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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술

[영화] 낮술

개봉일 : 2009년 02월

노영석

한국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2008제작 / 20090205 개봉

출연 : 송삼동,이란희,김강희,신운섭

내용 평점 5점

그야말로 올해의 발견이다. 몇 년을 통틀어 영화를 보는내내 가장 자주 그리고 가장 크게 (발을 동동거리며 웃다가 앞좌석을 몇 번 찼는데 어찌나 미안했던지, 하지만 아마 앞좌석의 남자도 웃느라 정신이 없어 등뒤의 기척을 못느꼈을 수도...) 웃을 수 있었던 영화였다. 제대로 초점도 맞지 않는 첫 장면에서부터 어떤 기척을 느꼈는데, 전혀 배반하지 않고 115분이라는 (천만원이라는 초저예산으로 찍은 독립영화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러닝타임 내내 아랫배에 힘 꽉 들어가게 만드는 웃음을 선사한다.


  영화의 제목은 잘못 마시면 애미애비도 몰라본다는 해장술과 함께 청춘의 사막을 기어가는 낙타의 쌍봉으로 손색이 없는 낮술이다. (그러고보니 영화 내내 술 마시고 자고 일어나 또 낮부터 술을 마시니 영화 속의 낮술은 곧 해장술이기도 하고나...) 하지만 영화의 시작은 저녁술이다. 흔하디 흔한 이름을 가진 지혜와 헤어진 친구 혁진을 위로하기 위해 모인 이 술자리에서 친구들은 즉흥적으로 강원도 정선으로의 여행을 계획하고, 미적지근한 혁진을 독려해서 여행을 떠나기로 결정을 내린다.


  하지만 다음 날, 강원도 땅 정선의 여객 터미널에 있는 것은 정선으로의 여행을 그닥 달가와하지 않았던 혁진 뿐이다. 부리나케 전화를 해보지만 나머지 친구들은 어젯밤의 과한 술 탓에 아직 일어나지도 못한 상태, 그렇게 마무리 되려던 여행은 그러나 곧 따라오겠다는 친구의 말에 연장이 되고, 친구의 선배가 운영한다는 펜션에 당도하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전개되기 시작한다.


  혼자 여행을 왔다며 담배를 빌리는 옆방 여자의 출현은 이제 막 실연을 당한 혁진의 가슴에 은근한 불씨를 제공하고, 그날 밤 술기운을 빌려 혁진은 그 여자의 방문을 두들기게 된다. 하지만 방문을 연 것은 조금은 불량해 보이는 왠 남자이고, 혁진은 그 여자와 함께 먹으려던 와인을 고스란히 상납하는 것으로 위기를 모면한다. 하지만 그 여자와의 해프닝은 거기서 끝이 아니니 버스 정류장에서의 양주 파티, 그리고 경포대에서의 술자리로 연장되며 이 젊은 청년 혁진이 엄동설한의 마라토너로 오인받는 해프닝으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그 사이 버스 터미널에서 란희라는 여자가 은근슬쩍 끼어들며 막강 캐릭터에 한 표를 추가하니, 터미널 나무 의자에서 <봄날은 간다>의 이영애의 포즈를 따라하고, 버스 안에서는 옆자리 남자에게 우스꽝스러운 노래를 들려주고 시를 읊조리더니, 자신의 아트함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돌변하여 육두문자를 천연덕스럽게 남발하는, 초절정 엽기 캐릭터의 진수를 보여준다.


  그런가하면 오금을 저리게 만드는 또 하나의 캐릭터가 있으니 텅빈 산길에서 팬티 차림으로 동사 일보직전에 다다른 혁진을 구해주는 트럭 운전사가 바로 그이다. 자신의 바지를 내어주고 돈과 핸드폰을 빌려주고 저녁을 사먹이고 잠자리까지 나누는 트럭 운전사가 느닷없이 샤워중인 혁진을 찾는 순간, 은근슬쩍 자고 있는 혁진의 몸에 팔을 걸치고 조금씩 손을 움직이는 순간, 공중전화로 친구에게 SOS를 치는 혁진의 뒤에서 눈을 치켜뜨는 순간을 그야말로 둘이 보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정도로 긴장감 백배로 만들어버리는 막강의 캐릭터라고나 할까.


  그렇게 서울에서 달려온 친구가 드디어 제대로 된 선배네 펜션으로 혁진을 인도하고, 혁진을 가위에 눌리게 할 정도의 포스를 지닌 란희조차 서울로 떠나 이제 더 이상의 해프닝은 없겠구나라고 안도할 즈음, 영화의 대미를 장식하는 반전이 기다리고 있으니 <식스 센스>의 반전도 울고 갈만한 가공할 위력의 이 반전으로 관객들은 포복절도 저절로 박수를 치며 영화의 엔딩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이미 십만 관객을 돌파한 <워낭소리>의 위업을 날릴만한 메가톤급 독립영화로 이미 인구에 회자되었던 <낮술>을 보지 않는 것은, 돈많은 졸업 선배가 술 산다며 학교에 오기로 한 날 학교를 빼먹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리석은 짓이라고 말하면 어떨까. 연출에서 음악까지 혼자 다 해먹는 감독은 물론이려니와 찌질한 청춘의 (영화를 보다보면 나중에는 정말이지 이 친구가 불쌍해서 눈물이 나올 지경이 된다, 틀림없이...) 극치를 보여주고 있는 혁진을 비롯한 막강 캐릭터 군단의 (언급을 하지 못했으나 기상의 선배로 나온 펜션 주인의 캐릭터 또한 명불허전이다...) 대업을 잊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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