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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사라진 뒤에

[도서] 그들이 사라진 뒤에

조수경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5점

아이를 키운다는 게 이렇게도 힘든 일인 줄 알았다면 나는 아이를 낳지 않았을 것이다. 이젠 그 아이들이 22, 20살이 되었다. 누군가는 아이를 낳으면 저절로 자란다고 말했고, 누군가는 먹는 건 갖고 태어나니 낳기만 하라고도 말했었다. 하지만 나는 안다. 아이는 절대 저절로 자라지 않고 낳기만 한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나의 30대는 암흑기와 같았다. 30살에 큰아이를 낳고 회사를 그만두면서 사회와 단절되었고, 2년 뒤 작은 아이를 낳으면서 더 사회와 멀어지게 되었다.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저절로 생길 줄 알았던 모성은 생기지 않았고 그랬기에 괴로워했던 지난 시간들. 하지만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사랑으로 키웠고, 아이들은 딱 그만큼의 사랑으로 나에게 웃어주고 농담을 해준다. 치열했던 사춘기가 저물면서 순하지 않은 사냥견 같은, 적당히 거리 두며 사랑을 확인하는 모자 관계가 되었다.

 

아이를 키우는데 정답은 없지만, 아이들 마다 다른 해답은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구보다 예민했던 두 아이를 키우면서 얼마나 많이 울었던지. 이젠 그 시간마저 내 나름이 추억이 되었다. 아이가 어떤 어른이 될지 지켜볼 수 있고, 조언해줄 수 있어 감사하다. 그리고 언젠가는 떠날 아이들. 준 사랑 만큼 베풀 수 있는 어른으로 성장해주면 좋겠다.

 

읽고 싶지 않지만 읽어야 하는, 알고 싶지 않지만 알아야 하는 주제의 소설을 읽었다. 읽고 나면 기분이 다운될 게 뻔한 소설. 세상은 소설보다 더 소설 같고, 소설보다 더 잔인하다고 했던가? 책을 덮고도 마음이 아프다.

 

인가가 드문 곳에서 살고 있는 아이. 아이는 이름이 없다. 그냥 아이다. 원래는 죽을 수도 있었지만, 아이의 영특함을 알아본 남자가 아이를 사육하듯 키웠다. 세상을 TV로만 알고 살던 아이는 남자가 도우너(이곳에서 같이 사는 모자란 아이)를 누군가에게 넘길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이건 1부에서의 이야기. 그리고 이어지는 2부에 유나, 요미, 지유의 이야기가 나온다. 유나는 친아빠오 새엄마의 폭력으로 언니 한나를 잃고 다용도실에 갖힌 채 사는 아이다. 요미는 유투버인 아빠에게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당하다 집을 나오게 된다. 16개월인 지유는 미혼머 엄마의 방임으로 점점 더 조용한 아이로 되어 간다. 이 아이들은 영유아 불법 입양 및 장기 매매 현장에서 탈출한 아이의 도움으로 서로가 서로를 돌보는 사이가 되는데...

 

코로나 이후 가정 폭력이 더 심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코로나로 인해 학교에 가지 못한 아이들이 집에서 학대를 받거나 방임에 가까운 일들이 벌어진다는데.. 아이를 키우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나는 안다. 그래도 내가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울 수 있었던 것은 아이를 사랑하고 아이들을 귀하게 여기는 남편과 시댁 어른들, 그리고 친정 식구들과 다양한 주변인들 덕분이었다. 세상은 아이를 낳으라고 말한다. 점점 노인들만 가득한 세상이 될 거라고 아이들을 낳아 키우라고 하지만, 낳은 아이들도 지키지 못하는 이 세상에 과연 아이를 낳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아이를 키우는 건 대단한 인내심과 사랑이 필요하다. 이런 일을 엄마라는 이유로 엄마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면 안 된다. 그래서 아이를 키울 때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 같다. 사랑스런 아이가 태어나도 지키지 못하면 끝이다. 책임질 수 없다면 제발 노력했으면 좋겠다. 임신하지 않게 조심 또 조심해야 하지 않을까? 어른이 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아이를 낳고 그 아이를 그냥 놔둔다고 진짜 어른이 되는 건 아니다. 몸집만 큰, 마음은 아이인 어른이 되는 것이다. 공부하라고 공부에만 관심 두지 말고 아이의 마음에, 아이들의 진심에 눈과 귀를 열어 놓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사라진 뒤 후회하면 늦을 수도 있다는 사실. 명심하면 좋겠다.

 

이런 게 TV에서 본 아동 학대 뭐 그런 건가. 경찰에 신고라도 해야 하는 건 아닌가. 하지만 남의 집 일에 끼어들기가 쉽지 않았다. (122)

너 같은 건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어. (126)

사람들은 불편한 건 빨리 잊으려고 하거든요. 왜냐면 자기도 힘이 드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죽어가는 남의 집 아이보다 당장 내 아이 교육 문제가 더 시급하니까.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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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매니짱

    부모가 되어서 아이를 키우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닐 듯해요. 그래서 미혼보다는 결혼한 사람이, 결혼한 사람보다는 아이를 낳은 부모인 사람이 더욱 진짜 어른이 되겠지요. 물론 단적으로 딱 잘라서 말할 수 없지만, 책임감의 관점에선 그만큼 힘드니까요. 저는 아직 싱글이라 초딩 조카들을 보면서 생각을 해봐요. 잠깐식 보니까 좋아보이는 거지 만약 내 아이라면...정말 키우기 힘들겠다라구요. 그래도 꿈에날개를 달자 님은 20살, 22살이면 이젠 어른이니, 키우느라 고생많이 하셨을 듯해요.

    2022.02.09 15:04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꿈에 날개를 달자

      자식 키우는 게 이렇게 힘든거라는 걸 누군가 알려줬다면 저는 아마 둘은 낳지 않았을거예요. 어릴 때는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아서 힘들고 사춘기가 되면 그 전쟁이..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고, 이제 군대간다니 그것도 걱정이 되더라구요.
      그래도 아이들이 있어 행복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그건 잠시더라구요. ^^

      2022.02.10 08:33
  • 파워블로그 아자아자

    자식은 품 안의 자식이지, 커서도 신경 쓰이게 해요. 저 급한 일이어야 연락하고...ㅋㅋㅋ
    그래도 자식이라고 맘이 가는 건 부모맘뿐인가...

    2022.02.09 23:07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꿈에 날개를 달자

      맞아요. 커서도 신경쓰이게 되네요. 자식이라고 걱정하는 건 역시 부모죠.
      에고.. ^^

      2022.02.10 08:33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