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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그곳에서

[도서] 그날, 그곳에서

이경희 저

내용 평점 3점

구성 평점 4점

인생 앞에 만약에는 없다고 말한다. 그래도 누군가 만약에 네 인생에서 돌아가고 싶은 때가 있어?’라고 묻는다면 나는 뭐라고 답할까? 특별히 후회될 것도, 아쉬울 것도 없는 인생을 살고 있어서 일까? 나는 특별히 돌아가고 싶은 과거는 없다. 하지만 누군가는, 내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누군가는 그런 때가 있지 않을까?

 

미래의 어느 날 누군가가 해미에게 제안을 한다. ‘20년 전 사고 당일의 해운대로 돌아가 해미의 어머니 진수아씨를 살릴 것.’ 2025년 해운대에서 원자력 발전소 아래 활성단층에서 진도 6.2의 지진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방사성 물질이 유출되고 반경 30 킬로미터 지역에 대피 명령이 떨어진다. 이곳에서 해미는 엄마와 동생 다미를 잃었다. 엄마는 혼자 떨어져 있던 해미를 찾으러 갔지만, 재난에 휩쓸려 죽고 만다. 20년이 흐른 2045년 프리러닝 유튜버로 활동했던 해미는 군인 출신 잠수사로 사람들을 구하는 일을 하지만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동생 다미는 물리학을 공부했지만,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고 방황한다. 해미는 엄마에게 모진 말을 했고, 그래서 사과하지 못한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다미는 그런 언니 때문에, 엄마가 죽었다고 생각하며 언니를 괴롭힌다. 이런 두 사람에게 엄마를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 해미는 타임 다이브 머신에 들어가 과거의 그 날로 가 엄마를 구출하기 위해 시간여행에 뛰어들게 되는데...

 

SF소설을 좋아하지 않지만, 시간여행은 나름 재미있다고 생각했던 분야인데 이 책은. 좀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과정이 조금 지루하다고나 할까? 과거의 시간으로 돌아가 엄마를 보고 엄마를 살리기 위한 틈을 찾는 설정까지는 좋은데 무한 반복 같은 느낌이 들어 나중에는 언제 끝나는 거야? 그래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뭔데? 라는 느낌? 과학적인 지식이나 설정은 잘 모른다. 하지만 어떤 사건이 일어난 이유에는 그 나름의 인과관계가 있을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과거를 함부로 바꿀 수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지금보다 과학이 발달하면 내 지난 소소한 과거를 바꾸는 날이 올까? 그렇게 바뀐 나는, 내가 맞는 것일까?

 

시간여행을 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나를 만나고 수많은 엄마와 동생 다미를 만난다. 그렇다면 그 중 진짜 나는 누구일까? 그들은 다 일 수 있는 것일까? 사람이기 때문에, 잘못하고 실수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나간 것은 또 어쩔 수 없기에 상처에 매몰되어 살아가면 안 된다. 하지만 사람들은 후회한다. 지금 현재의 결과에 상처받거나 아픔이 가득하면. 책에서처럼 이런 설정이라면 나도 과거로 돌아가 엄마를 살리고 싶을 것 같다. 엄마의 사랑과 딸의 사랑. 딸은 엄마를 살리고 싶고, 엄마는 딸을 살리고 싶고. 그러니 계속 죽어 나가는 수밖에. 살아 돌아왔더라도 지금 현재의 나와 우리는 만족할 수 있을까? 결국, 중요한 건 과거를 바꾸는 게 아니라 상처를 치유하고 이겨 현재를 잘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 아닐까? 이런 메시지를 너무 무겁고 거창하게 만들었네. ^^

 

기억하는 일만큼 무서운 저주가 존재할까?

기억하는 일만큼 무거운 형벌이 존재할까? (229)

과거를 바꾼다는 건 결국 그런 거야. 누군가를 치우고 그 자리에 다른 사람을 밀어 넣는 일.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선 다른 한 사람을 희생시키는 수밖에 없어. (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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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매니짱

    이런 제안이라도 받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주인공 해미처럼. 시간을 거스르면, 미래의 인과관계는 다 얽히겠지만.....사람의 존재 이유가 살아있음이잖아요. 그래서 죽어서는 의미 자체가 없으니, 시간을 되돌려서라도 위험한 상황을 막아내고 살려내고 싶죠. 단지, 1초라도 같이 살아있고 싶은거라서요.
    차이가 있다면, 소설속 상황은 다수가 연관있는 큰 사건이지만, 일반적으로는 뇌경색 등 그 사람만의 문제가 있잖아요. 쓰러지기 이전의 상태로 되돌린다해도 관계의 얽힘이 덜하지 싶어요.

    2022.09.07 08:48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꿈에 날개를 달자

      저는 무섭다는 생각을 했어요. 물론 살면서 후회의 순간이 있을테니까요. 근데 계속해서 다시 죽어야 하고 또 살아야 한다는 게 좀.. 저는 무섭더라고요. 근데 누군가는 그 1초 혹은 순간만이라도 같이 있고 싶다면... 그 마음도 이해가 되네요. 참 어려운 선택이자 제안 같아요

      2022.09.13 19:16
  • 스타블로거 ne518


    벌써 일어난 일은 바꾸지 못하겠지요 그래도 사고로 죽은 사람은 살리고 싶다는 사람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슬픔은 사라지지 않고 안고 가야 하는 것 같아요 여기에서는 기억을 저주와 형벌이다 했는데, 기억하기는 중요하죠 그게 힘든 일일지 몰라도...


    희선

    2022.09.08 03:51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꿈에 날개를 달자

    기억이 저주나 형벌일 수 있지요. 누군가에는. 잊고 싶은 일이 계속 되살아나는게 과연 좋은 것인지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2022.09.13 19:17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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