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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다운

[도서] 브레이크 다운

B. A. 패리스 저/이수영 역

내용 평점 3점

구성 평점 4점

  원래 추리 소설을 찾아 읽는 편은 아닌데, 지나가다 B.A. 패리스의 추리 소설은 마지막 달리기가 숨이 찰 만큼 압도적이라는 평을 보곤 그의 [브레이크 다운]을 충동적으로 구매했다. 무언가 큰 반전이 있을 거란 기대를 품고 책을 읽었는데, 이야기의 굴곡 사이에 차곡차곡 쌓여가는 근거와 의심의 겹이 조금 두껍긴 하다. 무언가 빠르게 터졌으면 좋겠는데, 그럴 기미는 보이지 않고 나도 캐시와 함께 미쳐가는 것만 같다. 그런 느릿느릿한 빌드업 덕분에 스스로를 포함한 아무도 믿을 수 없게 되는 캐시의 입장에 깊이 몰입할 수 있었는데, 한편으로는 답답함과 지루함을 견뎌야 했다. 그 기나긴 지루함을 견디고 나서 마주한 진실은 내 상상을 뛰어넘긴 했지만, 사건의 잔인함이나 기괴함이 기대하던 방향과는 다르게 평이해 큰 감흥은 없었다(그러니까 너무 현실적이었다는 뜻이다, 소설인데). 또, 무언가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을 것만 같은 연결고리들이 사실은 그리 주목할 만한 게 아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순간은, 작가에게는 재미있고 스릴 넘치는 순간이겠지만 독자에게는 기대감이 배신당하는 순간일 뿐이다.

 

  소재는 매우 참신하다. 작가의 상상력에는 크게 감탄했다. 다만 단순히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는 적절하겠지만,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촘촘히 맞물린 톱니바퀴 같은 추리를 원한다면 다른 책이 더 적절할 것이다. 단 한 번의 설명만으로 충분히 이해되는 진실에 놀라는 것은 책을 공들여 읽은 시간을 아쉽게 만든다. 결말이 선사하는 후련한 반전을 향해 달리는 길이 캐시가 겪은 블랙워터 숲길만큼 길었다면, 문제의 실마리가 주어지고 전말이 드러나는 과정도 그 정도 길이는 되어야 한다. 그래도 초반과 결말 부분이 재미있었던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가장 좋은 평을 받은 작가의 책 [비하인드 도어]도 한 번 읽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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