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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에 법구경을 알았더라면

[도서] 서른에 법구경을 알았더라면

김윤환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지난 가을 여행 때 우리는 단양의 ‘구인사’라는 절엘 다녀왔다. 그때 기념품 가게에서 아이들이 고른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법구경이라는 책이었다. 법구경이 어떤 책 인줄도 모르면서, 책이라서 무조건 사줄 줄 알았던 모양이다. 그래서 집에 법구경이라는 책은 있으니 다른 것으로 고르라고 했던 적이 있었다. 집으로 돌아가면 법구경을 읽어야지 했었지만 바로 읽지는 못했다. 최근 들어 동양학이나 고전 쪽에 관심이 있던 차에 법구경 책을 읽으려 책장을 살피다 이 책을 발견했다. 쉽게 접근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읽기 시작했는데 마음이 편안해지고 잔잔해져서 참 좋았다.

 

불경은 종류와 내용이 방대하다고 한다. 그 방대함 때문에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데 법구경은 시대를 초월해 현대인들의 마음에 가장 절실하게 다가오는 경전이라고 한다. 이 책은 법구경에 대한 해설서라기보다는 법구경의 지혜를 나누고자 이야기와 에피소드 위주로 집필된 책이다. 때문에 어렵다기 보다는 좋은 문구에 재미있는 이야기 혹은 기억에 남는 이야기들이 함께 있어 수월하게 읽을 수 있다. 동방의 매력 법구경에 빠져보는 여유를 가져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나이를 먹으면서 좋은 점이 몇 가지 있다. 20대의 나나, 30대의 나보다 훨씬 여유롭고 다정해졌다고나 할까? 예전에 나는 열심히 하면 뭔가가 바뀔 줄 알았고, 그 중심에 항상 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이루지 못한 내 꿈이나 내 현실에서 벗어나려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 노력의 과정에서 누군가는 상처를 입었고, 누군가는 아파하기도 했던 것 같다. 이기려 했고, 더 가지려 했던 시간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 켠이 늘 텅 빈 것 같은 고독감. 그렇게 노력하지만 세상은 내가 중심인적이 별로 없었고, 중심이었어도 그 시간이 오래가지 않았다. 그 당시 최선이고 최고였던 가치들이 지금도 최고이고 최선일까? 조금 일찍 고전에 눈을 뜨고 진리를 고민하고 생각했다면 더 마음이 편안했을까? 지금의 나는 그때보다.. 많은 것을 시간이라는 속도에 빼앗겨 버렸지만 이루고, 가지고 누리는 것들이 더 많다.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면에서 훨씬 안정적이고 행복하고 즐겁다. 그렇게 마음을 비우고, 비교 하지 않는 것들은 아마도.. 마음속에 나만의 지혜를 만들고 쌓아가기 때문 아닐까? 참 좋은 말들을 많이 만났다. 모두 다 소개할 수는 없지만 몇 가지는 메모해 두고 싶다.

 

자기야 말로 자신의 주인이다. 어떤 주인이 따로 있을까

자기를 닦아 잘 다룰 때, 얻기 힘든 주인을 얻는 것이다.

自己心爲師(자기심위사) 不隋他爲師(불수타위사)

自己爲師者(자기위사자) 獲眞智人法(획진지인법)

 

쓸모없는 말을 엮어 늘어놓는 천 마디 보다

들으면 마음이 가라앉는 한 마디가 훨씬 뛰어난 말이다.

雖誦千言(수송천언) 句義不正(구의부정) 不如一要(불여일요) 聞可滅意(문가멸의)

 

고뇌하는 사람들 가운데 있을지라도 고뇌에서 벗어나 즐겁게 살자

고뇌하는 사람들 속에서 나만이라도 고뇌에서 벗어나 살자.

我生已安(아생이안) 不病淤病(불병어병) 衆人有病(중인유병) 我行無丙(아행무병)

 

굶주림은 가장 큰 병이고, 이 몸은 가장 큰 괴로움 덩어리

이 이치를 있는 그대로 안다면 거기 대자유와 평화로움이 있다.

飢爲大病(기위대병) 行爲最苦(행위최고) 已諦知此(이체지차) 泥洹最樂(이원최락)

 

자기가 얻은 것을 가볍게 여기지 마라. 남을 부러워하지도 마라.

남을 부러워하는 수행자는 마음의 안정을 얻지 못한다.

學無求利(학무구리) 無愛他行(무애타행) 比丘好他(비구호타) 不得定意(부득정의)

 

에피소드 중에 재미있는 것도 남기고 싶다.

사람은 늙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좋은 포도주처럼 세월이 가면서 익어가는 것입니다.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실패했다고 낙심하지 않는 것이며, 성공했다고 지나친 기쁨에 도취되지 않는 것입니다. 상대방에게 한 번 속았을 때 그 사람을 탓하세요. 그러나 그 사람에게 두 번 속았거든 자신을 탓하십시오. 입은 사람을 상하게 하는 도끼이고 말은 혀를 베는 칼입니다. 그러므로 입을 막고 혀를 깊이 감추면 몸이 어느 곳에 있어도 편안할 것입니다 (46)

 

누군가를 부러워하지 마세요. 재벌들도 다 죽습니다. 권력가들도 다 죽습니다. 부자는 회원권으로 살고 보통 사람은 회수권으로 살고, 부자는 맨션에서 살고 서민은 맨손으로 삽니다. 부자는 사우나에서 땀 빼고 서민은 노동의 현장에서 땀 빼고, 부자는 헬스클럽에 다니고 서민은 핼쑥한 얼굴로 다닙니다. 글자 한두 자 차이일 뿐 별로 불편할 것 없습니다. 차라리 서민이 낭만적이고 살맛나지 않습니까?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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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파란토끼13호

    늙는게 아니라 익어간다는 표현이 정말 좋습니다.그리고 누군가를 부러워하지말라는 애기도요.

    2012.12.03 23:16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꿈에 날개를 달자

      그쵸? 우리는 늙는게 아니랍니다.. 알맞게 익어가는 중년인 거지요.. ^^ 참 좋았습니다

      2012.12.04 09:45
  • 스타블로거 ne518


    누군가를 부러워하지 않고 살기, 어려운 일입니다
    돈 많은 사람도 부럽지만, 무엇인가를 잘하는 사람을 더 부러워합니다^^
    부러워할 시간에 저도 잘하려고 애써야겠습니다

    자기가 바로 주인이라는 말도 잊지 않아야 할 텐데...


    희선

    2012.12.04 01:33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꿈에 날개를 달자

      맞아요. 부러워하지 않는것... 사실 쉽지 않아요.
      하지만 저는... 이젠 왠만큼은... 괜찮아요. 어차피 가는 길이 다르고 생각하는 길이 다르니까... 그래서 저만 열심히 살려구요. 그리고 즐겁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그것 밖에 없는 것 같기도 하구요 ^^

      2012.12.04 09:47
  • Dean

    오.. 마지막 문단... 저 문구 진짜 좋은데요? ^^ 보통 사람은 회수권으로 산다니... 언제적 회수권인지요.. ^^ 추억이 뭉클... 언어휴희가 돋보이네요.. 전 30대인지라 날개님만큼의 깨달음은 없는 것 같아요.. 더 가지려고 하는 마음이 계속 듭니다... 가지려고 해봐야 가질 수 없는 것들인데 말이죠.. 올 한해.. 참 일도 많고 ^^ 어여 갔으면 좋겠습니다..

    2012.12.04 09:20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꿈에 날개를 달자

      좋지요? 저는 읽으면서 웃었습니다.
      정말 회수권 사용한지는 좀 된것 같아요 옛날 생각나기도 했구요.
      하지만... 말 자체게 재미있잖아요.어떻게 보면 한 끝차이인데 우리는 너무 아둥바둥했구나 싶기도 하고요... 익어가는 인생.. 그런 인생 살고 싶어요 부러워하지 말고.. ^^

      2012.12.04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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