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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도서] 서울특별시

김종은 저

내용 평점 3점

구성 평점 4점

2003년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이다. “사실 나는 서울이, 이 도시가 너무나 싫다. 도대체가 친구의 개념이 없기 때문이다... 너희는 진정 고향이 무엇인 줄 아느냐. 너희의 고향은 서울이 아니다. 너희의 고향은 없는 셈이다. 이 도시는 사람 살 곳이 되지 못한다. 그런 곳이 어찌 고향이 될 수 있겠나. 그러니 더욱 친구를 소중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뭐 하는가? 어서 친구들과 인사해라.” 중학교에 입학하고 처음 맞닥뜨린 사내, 그저 칠판에 ‘나’라고 쓰고 긴 훈계를 한 후에 사람들에게 끌려 교실을 나가야 했던 사내의 요구에 의해 처음 인사를 나누게 되고, 이후 꾸준히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살아가며 둘도 없는 사이로 살아가는 네 친구인 유진(諭進:깨우쳐 나아가다), 찰리(察理:살펴 다스리다), 호기(護氣:기운을 불러일으키다), 중만(衆蔓:무리를 이끌다)의 서울살이 이야기. 이들이 만나서 하는 일의 대부분은 대화인데, 그 대화의 중심엔 찰리가 끊임없이 내놓는 플랜들이 놓여져 있다. 그리고 수많은 계획들 중 하나를 이들은 실행에 옮기는데, 그것이 바로 <새서울휴게소>를 터는 일. 이들은 이 계획을 통해 10억 정도를 손에 쥐고, 건물을 하나 사고, 그 건물에 터를 잡고 살다가 뜬금없이 경찰에 잡혀가고 소설은 끝이 난다. 대충 이런 스트로인데, 현재와 과거를 오락가락 하니까 약간의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번 소설을 읽으면서 내 관심은 그 스토리가 아니라 그 포장의 방식, 그러니까 소설의 유머러스함에 맞추어져 있다. 왜 이토록 항간에 떠도는 소설들은 하나같이 유머라는 코드를 차용하는 것일까? 하는 문제. 물론 대부분의 소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유명짜한 문학상 수상작에 유머 코드를 이용한 작품들이 많다는 사실에는 분명 무슨 이유가 있을 터인데, 하는 생각. 그래서 일종의 문제제기 차원에서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게 되었는데 찬찬히 살펴보자면 이렇다. 먼저 평론가(내지는 각종문학상의 심사위원들)를 염두에 둔다면... 대부분의 문학상 심사위원들이라는 것이 거기에서 거기인 것이라 한다면 갑자기 그 심사위원들이 웃긴 이야기에 현혹되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이도저도 아니라면 모집되는 작품들 중에 그나마 수상권에 드는 소설들이 어찌하다보니 우연하게도 유머라는 코드를 차용하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되는 것일까. 작가를 염두에 두고 생각한다면... 60녀대 말에서 70년대 초반이라는 요즘 신인문학상 수상작가들의 출생연도를 근거로 그 시기에 태어난 사람들은 특히 웃긴 이야기를 쓰는 데에 능하다고 생각하기는 어렵고, 그렇다면 386세대라는 타이틀로 대충 묶어서 그 엄혹한 시기를 통과한 자들이 이제 어깨의 짐이 조금 가벼워지자, 꽁꽁 묶였던 엄숙함을 털어버리자, 그 순간 갑자기 웃긴 이야기들이 쏜살같이 그들의 몸뚱이를 덮쳐버린 것은 아닐까. 독자를 염두에 두고 생각한다면... 소설읽기가 일종의 지식 행위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구세대들이 쇠퇴하고 드디어 소설, 작은 이야기 본연의 재미를 즐기는 데에 익숙한 세대가 출현했다는 사실을 전제로 하여, 이들의 구미를 당길만한 핸썸하고 모던한 문체와 동시에 자극적이고 명랑쾌활한 소재의 출현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여하튼 “이 찬란히 아름다운 선율을 내 고향 서울에 ‘사정없이’ 바친다.” 라고 뻔뻔스럽고 느글느글 말하면서도 밉기만 한 것은 아닌 소설가들의 출현은 싫지 않다. ps. 수상작 이외에 「다시 한번, 그 춤을」이라는 단편이 실려 있다. 도대체 왜 나이든 자들은 죄 지은 사람처럼 어두컴컴한 곳에 모여서 그리들 부벼대며 욕 먹어야 하느냐, 어린 시절에는 춤 잘 추면 은근히 부추김도 받고 그러지 않았느냐, 라는 문제의식으로 시작하는 소설. 그러다보니 어린 시절 우리들이 추었던 춤사위들의 명칭들 또는 그 추임새의 명칭들이(오, 반가와라) 등장하는데 대충 이렇다.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삐빠빠룰라>, <닭 다리 잡고 삐약삐약>...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이름은 김도로(주인공), 토토(긴머리), 포수(겁이 많은), 웨이터(닉네임이 나무꾼인)라고 명명되는 바, <오즈의 마법사>(제목이 맞나)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그러니까 뒤죽박죽 동화 속 같은 유년으로의 여행을 부추기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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