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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성교육을 합니다

[도서] 일단, 성교육을 합니다

인티 차베스 페레즈 저/이세진 역/노하연 감수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다양한 젠더 기반 폭력 소식이 넘치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 사회 전반이 변화되어야 하지만 과거부터 오랜 기간 동안 기울어진 성문화를 양분 삼아 자라났기에 하루아침에 바뀌기란 쉽지 않다.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자신과 사회를 변화시킬 성교육이 필요하다.

 

생각해보면 내가 학생일 때 받은 성교육은 인체를 공부하는 과학시간 같은 느낌의 교육들이 전부였다. 그러한 교육을 성교육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특히 악의적으로 만들어진 낙태 비디오를 본 시간은 무엇을 위해 필요한 교육이었는지 궁금해진 요즘 접하게 된 성교육에 대한 책이다. 소년부터 성년까지 남자가 꼭 알아야 할 성이라는 부제목처럼 남성을 대상으로 작성된 내용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지만 그래도 학교에서 받은 성교육보다는 도움이 더 되는 게 확실하다.

정자는 여성의 몸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서로 뭉쳐서 돕고, 난자는 자산과 DNA가 다른 정자를 만나면 스스로 막을 열어주며 직접 정자를 선택하기도 하는 데다 정자가 난자 안으로 들어갔다고 해서 모두 수정란이 되지는 않는다니 책에서 정복적 스토리로 표현되는 정자와 난자의 이야기를 배운 나의 성교육이 얼마나 잘못된 정보들이고 불필요한 시간들이었는지 알게 되는 순간이었다.

생리, 자궁, 처녀막 등 배우고 사용해 온 당연한 표현들이 성차별 언어라니 너무도 충격적이다. 아직 알지 못하고 사용하는 성차별 언어가 얼마나 많을지 걱정되고 조금 무서워질 정도다.

남성을 위한 책이다 보니 남성에게만 말하고 있지만 텔레비전이나 광고 속의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하는 일은 누구에게나 시간 낭비이고 쓸데없는 감정 소모일 뿐이다. 그들은 멋지게 보이는 것이 일이고 그것을 수행하기 위해 큰돈과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으면, 성형수술을 하기도 할 뿐만 아니라 컴퓨터로 보정까지 해 완벽한 형상을 만들어낸다. 완벽하게 보정된 피부, 몸매 등 현실에서 구현할 수 없는 환상의 이미지와 거울 속의 자신과 비교하며 우울해하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매체를 통해 보여지는 이상적인 형상은 '사회에서 원하는 이미지에 맞추려면 너의 신체에 수정을 가해야 해.'라는 암묵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남성 성기를 표현한 조각상은 있으도 여성 성기를 표현한 조각은 없다는 사실도 월경용품에는 향이 입혀져 있고, 남성 성기에 착용하는 물건에는 향이 입혀져있지 않다니 생각해보지 않았던 부분이라 이러한 차별에 대해 새로이 인식하니 충격적이었다.

너무나 싫지만 사회적으로 남자에게는 성욕이 허용되고 여자에게는 순종적인 모습과 순결을 강요하고 성욕이나 섹스 등을 화두에 올리는 것조차 못하게 억압한다. 그러므로 성별에 따라 다른 성문화를 접하게 되는 것이다.

월경이야기가 부끄러운 것처럼 여겨지는 이유는 우리가 여성의 성을 감추는 사회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라는 말에 남성이 임신을 했다면 낙태도 성스러운 행위로 칭송받았을 거란 말이 생각났다.

동등한 입장에서 마음을 주고받기 위해 만난 관계에서도 남성 집단이 사회에서 더 큰 권력을 쥐고 있으므로 힘들 불균형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니 연애랑 더 거리감이 생긴 것 같다.

상대에게 상처 주려고 헤어지는 게 아니라, 자기가 처음에 좋아했던 그 사람을 더는 느낄 수 없어서 헤어지는 거라는 이별에 대한 말에 공감되었다.

 

"여러분이 좋아했던 사람은 이제 떠나고 없지만 그래도 인생의 좋은 면들을 발견할 수 있답니다."

 

내가 성교육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얼마나 좁은 의미였는지 알게 된 책이었다. 성교육보다 관계에 대한 책이라고 생각하며 읽었었는데, 다 읽고 나서는 성도 관계의 한 부분으로 굉장히 큰 영역을 차지하고 있으니 성교육에서는 이런 관계에 대하여 다루는 게 맞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내 안에 성교육과 성에 대한 정의가 바뀌었다.

남성과 여성의 신체적 생물학적 특징뿐 아니라 연애의 만남, 관계를 맺는 것, 유지하는 것, 그 안에서 만족을 얻기 위해 해야 할 것, 끝맺음을 맺고 정리하는 방법까지 이야기하고 있어 정말 성을 접하기 직전이나 접한 초기에 읽는 게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스웨덴에서 지어진 책으로 프랑스어로 번역된 것을 기준으로 한국어로 옮겼다고 봤는데 우리나라와 전혀 다른 문화권인 스웨덴이나 프랑스도 정도의 차이일 뿐이지 성 역할 고정관념은 비슷하게 만들어지고 유지되어 온 것 같아 신기하고 이러한 고정관념과 기울어진 성문화 해결은 쉽지 않은 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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