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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밋빛 인생

[도서] 장밋빛 인생

정미경 저

내용 평점 3점

구성 평점 4점

"...전화 속에서 내 목소리를 확인하면 살짝 바뀌던 미묘한 음색의변화. 손닿지 않는 심장의 깊숙한 곳까지 바로 스며들던 그 목소리..."

주인공인 영주는 이미 다른 이의 아니였던 민을 사랑했다. 그리고 민의 요청에 따라 정애라는 푸드 스타일리스트와 결혼했다. 그런데 어느날 민이 죽었다. 그리고 그 이해할 수 없는, 자살에 가까운 죽음을 민의 남편으로부터 통보받았다. 그 날 민은 나의 핸드폰에 메시지를 남겼다. 사랑한다고. 나와 만나는 모든 날들 동안 한 번도 입에 담지 않았던 사랑, 이라는 단어를 그렇게 내게 남기고 민은 생을 마감한 것이다.

사실 어지간히 상투적인 줄거리이다. 불륜, 하지만 애틋하고 불꽃같은, 죽음, 어딘지 모호하여 비현실적인, 그리고 남은 자들의 아슬아슬한 행보.

끝없이 이어지는 네버 엔딩 스토리를 들여다보듯 연애 소설을 읽는다. 연애 소설이어서 읽는 것이 아니라 읽다보면 연애 소설이기도 하고, 연애 소설임을 알고 읽지만 자꾸 그 연애에 딴지를 걸기도 한다. 도무지 연애란 무엇이냐고 4개의 위를 차례대로 섭렵하는 소의 먹거리처럼 되새김질한다.

60년생이면 43살의 여성 작가인데, 감상은 갓 서른을 넘은 사람처럼 순진해보이기까지 한다. 등장하는 인물들의 직업이란 것이 광고 기획자, 메이크업 아티스트, 푸드 스타일리스트 등이다보니 이미지들의 사용이 자꾸 그쪽이다. 물론 크게 눈에 거슬리지는 않는다. 게다가 이러한 직업군은 TV 드라마에서 질리도록 보아 왔으니 오히려 친숙하다고 해야 하나.

지극히 평범한 소설이지만 가끔 웃겨주는 것도 즐겁다.

"쟤들 어떤 사이야?"
"멀더와 스컬리라고나 할까요?"
"연애 감정은 없다는 얘기야?"
"본인들 외에는 누구도 알 수 없단 얘기죠."

후, 과거의 X파일을 즐겨봤다면 너무나 흥겹게 수긍할 수 있는 대화라니.

사랑의 감정을 나누는 일로서 연애란 결혼보다 여러 등급 위의 형태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결혼은 연애로 인한 결과물 같은 것이지, 그 반대가 되기는 어렵다. 하지만 또 연애는 통과의례와 같은 것이기도 하다. 연애의 시작과 끝은 언제나 극과 극을 달린다. 세상은 공평하기도 한 것이어서 참을 수 없는 희열을 주고 또 그만큼의 나락을 경험하게 한다. 그리고 그게 어쩌면 인생이다.

"...장밋빛 인생이란 영화나 로맨스 소설 속에나 있다는 것쯤 알 나이가 됐잖아요."

그래도 남는 의문. 위의 문장에서 말하는 허망한 진실, 그걸 알게 되는 나이란 도대체 몇 살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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