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치아는 오복 중 하나'라는 말을 꽤 많이 들었지만 나는 그 오복 중에 하나를 타고나지 못했다. 양치를 열심히 해도 충치가 어찌나 생기는지 어릴 때부터 다른 병치레는 별로 없었는데 항상 치아가 문제여서 매년 치과에 얼마나 많은 돈을 가져다주고 있는지 모른다. 다행히 치아가 고르게 자라서 교정은 안 해서 더 많을 돈을 쓰지는 않았지만, 거기다 미취학 아동인 조카도 음식을 씹과 먹는 걸 귀찮아해서 입에 물고만 있다가 충치가 생겨 치료받는 모습을 보며 치아 관리에 더 신경 쓰고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 와중에 '치과의사들이 하는 그들만의 치아 관리법'이라는 책 제목을 보자마자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치아에 대해 신경 쓰면서 가장 꼼꼼히 챙기는 것은 1년에 한 번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스케일링을 하는 것이다. 치과 가서 치아에 문제가 생기진 않았는지 검진도 하면서 스케일링은 꼬박꼬박 받으려고 한다. 한번 스케일링을 하면서 치위생사가 해주는 치아관리 설명을 들으면 귀찮아서 미루게 되면 치실이라든지 아쿠아픽 같은 것도 다시 신경 쓰게 되고, 스케일링을 받고 나면 치아의 묵은 때를 지워내는 느낌이라 좋아서 꼬박꼬박 챙이고 있다. 그것 외에서는 식사 후에 꼬박꼬박 양치를 챙기는 것만 생각했었는데 책에서는 다양한 주제로 목록을 나눠 치아관리에 대해 이야기해 줘서 좋았다.
고작 저 2가지로 치아 관리를 한다고 생각하던 나에게는 첫 장부터 충격이었다. 하루에 1시간 양치질하라니!! 하루 세 번 한 번에 3분씩 아니었나? 생각했는데 내가 하루에 3번만 먹는 게 아니어서 1시간이 되는 거였다. 밥을 먹은 후뿐만 아니라 음료를 마신 후, 과자를 먹은 후 등등 모든 음식물을 섭취한 후에는 무조건 3분의 양치질을 하라는 것이었다. 치아관리에 가장 기본인 양치질은 그래도 열심히 잘 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아주 근거 없는 자신감이었다. 책에서 설명해 주는 '어금니 칫솔'은 난생처음 들어보는 단어였다. 어금니 칫솔을 별도로 사용해야 하다니!! 그리고 '스파이럴모 칫솔'이라니 내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칫솔은 너무나 평평하게 생겼는데... 치아에 효과가 적은 칫솔을 사용하고 있는 건가!!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충격이었고 혼나는 느낌이었다. 내가 기본은 하고 있다고 생각한 것 중 제대로 하고 있는 게 없다는 사실에 더 열심히 읽었던 것 같다. 글로 된 설명으로만 이해하기 쉽지 않은 부분에서는 영상을 볼 수 있는 QR코드가 있어 어떻게 치실이나, 양치질을 하라는 건지 이해하기 쉬웠다.
양치질과 같이 나에게 너무나 익숙한 부분에 대한 관리적 설명도 있지만 아직은 나와 거리가 먼 이야기 같은 임플란트, 라미네이트, 교정치료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고 있다. 교정치료는 친구들이 교정기를 하고 있는 것만 보다가 초근 5년 내에 교정 후에 유지 장치를 계속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은 기억이 있다. 최근에는 지인이 교정진료를 선택했다가 본인이 생각했던 것과 다른 진료 진행과정에서 후회하는 모습을 봐서, 교정에 대해서 충분한 설명을 해주는 부분이 좋았다. 임플란트는 막연히 소실된 치아를 비슷한 물질로 만들어 잇몸에 심는다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뼈이식이라니, 충격이었다. 정말 치과 진료나 치아관리에 대해 얼마나 무지했었는지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임플란트 설명을 읽으니 정말 최대한 나의 치아를 유지하기 위해 열심히 관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생각이 얼마나 오래 행동으로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해이해질 때마다 책을 다시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