은 아이슬란드와 그린란드, 두 섬이 완전 다르다. 그 이름과 정확히 정반대다. 지금도 왜 얼음땅과 초원으로 그 이름이 뒤바뀌었는지 알지 못한다. 이에 여러 설이 존재하지만 그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언어유희를 현대인들이 너무 진지하게 바라 보고 있지 않나 생각해 볼만하다. 2007년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라는 소설이 있다. '요나스 요나손'이라는 스웨덴 소설가의 작품이다. 전 세계적으로 500만 부 이상 판매된 특급 베스트셀러다. 소설을 읽으면 그들의 언어 유희와 역설적 표현 방식에 감탄이 나온다. 언젠가는 한 영국 비평가가 노르웨이의 300만이 미국 1억보다 지적으로 가치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헨리크 입센'이나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와 같은 작가가 현대 문학에 영향을 준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스칸디나비아는 실제로 굉장히 고요하고 정적인 나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메탈밴드'를 사랑한다. 날씨는 극단적으로 춥다. 기온 때문에 그들은 외부와 내부를 철저하게 나눈다. 그들은 실내를 포근한 분위기로 꾸미기 위해 노력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은 따뜻하게 꾸미면서 인테리어는 심플하고 간소하게 하여 차갑게 인테리어 한다. 해가 짧은 탓에 어두운 외부와 대비한 밝은 인테리어를 선호한다. 이런 것들이 그들의 특징이라면 특징일까.

그들은 온통 은유와 재치로 세상을 바라본다. 차갑고 무표정한 표정으로 그들은 농담한다. 도대체 어떤 과정과 매커니즘으로 그런 표현법이 나왔을까. 그런 관용어들이 많다. '파란 벽장에 똥싸고 있네' 언어를 공부한다는 것은 '언어' 뿐만아니라 그들의 문화와 역사는 물론 공동체가 나누고 있는 무형의 관념을 함께 배우는 것이다. 알리바바의 전 CEO인 '마윈'은 앞으로 인공지능이 통역과 번역을 해주면 언어를 배우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라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언어는 단순하게 대화의 용도가 아니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말하는 의미를 전달하고 받는 것 외로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고 소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언어에는 정보 뿐만아니라 감정과 생각의 구조, 비유 등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식사하세요'와 '식사 잡수세요'라는 두 단어는 영어로 'please eat', 'have a meal'이라고 번역된다. 영어와 한국어를 둘 다 사용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이 두 표현이 결코 정확하게 전달 가능하다고 여겨지지 않는다. 번역과 통역은 인공지능이 인간과 함께 생노병사를 하며 노동하고 먹고 싸고, 부당한 대우를 당하고 업신 여겨 보기도 하는 등의 경험을 하지 않는 이상 결코 어렵다. '어머니', '아버지'라는 한 단어만으로도 각 문화권마다 떠올리는 이미지와 감정이 다르다. 그것에는 아주 강력하게 함축된 무언가가 있다. 앞서 말한 스칸디나비아의 '파란 벽장에 똥싸고 있네'라는 단어는 표면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번역할 수 있으나, 이 관용어가 담고 있는 의미는 재밌다. '우편함에 수염이 끼인 채 잡혀버린 남자의 이야기'나, '당신의 포대에 깨끗한 밀가루가 있나요?' 등 이들이 말하는 표현에는 재미난 역사가 숨겨져 있다.

영화 '베테랑'의 대사로 유명한 '어이가 없다'라는 표현도 재밌다.

'맷돌 손잡이 아세요? 맷돌 손잡이를 어이라 그래요. 어이, 맷돌에 뭘 갈려고 집어 놓고 맷돌을 돌리려고 하는데, 손잡이가 빠졌네? 이런 상황을 어이가 없다 그래요. 황당하잖아, 아무것도 아닌 손잡이 때문에 해야할 일을 못하니까. 지금 내 기분이 그래, 어이가 없네.'

영화에서 '유아인'은 '어이가 없다'는 관용어의 어원에 대해 설명한다. 맷돌이 무엇인지, 맷돌에 손잡이의 역할이 무엇인지, 그게 없을 때 왜 황당한 감정을 느끼는지' 이 표현에 대해 김영철의 파워FM의 '진짜 미국식 영어' 코너에서 다룬 적이 있다. 이것의 영어적 표현은 그냥 'wow' 였다. 일본어에도 재미난 관용어가 있다. 일본어에서는 '가치없다.'라는 말을 '쿠다라나이(くだらない)'라고 한다. 이 말은 '쿠다라((くだら)가 아닙니다(ない))라는 뜻인데, 쿠다라(くだら)는 백제(百?)를 부르는 일본식 표현이다. 즉, '백제의 것이 아닙니다'라는 의미를 '쿠다라나이(くだらない)'라는 관용적 표현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언어를 이해한다는 것이 그들이 갖고 있는 감정과 역사를 모두 이해하는 것임을 앞서 말한 예시를 통해 알 수 있게 했다. 대원외고 독일어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언어학을 전공한 국제회의통역사 '안현모' 님의 소화를 거쳐 내뱉어진 '번역'에 강력한 믿음이 가는 이유가 그렇다. 단순히 언어를 번역해내는 노동이다. 다만 이 언어가 담고 있는 문화와 역사를 함께 이해하고 전달하는 것은 스스로 그 문화와 언어를 학습하는 것이다. 그것의 부처적인 방식으로는 가장 잘 이해한 이를 통해 전달 받는 것이다. 스웨덴에서 자라고 옥스퍼드와 런던에서 출판업에 종사한 '카타리나 몽네메리'의 감성과 언어를 최대한 '정보'가 아니라 '감성'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했다. 원어와 국어가 함께 적혔다. 문자로 전달받기 어려운 감성을 여백이 넉넉한 일러스트가 돕는다. 그렇다. 언어는 단순히 '바꿈'이 아니라 그림과 여백을 통해서도 충분히 그 감성적인 표현을 전달 할 수 있는 것이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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