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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 사랑한 꽃들

[도서] 문학이 사랑한 꽃들

김민철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문학이 사랑한 꽃들

김민철

샘터/2015.12.15.

sanbaram

 

요즘 한강의 작품 <채식주의자>가 맨부커상을 받으면서 화제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덩달아 한국 작가에 대한 위상이 달라져 한국문학에 관심이 높아졌다니 문학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더구나 <채식주의자><문학이 사랑한 꽃들>을 통해서 그 내용의 윤곽을 알게 되었기에 더욱 관심이 간다.

 

2013년 야생화를 통해 한국소설에 접근한 <문학 속에 핀 꽃들>을 펴낸 작가가 <문학이 사랑한 꽃들>에서는 주변 식물들과 요즘 활동이 활발한 젊은 작가들의 소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비교적 최근 문단에서 활약하는 작가들의 문학작품 33편을 선정하여 그 작품에 나오는 야생화가 어떤 맥락으로 쓰였는지, 그 야생화는 어떤 특징과 생김새를 갖고 있는 꽃인지를 설명해 주고 있다. 더불어 이들 문학작품에 나오는 다른 꽃들이나 비슷하게 생긴 꽃들에 대해 부연 설명을 하고 있어 독자가 야생화와 문학작품에 흥미를 갖도록 유도한다.

 

김애란의 <두근두근 내 인생>은 남들보다 빨리 늙는 조로증에 걸려 투병하는 열일곱 살 아름이 이야기다. 아름이가 역시 불치병에 걸린 동갑내기 여자 친구 서하와 이메일을 주고받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아름이가 서하를 그리워할 때 도라지꽃이 상징으로 나오고 있다. 도라지꽃이 아름이의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을 상징하기 때문에 <두근두근 내 인생>을 대표하는 꽃으로 손색이 없다.(p.4)”이와 같이 작품의 내용을 소개 하면서 작품 속에 나오는 꽃들에 대한 설명을 곁들여 독자로 하여금 꽃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거나, 그 꽃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고 있다.

 

벚꽃이 피기 시작했으니 말하자면 오늘은 벚꽃 새해라는 논리는 신선하다. 우리나라에서 벚꽃이 한창인 413일은 태국의 설날(쏭끄란)이기도 하다.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쏭끄란은 실제 내 생일 무렵이라며 벚꽃이 만개하는 생일 무렵이면 항상 다시 태어난다고 생각해오던 차에 쏭끄란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p.17) 이처럼 작가가 꽃에 얽힌 이야기를 작품에 쓰게 된 동기나 상황을 다른 자료를 통해 독자에게 소개하기도 한다.

 

한 편, 꽃이나 식물의 이름과 생김새 등에 대한 소개를 소상하게 하여 마치 옛날 할머니들이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듯 식물에 대한 소개를 하기도 한다. “배초향은 요즘 서울 시내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선 방아, 방아잎이라 합니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진한 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야생이지만, 사진처럼 집 주변에 심어놓고 생선 비린내를 없애는 데 쓰기도 합니다. 우리 토종 허브식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소개하면서 그 모양이 궁금한 독자들을 위해 사진을 제시하여 마치 숲 해설가처럼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우리의 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참나무 종류는 여섯 가지로 대표 되는 데 그 구별이 쉽지 않다. 서로 교잡을 통해 두 종류, 또는 세 종류의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자주 보아도 구별하는데 애를 먹는다. 그 중에서도 떡갈나무와 신갈나무, 갈참나무의 구별이 힘든데 저자는 그 구분을 아주 쉽고 명쾌하게 소개한다. “잎 뒷면 잎맥 아래에 털이 있으면 졸참나무, 털이 없으면 갈참나무로 구분할 수 있고, 잎 뒷면에 털이 많으면 떡갈나무, 털이 없으면 신갈나무로 식별할 수 있다. 이들 나무의 열매를 모두 도토리라 부르는데, 그중 상수리나무 열매가 가장 크다.(p.182)” 물론 열매의 크기뿐만 아니라 모양도 다르지만 초보자들이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큰 특징을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이라도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것들을 일일이 자료를 찾아서 친절하게 알려주기도 한다. “제라늄은 모기가 싫어하는 냄새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모기를 쫓는 식물이라고 구문초(驅蚊草)’라고 부르기도 한다, 모기는 제라늄 향기를 싫어하지만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상쾌한 기분이 들게 한다. 제라늄이라는 이름은 그리스어의 게라노스에서 유래한 것으로 을 뜻한다. 제라늄의 열매가 학의 긴 부리를 닮아 비유한 것이라고 한다.(p.338)”기자가 기사를 쓰기 위해 참고 자료를 조사하듯 이 책을 쓰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는 책의 곳곳에서 소개하고 있는 각 지역의 신화나 전설, 쓰임새나 사는 환경 등의 소개를 통해 느낄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세심한 관찰을 하지 않고서는 지나치기 쉬운 사실들을 저자의 경험과 함께 알려주기도 한다. “회양목 열매 하나에는 부엉이 세 마리가 들어있다. 회양목 열매가 익으면 세 갈래로 갈라지는데 각각 갈래의 모양이나 색깔이 영락없는 부엉이처럼 생겼다. 회양목은 원래 야생에서 크는 나무다. 서울대 입구 쪽에서 관악산을 오르다보면 제법 큰 자생 회양목 숲을 볼 수 있다. 회양목의 별명은 도장나무다. 자라는 속도가 더딘 대신 목재 조직이 아주 치밀해 섬세한 가공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p.43)” 이렇게 세심한 관찰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은 책이나 자료 찾기로 만든 책이 아니라, 직접 발로 현장을 답사하고 관심을 기울여 관찰하며 생각한 결과를 정리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문학이 사랑한 꽃들이야기다. 주인공이나 줄거리 대신 주요 소재나 상징으로 쓰인 야생화를 중심으로 문학에 접근한 책이다. 소설의 어떤 대목에서 야생화가 나오는지. 그 야생화가 어떤 맥락으로 쓰였는지, 그 야생화는 어떤 꽃인지 등을 소개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야생화에 대해 관심을 갖기를, 그리고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이 많아지기를 희망하면서 책을 펴낸 저자의 바램이 꼭 이뤄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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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세하네요

    2016.05.30 17:43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산바람

      관심이 있는 분야라 그런가봅니다.

      2016.05.30 21:30
  • 파워블로그 책찾사

    리뷰를 읽고, 책의 목차를 보니 한국의 문학 작가들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꽃들을 통하여 작가들에 대하여 설명하고 그들의 작품을 묘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끄네요...
    작가들의 책을 직접 읽고 작가를 직접 만나는 방법도 좋지만, 이렇게 다른 방식으로 작가들을 만나는 방법도 참 좋네요...^^

    2016.05.30 21:57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산바람

      작가 나름대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여 소개 해주고 있어 흥미롭습니다.

      2016.05.30 23:07
  • 문학소녀

    야생화의 향기가 솔솔~~~날 것 같은 참 예쁜 책이네요. 작품 속에 나오는 꽃을 눈여겨보고 이렇게 꽃이야기를 풀어서 쓰다니... 문학과 꽃... 어쩜 둘 다 그윽한 향기가 있고, 한 번 그 향기에 빠지면 헤어나오기 힘든 공통점이 있으니...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 같아요!^^

    2016.05.31 10:20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산바람

      시간이 날때 아파트 화단이나 가로공원에 핀 꽃들을 보며 이름을 물어보세요.
      활짝 웃으며 답할 겁니다.
      못알아 듣겠거든 책을 찾아보아도 좋겠죠?

      2016.05.31 23:25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