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란 아이들에게 어떤 존재일까? 부모는 아이들에게 어떤 존재이기에, 아이들의 인생을 좌우(?)한다고 표현하는 것 일까? 어떤 부모는 개차반(?)이지만 아이는 반듯하게 잘 컸고, 어떤 부모는 아이에게 지극 정성이지만 문제를 일으킨다. 우리는 환경을 말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환경을 탓하며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아이들에게 부모는, 부모에게 아이는 어떤 존재인 것인지를...
초등학생만 노린 연쇄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살인 사건의 특징은 요구하는 금액이 적다는 것, 아빠의 직장으로 협박 메일을 보낸다는 것 정도?
첫 번째 살인 사건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사는 도가시 오사무. 그는 사랑스러운 아내, 공부 잘하는 초등학교 6학년 아들, 그리고 귀여운 1학년 딸과 함께 산다. 어느 날 도가시 오사무는 우연히 아들의 방에서 초등학생 연쇄 살인 사건과 관련 있는 것들을 발견하게 된다. 처음에는 왜? 우리 아이 방에서? 라는 생각이었지만 차례차례 나오는 관련 품 들을 보면서 당혹해 한다. 그리고 설마...라는 심정으로 아들의 뒤를 캐기 시작한다. 하지만 점점 아들에게 불리한 정황들이 잡히고 도가시 오사무는 갈등하기 시작하는데....
공부 잘하고, 동네에서 예의 바른 아이로 칭찬 받는 아이가 뒤에서는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면, 그 현장을 부모인 내가 목격했다면 나는 어떤 모습이 될까? 심지어 그 일이 누군가를 협박하고 누군가를 죽이는 것이라면? 상상조차 할 수 없고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때론 우리는, 우리 부모라는 사람은 아이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공부만 잘한다면 그 어떤 허물도 용서하는 지금 우리나라의 부모들이라면 분명 반성해야 할 이야기다.
이웃의 아이가 유괴 당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놀라거나 슬퍼하거나 안타까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리 아이가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리는 것은 비단 나만의 일이 아닐 것이다. (책에서) 무서운 말이지만 대부분의 부모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부모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 일은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 생각하지만, 사람의 마음이란 다 마찬가지 아닐까? 유괴 당하지 않아서, 나의 일이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심리와 이후 아들이 범인 일지 모른다는 생각 속에서 고민하는 도가시 오사무의 모습을 보면서 사람의 간사하지만 무서운, 그렇지만 인간이기에 고뇌하는 모습을 보았다.
책에서 도가시 오사무는 아들이 범인이라는 전제를 두고 몇 개의 방법을 상상한다. 하지만 그 모든 방법이 최선이 될 수 없다. 누군가를 대신 희생시킬 수 있고, 매정하지만 아들을 희생시켜 남아 있는 가족을 지킬 수도 있다. 지극히 평범한 가정이라고 생각했던 내 가족의 일들. 그리고 그 평범함이 깨졌을 때의 혼란스러움. 내가 만약 도가시 오사무라면 어떤 행동을 했을까?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더라도 아이를 잘못 키워 죄송하다 백배 사죄를 하게 될까? 아니면 남아 있는 사람들이라도 살아야 하기에 매정하게 돌아서게 될까? 쉽지 않은 주제이고 정답이 없는 주제이지만 생각한다. 가족이라는 의미. 가족 구성원들의 마음. 가족이란 힘들 때 흩어지는 게 아니라, 같이 있어야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 힘든 일에 가족이란 존재는 때론... 너무 쉽게 붕괴되었고, 허물어 졌던 것은 아닐까? 흩어지면 죽고 뭉치는 사는 존재는... 가족에게도 해당되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