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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역사를 알아야 할 시간

[도서] 마흔, 역사를 알아야 할 시간

백승종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논어 제2편 위정에 이런 말이 나온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열다섯 살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 서른 살에 세계관을 확립하였으며, 마흔 살에는 미혹됨이 없게 되었고, 쉰 살에는 하늘의 뜻을 알게 되었으며 예순 살에는 무슨 일이든 듣는 대로 순조롭게 이해했고, 일흔 살에는 마음 가는 대로 따라 해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

 

큰 아이가 이 부분을 읽고 이야기 한다. “엄마! 저는 아직 열두 살이니까 학문에 뜻을 두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가능하다면 학문 아니 공부라고 해야 할까? 암튼 공부랑 멀어지면 안 될 것 같아요. 배움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세계관을 확립하거나 미혹됨을 알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근데 엄마는 마흔 살이 넘었으니까... 세상에 미혹됨이 없으세요?” 이렇게 묻는다.

미혹 되다의 사전적 의미는 무엇일까? 무엇에 홀려 정신이 차려지지 못하다, 혹은 정신이 헛갈리어 갈팡질팡 헤매게 되다. 사전에는 이렇게 미혹됨을 이야기 한다. 마흔이라는 나이는 정말 미혹됨 없이 올곧게 내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일까? 그리고 나는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마흔에 관련된 책이 참 많다. 80살을 기준으로 나는 딱 반하고 1년을 더 살았다. 인생의 전반부를 정신없이 살았다면 이젠 인생의 후반부를 나름의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 것이다. 지금 나에게 뚜렷한 가치관이나 인생관이 없다면 여기 역사적 인물들에게서 배우는 것은 어떨까?

 

작가는 많은 위인들 중 15명을 선별했다. 누구나 아는 위인이지만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가 실리지는 않았다. 성공적인 위인들이 있는가 하면 안타까운 위인들도 있다. 시대의 흐름에 의해 잘못 알려진 위인이 있는가 하면, 지나치게 미화된 위인들도 있다. 하지만 그들 모두 인간이기에 장점이 있고 단점이 있다. 또한 시대적 상황에 의해 자신의 재능을 펼칠 수 있었던 위인이 있는가 하면 날다가 추락한 인물도 있다. 시대 상황은 다르지만 사람 사는 세상은 1000년 전이나 500년 전이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한다. 한 시대를 풍미하고, 이름을 날리는 것. 그들은 결국 그 시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그 시대 사람의 마음을 따스하게 한 사람들이 아니었을까?

 

작가는 광개토대왕, 연개소문, 김춘수, 견훤, 왕건, 정도전, 세종대왕, 조광조, 이율곡, 이순신, 광해군, 정조, 흥선대원군, 박정희, 노무현을 이야기 한다. 인물이 살았던 시대적 배경, 인물의 장점과 단점, 인물이 추구했던 이념, 역사관, 안목 등 자세하고 재미있게 소개되어 있다. 인물과 연관 지어 마흔이라는 나이를 이야기 한다. 마흔이란 나이는 자신의 자그만 인생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했을 수 있는 나이지만, 목표에 갇히게 된다면 도리어 낭패를 일으키기 쉽다. 시대의 조류에 부응할 만한 철학이 있다는 것. 마흔이란 나이는 그 철학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대왕이라는 칭호를 사용함에 전혀 거부감이 없는 세종대왕. 만약 우리나라에 세종대왕 같은 왕이 적어도 3명만 나왔어도 우리나라는 달라졌을 것 같다. 세종은 공법을 바꾸기 전에 10만 명도 넘는 백성들에게 일종의 주민 투표를 했고, 반대가 많다면 연구 보완을 했다고 한다. 또한 감옥 설계를 직접 변경하고, 웬만한 일은 인재들에게 믿고 맡겼다. 출신 성분과 상관없이 능력 있고, 재능 있는 인재를 뽑아 등용했으며,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은 인재가 있었나 하는 탄성이 나올 정도로 각 방면에 걸쳐 많은 인재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했다. 그래서 그릴 소통의 달인이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물론 사람이 사는 세상인지라 그 시대에도 많은 문제점이 발견되지만 그는 누구도 따르지 못할 지도력이 있었다. 세종의 창의력과 탁월한 능력 덕에 조선 왕조가 500년씩이나 버틸 수 있었는지 모른다고 말한다.

 

호쾌하게 말 달리기에는 좋을지 모르나 가난이 예정된 땅 만주보다는 남쪽의 땅을 갖고 싶었던 광개토대왕, 혁명가였지만 더 큰 안목이 없었던 연개소문, 주도면밀한 설득의 귀재 김춘추, 나만의 인생철학이 부족했던 견훤, 남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헤아렸던 왕건, 왕이 아니었기에 품었던 이상을 실천에 옮기지 못했던 정도전, 어찌 보면 왕을 잘못만나 자신의 뜻을 펼치지 못하고 죽은 조광조, 실무에 밝고 굵직한 문제들을 단계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를 바랐던 이율곡, 깊이 생각하고 철저한 계획을 세워 이기는 게임을 했던 이순신, 실리 외교와 백성을 생각했던 광해군, 보수적이고 소극적인 개혁에 안주한 정조, 선택의 기로에서 단호하게 밀어붙이는 카리스마를 지닌 흥선대원군, 제일 중요한 시기에 인생의 길을 헤매고 만 박정희, 너무 충실한 민주주의자 여서 바보가 된 노무현....

 

좋은 왕 밑에서 인재들이 각자의 능력을 발휘하는 시대도 있었지만 애석하게도 그 시간이 너무 짧았다. 세종 이후 더 이상 세종 같은 왕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은 우리나라에 큰 손실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임금보다 나은 배포와 임금보다 나은 안목을 지녔음에도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한 지난 모습을 보면서 나는 왜 지금 우리의 현실이 오버랩 되는지 모르겠다. 지난 시간이라고 역사를 무시할 수는 없다. 지나간 역사 안에 우리의 모습이 투영되고, 지금 우리의 모습이 보인다. 인생의 후반부. 지금까지 살아온 모습 그대로 살아가기에 내 인생이 아쉽고 아깝다. 흔히들 많이 흔들리고 위기가 찾아온다는 중년. 미혹됨 없는 중년. 미혹됨 없는 마흔의 내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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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쁨주기

    요즘은 마흔살이 대세야....ㅎㅎ 40대 부럽다.
    광해군이나 흥선대원군은 새로운 조명이 필요할 것 같아. 물론 역사는 결과의 산물이기에 관점들이 다양한 것 같아.

    2012.11.19 17:18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꿈에 날개를 달자

      그런가봐요. 책 제목에 마흔들어간 책이... 넘치네요. ^^
      헤헤... 40대도 부러운 나이구낭... 근데 저도 좋아요. 일단 마음이 여유로워서요
      맞아요. 광해군이나 흥선대원군... 정말이지 새로운 시선이 필요함을 이 책을 통해 알았답니다 ^^

      2012.11.20 15:03
  • 스타블로거 파란토끼13호

    날개님의 미혹됨 없는 중년을 위해 건배! 저는 40대를 떠나보내야한답니다.ㅠㅠ

    2012.11.19 17:53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꿈에 날개를 달자

      미혹됨 없는 마흔이고 싶은데... 저는 아직도 많이 흔들리네요. 그래도 미혹됨 없이.. 그렇게 내 삶을 살고 싶어요. 40대를 떠나보내고 더 멋진 50대를 위하여 ^^

      2012.11.20 15:04
  • 스타블로거 ne518


    공자는 엄청 대단하셨네요
    발끝에도 미치지 못하는 접니다^^

    세종대왕 대단했군요, 아는 것은 겨우 한글을 만들었다는 것뿐이네요
    그런데 왕들은 살기 아주 어려웠을 거예요, 적이 아주 많았을 테니까요


    희선

    2012.11.20 01:33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꿈에 날개를 달자

      그쵸? 그래서 성인이라고 말하는 모양입니다.
      논어를 보면서 그런 생각 많이 했답니다. ^^

      세종대왕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다시 합니다. 세종대왕 같은 지도자가 우리나라에
      또 나와야 하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을 했답니다.

      2012.11.20 15:05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