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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력 받고 빠르게 읽고 있는 바보와 시험과 소환수 11권입니다. 최종 에피소드인 3학년과 2학년의 시소전쟁은 두 권으로 나누어 진행되는데 이게 그 첫 권이지요. 시소전쟁에 대한 내용으로 두 권을 채우기가 힘들 것 같았는데 작가가 내공이 상당히 쌓였는지 술술 잘 읽히며 만족스러운 장면들이 더러 나오더랍니다. 간단하게 적어봅니다.
○ 쇼우코와 유우지의 관계
사실상 11권 후반에 쇼우코에 대한 유우지의 마음을 드러내는 장면 하나만으로도 11권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딱 두 페이지 정도의 분량으로 1권 부터 이어진 쇼우코에 대한 유우지의 애매한 태도를 한 번에 정리하는 멋진 장면이었습니다. 1권 부터 이어진 A반과의 시소전쟁과 유우지가 시소전쟁에 집착하는 이유 까지 말끔하게 설명을 해버렸습니다. 정말, 이렇게 간단한 이유여도 될까 싶었지만 지지 커플링이라 어찌되든 마음에 드네요.
○ 이야기 진행의 완급조절은 실패한 느낌
시소전쟁만 놓고 보면 상당히 질질 끌었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애초에 한 권으로 끝내기는 무리인 내용이기는 했으나 그렇다고 두 권으로 끝내자니 약간 모자라 억지로 늘리고 있다는 느낌일까요? 특히 요시이와 시미즈가 티격태격하는 건 적당히 좀 끊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될 정도였습니다. 이번 권에서는 네모토에 의해 유우지가 발언권을 전혀 가지지 못한 상황에서 시소전쟁을 시작했던 특징이 있습니다. 이 패널티를 통해 F반이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기존의 어떠한 열세에서도 포기한 적 없었던 유우지가 자포자기 심정으로 시소전쟁을 포기하는 지경까지 이르지요. 이러한 상황에서 요시이에게 힘을 받아 '쇼우코에게 지휘권을 얻고 방해하는 네모토는 암살해버리자.'라는 초전개로 이어지는 것은 너무 섣부른 게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정말 타개하기 힘든 이 상황에서 조금 더 해결에 대한 노력이 있었으면 좋았겠다, 싶은 마음이지요.
○ 다음 권을 끝으로 마무리되는 이야기
다음 권을 통해서 하루가 끝난 시소전쟁을 마무리 짓고 요시이와 미나미, 히메지, 타카시로의 관계를 모두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머리가 다 아프네요. 미나미의 일기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풀어도 한 권의 절반은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지요. 너무 마지막 에피소드에 많은 떡밥을 뿌려 놓은 것은 아닐까요? 부디 이 모든 것이 잘 해결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