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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투

[도서] 외투

니콜라이 고골 저/노에미 비야무사 그림/이항재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책을 읽다보면 그런 생각을 한다. 첨단 시대를 살고 있는 2013년 지금 현재와 우리네 할아버지, 그리고 그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들이 살았던 200, 300, 아니 1000년 전쯤의 생활에서 달라진 것은 과연 몇 개나 될까? 사용하는 물건이나 생각이 좀 달라졌다고 말하지만 정말 그럴까? 사람 사는 세상은 어쩜... 한 치도 달라지지 않은 것일까? 우리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다양한 생각과 사상을 내 놓지만 그때 보다 지금 우리의 삶이 더 나아졌다고 말할 수 있을까?

 

책 표지가 조금은 음산하면서 뭔가를 말하려 한다. 고골이라는 러시아 작가의 이 책은 도스토옙스키가 “우리 모두는 고골의 (외투)에서 나왔다.”고 말할 정도로 러시아 문학사에 한 획을 그었고, 이후 러시아 작가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더욱 호기심이 일었고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지만, 다 읽고... 이건 뭐지? 이렇게 잠시.. 혼란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짧은 단편이라 다시 한 번 차근차근 읽고는 이 책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보잘 것 없는 9급 문관 아키키 아키키예비치.

태어날 때 이름을 짓는 것부터 평범하고, 재미없었던 그는 서류를 베껴 적는 일 외에는 그 어떤 것에도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 주변 사람들이 자신에게 욕을 하든 말든 그는 생각 없이 단순하게 베껴 적는 자신의 일을 좋아한다. 그러던 어느 날 외투가 헤진 것을 알고 재봉사 페트로비치에게 외투 수선을 맡기려 하지만 재봉사는 더 이상 수선할 수 없다고 말한다. 고민 끝에 새 외투를 장만하기로 한 아키키 아키키예비치는 그 일로 인해 삶의 생기가 돌기 시작한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뿐. 아키키는 강도에게 새 외투를 빼앗기고, 그 외투를 찾기 위해 보초를 찾는다. 하지만 보초는 자신의 관할이 아니라 말하고 아키키는 경찰 서장을, 이후 고급 관리를 찾게 된다. 하지만 고급 관리에게 “당신은 절차도 모르오? 어디에 들른 거요? 일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모르오? 그런 일이라면 먼저 사무실에 청원서를 넣었어야지. 그러면 과장과 부장을 거쳐 비서에게 전달되고 그 다음에 비서가 내게 보고할 텐데...” (55) 이로 인해 아키키 아키키예비치는 충격으로 죽고 만다. 이후 아키키 아키키예비치를 닮은 유령이 나타나 외투를 벗겨간다는 소문이 돈다. 그 유령은 아키키 아키키예비치 일까? 그는 누구의 외투를 빼앗아야 더 이상 나타나지 않을까?

 

처음에는 뭐 이런 황당한 이야기가 다 있을까? 생각했지만 두 번째 읽으면서는 아키키 아키키예비치가 되어 그 상황을 다시 보게 되었다. 삶의 그 어떤 재미도, 의미도 없는 그에게 새 외투는 그가 처음으로 애정을 갖은 의미 있는 일이었다. 지금처럼 기성복을 마음에 든다고 바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외투의 재료나 모양, 그리고 장신구를 디자인 하는 것 자체가 그에게는 행복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애정을 들인 외투를 입고 처음으로 회사에 가는 날... 그는 행복했고, 당당했으며, 자신만만했다. 하지만 그렇게 애정을 쏟은 외투를 강도에게 빼앗기고 그는 삶의 의미를 놓아버린다. 관료들을 찾아가 호소하지만 그의 마음을 이해해주지 못하고 심지어는 그런 그를 무시하기까지 한다. 그렇게 죽어버린 그가 바보 같다 손가락질 할 수 있을까?

 

하급 관리인 그를 무시하고 멸시하며 조롱하는 사람들. 어떤 끈이든 잡고 싶은 아키키는 고위 관리를 찾아가지만 일반적인 질책과 냉정함으로 돌아온다. 이 시대도 어쩜... 그와 별반 다르지 않는다. 얼마 전 신문에서 대통령 인수위에 줄을 대기 위해 전화하는 사람들이 엄청 많다는 기사를 읽었었다. 사돈의 팔촌의 팔촌까지도 연줄을 대어 올라가고 싶은 사람들의 욕망은 과연 어디까지 일까? 지나치게 세상에 무관심하고 욕망이 없는 것도 문제지만, 지나치게 욕망을 들어 내 놓는 사람들도 무섭기는 마찬가지이다. 지금 이 사회에도 수많은 아키키가 있을 것이고, 고위 관리들이 있을 것이다. 보다 나은 사회로 발전했다고 하지만 과연 그런 것인지 이 책을 보면서 이 사회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현실에서는 복수 할 수 없지만 유령이 되어 고위 관리에게 복수(?) 비슷한 것을 하고는 사라져 버린 아키키. 누가 그런 아키키에게 소심하고 배짱 없는 나약한 인간이라 손가락질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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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ne518


    새로 마련한 외투가 삶의 모든 것이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것을 찾으려고 하는 사람 마음을 몰라주니, 충격으로 죽었군요
    지금 세상에도 이런저런 절차 때문에 자신의 억울함을 말할 수 없는 사람이 많을 거예요
    관리들이 그런 사람들 말을 잘 들어주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이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은 바로 그런 사람들이니까요

    설 즐겁게 보내세요


    희선

    2013.02.09 17:47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꿈에 날개를 달자

      처음에는 뭐 이런 책이 다있어? 했는데.. 참 좋았던 책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저마다의 외투를 가지게 되잖아요. 어떤이는 그 어떤 마음의 외투도 못갖는 사람도 있고... 그래서 고전이 좋은 모양입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되니까요.
      우리 나라도 그렇지만 외국도... 요놈의 관료주의가.... 문제가 되네요.
      이 사회를 만들어가는 사람.. 바로 우리인데...

      저는 설 잘 보냈답니다. 님도 그렇지요?

      2013.02.11 15:49
  • 파란하늘

    책을 두 번이나 보셨다구요? 하악..저는 이렇게 유명하다는 작가님 이름을 처음 들어보네요. 예전에는 제가 책 좀 읽었다고 자부했었는데 예스블로거가 된 이후엔 가끔 너무 책을 안 읽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외투에 대한 이야기는 약간 황당해 보입니다. ㅎㅎ

    2013.02.09 23:47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꿈에 날개를 달자

      저도 이 작가가 유명한 사람인지..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자랄때 고전이라 칭했던 책 이외에도 많은 책이 있다는 사실.. 그래서 늘 깜짝 놀라지요. 많이 읽고 싶은데 늘 한계가 느껴집니다... 이 책.. 좀 황당한데요... 읽고 나면 재미있답니다. 우리 사회를 다시 생각하게 하구요.

      2013.02.11 15:55
  • 스타블로거 파란토끼13호

    더 이상 수선이 불가능한 외투... 얼마나 헤졌으면... 그 외투를 강도에게 빼앗기고 ... 그것을 찾다가 죽다니... 외투보다 더 수선이 불가능한 인생이군요. 날개님! 지금도 바쁘시죠? 새해에도 복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고 좋은글 많이 올려주셔야 합니다.

    2013.02.10 11:03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꿈에 날개를 달자

      예전엔 우리나라도 그랬겠지요? 그렇게 어려웠구요. 하지만 요즈음은 그런 부분들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네요. 너무 물건들이 흔해졌나봐요.

      이제 정신 차리고 있답니다. 어제까지는 일만 했는데... ^^
      오늘은 이렇게 쉬고 책도 좀 읽고 싶네요.. 님도 잘 보내셨지요? ^^

      2013.02.11 15:58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