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져 내리는 고통의 더미들에는 여러 종류의 허접한 감정들이 있다. 그러니까 애매한 억울함이나 단단해지지 못하는 분노, 불편한 죄책감과 금세 날아가버리는 가벼운 슬픔 같은 것들 말이다. 그렇게 폐허가 된 나란 존재를, 유체이탈이라도 한 것처럼, 위에서 아래로 물끄러미 바라보면, 어느새 시간은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이지 못하고, 벽에라도 갇힌 것처럼 옴짝달싹 멈춘다.
날개 곁으로
아침이 아침으로 밤이 밤으로 그리하여 너를 지나 드디어 내가 돌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