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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영화] 아들

개봉일 : 2007년 05월

장진

한국 / 드라마 / 전체관람가

2007제작 / 20070501 개봉

출연 : 차승원,류덕환,김지영

내용 평점 4점

  잔재주만큼이나 잔정으로 충만한 감독 장진의 조금 깊어진 정을 들여다보는 것만 같은 조금은 색다른 영화를 지난주에야 어렵사리 봤다. 장진답지 않게 부자지간의 가족애를 소재로 삼고 있다는 점, 전작인 <거룩한 계보>가 영 께름칙했다는 점 등이 고려된 탓인지 감독의 열렬한 팬인 아내가 서두르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동안, 그리고 영화를 보고 나오는 동안에도 아내는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역시 장진이야...

 

  영화는 주로 남자들을 주인공으로 삼고 있는 감독의 전통에 충실하면서, 수다는 화악 줄이는 대신 그 자리에 주인공들의 독백을 팍팍 집어 넣고 있다. 하지만 평론가들의 말처럼 감정 폭발되어야 할 가족 영화에 독백이 끼어드는 바람에 김이 새버린다, 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잘 짜여진 이야기에 정통한 감독이고 보면 (그는 자신이 감독하는 영화 외에도 <웰컴 투 동막골>과 같은 대박 영화 혹은 <개같은 날의 오후>와 같은 본전 영화(?) 혹은 <화성으로 간 사나이>와 같은 쪽박 영화의 각본을 썼다) 그것조차 모두 감독의 작전상 스킬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영화는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살인을 저지르고 갇혀 있는 무기수 아버지가 하루의 휴가를 얻어 사회로 나와 십오년 전에 헤어진 아들과 보내는 하루의 이야기이다. 그냥 듣기만 해도 눈물이 쏙 빠져나올 부성애 이야기겠군 싶어진다. 아버지는 어렵사리 하루의 외박을 얻어내고 영화 속에는 꼬물거리는 아이의 손가락이 자꾸 비춰진다. 그리고 그렇게 꼬물거리던 손가락의 아기는 아버지와 한 번의 만남도 없이 이제 고등학생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오랜 세월을 거쳐 만난 아버지와 아들은 영 어색하기만 하다. 아들, 아빠다 라고 쓰여진 팻말을 들고 있는 아버지가 아들은 난감하고, 어중간한 위치에 멈춰선 아들이 아버지는 난감하다. 하지만 점차 이들은 서로를 향해 마음을 열어간다. 살인자 아버지는 아들의 살인 미소가 흐뭇하고, 아들은 자신의 여자 친구를 아버지에게 소개한다. 비를 맞으며 힘껏 뛰고 공중전화 부스에서 투닥거리고 목욕탕에서 잠수를 한다. 이들은 천상 아버지와 아들인 것만 같다. 그런데...

 

  시나리오도 훌륭하지만 (오랜만에 맛보는 반전의 황홀경...) 아버지로 분한 차승원과 아들로 분한 류덕환의 연기도 매우 좋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부자지간을 이렇게 훌륭하게 소화해내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십오년만에 만난 아버지와 아들, 그것도 비밀이 가득한 두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는 표정에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심리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여기에 너무나도 장진스러운 장면들이 양념처럼 섞여 있다. <기막힌 사내들>의 전봇대 씬에 버금가는 기러기 가족들의 대화에는 장진식의 유머가 고스란히 묻어 있다. 자신의 딸을 자신의 아들로 착각하는 기러기 아버지, 하지만 자식에 대한 사랑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기러기 아버지의 대화를 들으며 흘린 웃음이 그렇게 나중에 뒷통수를 치게 되다니...

 

  잘못된 마케팅과 관객 타겟팅 탓에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이처럼 눈물 찔끔 웃음 왕창 감동 만발의 영화를 보지 못하고 지나치는 것이 안타깝다. 굉장히 대중적이면서 동시에 어느 정도 범주를 이탈해주는 센스를 지니고 있는 감독이 자신의 장기를 적절히 살린, <아는 여자> 이후 <박수칠 때 떠나라>와 <거룩한 계보>를 보며 티미해 보인다고 불평했던 것 미안, 이라고 고개 숙이게 만드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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