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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거래 (디지털)

[영화] 부당거래 (디지털)

개봉일 : 2010년 10월

류승완

한국 / 범죄,드라마 / 청소년 관람불가

2010제작 / 20101028 개봉

출연 : 황정민,류승범,유해진

내용 평점 3점

  대한민국에서 보통 사람으로 살아가는 일은 참 배알이 꼴리는 일이다. 돈 이야기만 나왔다 하면 억, 억 하기 일쑤인 나라이다 보니 그렇다는 거다. 하지만 배알이 꼴리는 거야 어떻게든 참을 수 있지만 무서운 건 또 다른 문제이다. 이건 뭐 티비만 틀었다 하면 성폭행범은 솜방망이질에 유유자적이고, 비리 정치인들은 난공불락의 요새 속에서 승승장구 하며, 우리의 민주 경찰은 시민을 개새끼 잡듯 패고, 검찰은 향응으로 날이 새는 줄 모르고 있음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니 이 나라에서 일개 국민으로 살아 가는 일이 무섭지 않을 수가 없다.


  카스트 제도가 시퍼렇게 살아 있는 저기 명상의 나라 인도도 아닐진대 어디를 가나 칸칸이 나뉘어져 있는 계급의 높은 벽은 또 어찌할 것인가. 강남과 강북이 나뉘고, 서울과 지역이 나뉘고, 국내파와 해외파가 나뉘고, 4년제와 2년제가 나뉘고, 자사고와 일반고가 나뉘고, 국제중과 일반중이 나뉘고, 사립초와 국공립초가 나뉘는 마당이니 그 칸막이들은 점차로 그 정체를 만천하에 드러내는 중이다.


  그리고 이제 그 칸막이는 자본주의의 발달과 궤를 같이 하기라도 하듯 점차 디테일한 모양을 갖추게 되니, 영화 속에서는 경찰의 뒤를 핥고 다니는 스폰서와 검찰의 뒤를 봐주는 스폰서로 나뉘고, 경찰대 출신의 경찰과 비경찰대 출신의 경찰로 나뉘고, 연줄이 있는 검사와 그렇지 않은 검사로 나뉜다. 물론 이 중에 으뜸은 검사이고, 그 중에서도 연둘 든든한 검사이니 이제 우리 사회의 저 꼭대기에 위치한 자들의 실체가 어떠한지를 영화를 통하면 어림짐작할 수 있을 따름이다.


  그러하니 영화에서 등장하는 스폰서가 경찰 혹은 검사에게 대드는 진풍경은, 일개 경찰이 검사를 협박하는 진풍경은 그리 오래 가지 못한다. 스폰서는 먼지가 나도록 맞으며 결국 무릎을 꿇리며 추락할 수밖에 없고, 경찰은 알아서 옷을 벗고 검사님 앞에서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다. 옳거니 그래야지... 오히려 그렇게 영화가 굴러가고 나서야 그래, 그렇게 돌아가야 그게 진정한 한국 사회의 재현인 것이지, 안심을 하게 된다.


  이번 영화를 통해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와 <다찌마와 리>를 제외한다면 크게 이슈화되지 못했던 필모그래피 속에서 한국식 액션의 연구자로 자숙하던 감독은 작심이라도 한 듯 우리 사회의 추문을 향하여 360도 뒤돌려차기를 날린다. 게다가 그저 조용히 합만 맞추어 짜맞추기식 연기를 하려는 찰나, 떡 하니 실제 검사 스폰서 문제가 터져주니 이건 슬쩍 훑고 지나가려던 주먹질을 향하여 현실이라는 이름의 괴물이 얼굴을 들이댄 형국이라고 해야 할까. 그리하여 현실에 빗댄 픽션을 추구하려던 영화는 그야말로 다큐멘터리가 되어 버렸으니, 예술은 어떻게 현실을 반영하는가에 대한 교과서적인 참고자료의 지위에 등극을 하는 역사적인 영화가 탄생했으니 그것이 바로 <부당거래>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처럼 특수한 (선한 인물을 찾기가 하늘에 별 따기인) 반영웅 영화의 탄생에는 황정민, 류승범, 유해진으로 이어지는 개성 강한 배우들의 노고 또한 만만치 않다. 악하게 더욱 악하게 움직이면서도, 중간중간 웃기고 맞고 때리고 벗고 떨어지고 죽이고 죽어야 하는 피곤한 캐릭터들이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합을 겨루고 치고 빠지면서 영화를 끌고 간다.


  감독 또한 노련하기 그지 없어 문어발식으로 확장할 수도 있던 이야기들을 적당히 잘라내고, 액션도 캐릭터도 과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게 보여줌으로써 우리 사회의 슬픈 진면목을 딱 그만큼 보여 주는 것에 집중한다. 세기에 길이 남을 명작이라고 치켜세울 수는 없겠으나 우리들의 추한 자화상을 바라보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면에서 엄지 손가락을 한껏 세워도 무방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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