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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도서]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유현준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유헌준

을유문화사/2018.6.20.

sanbaram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이루어지면서 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되었다. 우리나라 역시 산업화 과정에서 도시화가 진행되어 현재는 도시에 사는 인구가 대다수를 차지할 만큼 빠른 변화를 거쳤다. 이렇게 형성된 도시는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이며, 세계적인 도시들의 모습과 우리의 도시 모습은 어떻게 다른지 여러 가지 예를 들어 설명하는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는 저자가 여러 지면에 실었던 글들을 기반으로 주제에 맞게 정리하고, 새로 쓴 것을 보완한 책이라고 한다. 전체 내용을 15개의 장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는데 걷고 싶은 거리와 아름답지 않은 거리의 차이점은 어디에서 오는지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시대가 변하면서 세계적으로 획일화 되어가는 건축 트랜드로 인해 다양성이 멸종되어 가는 것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저자의 시각이 잘 나타나 있다. 저자 유헌준은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교수 및 유헌준건축사무소 대표건축사 이다. 그의 건축 작품은 2017년 시카고 아테나움 건축상, 독일 디자인 어워드, 아시아건축가협회 건축상, 서울시 건축상 등을 수상했으며 주요 저서로 <현대건축의 흐름>,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모더니즘 : 동서양문화의 하이브리드> 등 여러 권이 있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의 서문에서 저자는 건축물은 인간이 하는 모든 이성적, 감성적 행동들의 결집체이다. 그래서 건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 분야에 대한 깊은 이해도 좋지만 그보다는 깊지 않더라도 넓게 다각도에서 보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p.17)”고 말한다. 거리에서 교차로가 생겨날 때마다 사람들은 어디로 가야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이러한 선택의 경우의 수가 많이 생겨날수록 그 도시는 우연성과 이벤트로 넘쳐나게 된다. 유럽 도시가 더 자주 교차로와 마주치게 되고, 그만큼 보행자는 더 다양한 선택의 경험 혹은 진행 방향과 다른 방향으로 난 도로의 공간감을 체험하게 되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걷고 싶은 거리로 인정받아 관광객이 몰리는 이유가 되고 있다고 말한다. 더 많은 선택권을 가진다는 것은 자기 주도적인 삶을 영위한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자기주도적인 삶도 우리가 원하는 것이고 우연성이 넘친다는 것은 우리가 도시에 사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거리가 더 많을수록 우리의 삶은 더 풍요로워질 것이라고 설명한다.

 

걷고 싶은 거리를 구성하는 요소들은 여러 가지가 있다. 얼마나 많은 이벤트가 일어나는 거리인가. 어떠한 물건들을 구경할 수 있는 거리인가. 어떠한 자연환경이 있는 거리인가. 어떠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거리인가 등이 그 요소이다. 마지막 요소인 사람은 나머지 요소들이구성 되는 것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결정 난다. 사람은 시속 4킬로미터로 걷는다. 너무 느려도 사람들은 걷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상점의 입구가 자주 나오는 거리가 걷고 싶은 거리를 만든다. 거리의 속도가 사람의 걷는 속도인 시속 4킬로미터와 비슷한 값을 가질수록 사람들이 더 걷고 싶어 하는 거리라고 한다. 서울의 세종로는 10차선의 속도를 늦춰 줄 수 있는 데크 공간이 너무 없다. 대신에 미국 대사관이나 역사박물관, 세종문화회관, 정부종합청사 같은 대형 건축물만 있다. 주변에 바라볼 것이 없으니 가운데를 보게 되고, 남들에게 노출되고 싶은 사람들이 그 공간을 점유하는 것이다. 그런 구성이기 때문에 시민에게 개방하기 위해 광화문 광장을 만들었지만 항상 정치적 시위 공간이 되는 것이다.(p.43)” 이런 중앙 집중식 공간은 거리로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가 세종로를 걷고 싶은 거리로 만들려면 건축물 앞에 한 줄로 가게를 설치하고 인도 위에는 버스 정류장 외에도 노천카페를 설치하여 전체적인 공간의 속도를 낮추어 주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우리의 아파트가 삭막하긴 하지만, 그나마 발코니가 사적인 외부 공간으로서 약간의 개인 마당 같은 역할을 했다. 그런 발코니마저 창틀을 통해서 내부 공간화 시키고, 발코니 확장으로 방을 만들어 버리면서 우리의 도시 풍경은 사람들의 삶이 보이지 않는 삭막한 벽으로 둘러싸인 공간이 된 것이다.(p.59)” 우리의 도시가 살만한 거리로 채워지기 위해서는 유리창 대신에 발코니가 있는 건축물을 만들어야 한다. 그보다 더 좋은 방식은 우리나라 도시의 특징인 경사지와 구릉을 이용해서 하늘을 향해 열려 있는 테라스를 만드는 것이다. 호텔이나 고가의 아파트는 유리창이 큰 반면 모텔의 경우는 그렇지 못하다. 항상 비밀스럽고 보여 주기 싫다는 것이다. 호텔에 있는 사람은 상류사회 인식을 갖고 있는 반면 모텔에 있는 사람은 자신의 위치를 숨기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란다. 이처럼 창문은 건축물의 기능과 사회적, 심리적인 요구에 따라서 외부와 내부의 관계를 조절하여 공간의 성격을 규정하는 중요한 건축 요소라고 설명하고 있다.

 

집보다 자동차를 먼저 사는 이유를 나이 든 사람들은 쉽게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가진 젊은이들의 입장에서는 야구장에서 나를 쳐다보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나를 모르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들이 나를 보아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럴 때 우리는 편하게 바라보고 동시에 다른 사람에게 나 자신을 보여 줄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누구인지 알 수 있는 공간에서는 편하지가 않다. 사무실과 같이 우리가 누구인지를 알고 우리의 일서수일투족이 평가의 근거가 되는 공간에서는 더욱 편치 못하다. 비싼 집을 장만하기에는 모자란 돈이지만 사생활이 보장되고 공간의 이동이 보장되는 자동차를 살 수 있게 되면 젊은이들에게는 자유로운 공간이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집보다 우선 자동차를 구입하게 된다는 것이다.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과거 남자들은 밖에서 목숨을 걸고 사냥을 했고 집에 돌아오면 멍하게 불을 쳐다보면서 밖에서의 긴장감을 풀었다고 한다.(p.229)” 불을 쳐다보는 시간은 사냥 모드에서 휴식 모드로 바꾸는 과정이었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경쟁이 심한 현대 사회에서 밖에서 일하고 돌아온 남편은 최소 30분은 멍하게 TV를 보아야 정신 모드가 집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그래서 부인들은 남편이 집에 돌아오자마자 TV 보는 것을 이해해 주어야 한다는 이야기라고 저자의 생각을 피력한다. 그렇기 때문에 젊은이들에게 불멍을 할 수 있는 캠핑이 요즘 핫하게 떠오르는지도 모르겠다.

 

고대 농부들이 돼지를 키우는 것은 남는 식량을 오랫동안 보존 가능한 식량으로 바꾸는 기술이다. 소비 후에 남는 감자나 고구마를 돼지에게 먹이고 수년 후 기근 때에 돼지를 도살해서 식량으로 전용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보신탕을 먹는 풍습도 이와 비슷하게 부족한 단백질 공급원을 해소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하나의 문화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사고 매월 대출금을 갚는 것은 옛 선조가 자신의 식량을 아껴서 돼지를 키우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p.235)” 그런 면에서 돼지와 아파트는 다르지만 같은 기능을 하는 사촌 지간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고령화되고 있는 한국 사회를 감안하면 수많은 아파트 돼지들이 도살을 기다리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한다.

 

애플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애완동물처럼 쓰다듬을 수 있는 기계를 선보인 것이다. 사람들이 열광할 수밖에 없는 혁신은 본능적 욕구에 충실할 때 만들어진다.(p.262)” 인간은 몸을 가지고 있는 존재이지만 또한 영혼을 가지고 있기에 기능적인 건축물 이상의 것을 제공해야 좋은 건축물이 되는 것이다. 좋은 도시 경관이라는 것 역시 앞서 말한 인식에 근거를 둔 가치와 동물적 요구 사항 모두를 만족시켜 주는 것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건축이 어려운 것이라고 한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간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 이 같은 현상은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이 나빠져서 기억할 일들이 별로 없기 때문에 그 만큼 시간이 길게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p.290)” 반대로 어렸을 때는 기억력이 좋아서 하루만 생각해도 기억할 일이 많고 그만큼 시간이 꽉 찬 느낌으로 느리게 흘러가는 것으로 느껴진다고 한다.

 

건축의 경우 서양은 기하학적인 형태의 공간을 추구했다. 피라미드는 정사각형과 삼각형으로 만들어졌고, 로마의 판테온의 평면과 단면은 모두 원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 반면에 동양에는 기하학적 모양보다는 자연과 어우러지는 상대적 관계성을 더 추구했다.(p.323)” 우리의 풍수지리 이론에서 알 수 있듯이 그 생각의 근본은 상대성 속에서 가치를 찾는 이론이다. 바라보는 사람의 상대적인 위치에 의해서 의미를 전달하는 일인칭 관점의 디자인이 동양적인 건축 디자인의 특징이다. 반면에 동시대에 만들어진 서양의 정원을 보면 직사각형, , 사선 같은 기하학적인 형태에 맞춰서 정원이 구획되고 나무가 심겨져 있다. 한편 땅이 넓고 사람이 적게 사는 미국에서는 고속도로가 발달 했고, 사람에 비해 공간이 적은 일본 건축의 특징 중 하나는 제한된 3차원 공간 안에 보행자 동선을 복잡하게 집어넣어서 좁은 공간을 넓게 보이게 만들게 되었다는 것이다.

 

산이 많은 지형의 특성을 가진 우리나라는 도시의 주택을 공급할 때 경사 대지와 아파트라는 건축 형식으로 야기된 옹벽은 사람들 간의 단절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고 말한다. 계단으로 된 달동네에 사는 것과 옹벽으로 나누어진 아파트 단지에 사는 것은 보기보다 큰 차이를 만들어 내고 있으며, 이는 새로운 계급을 형성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땅의 모양을 변화시키는 것은 그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해서 사람들 간의 관계도 바꾸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자연을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 책을 통해 도시의 발달과 우리의 현실에서 건축물은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이해하고 좀 더 사람에게 적합한 건축물을 생각해 볼 기회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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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문학소녀

    산바람님^^

    정성껏 써주신 좋은 리뷰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젊은이들이 차를 선호하는 이유가
    집은 살 돈은 없지만, 사생활이 보호되는
    자신을 어느 정도 과시할 수 있는 자동차를
    산다는 글이 무척 인상 깊네요...

    새론 한 주도 힘차게 화이팅 하세요.~산바람님^~^

    2022.07.24 23:47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산바람

      문학소녀님도 즐겁고 행복한 한 주 되세요.

      2022.07.25 07:03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