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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적인 시간

[도서] 아주 사적인 시간

다나베 세이코 저/김경인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다나베 세이코의 노리코 시리즈. 읽는 순서는 뒤죽박죽되었지만, 드디어 다 읽었다. 처음 연애를 시작하는 단계가 ‘노리코 연애하다.’라면 노리코의 가장 사적인 생활, 즉 결혼 생활에 관한 이야기가 바로 ‘아주 사적인 시간’, 이라는 책이고, 마지막 노리코 이혼 이후의 삶이 ‘딸기를 으깨며’라는 책이다. 나는 맨 마지막부터 읽었지만 이야기의 흐름을 방해하진 않는다. 대부분의 동화들이 ‘백마 탄 왕자를 만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을 맺었다면 이 책은 돈 많고 잘 생긴 멋진 남자를 만나 행복하게 잘 사는 줄 알았는데, 서서히 균열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이야기이다.

 

결혼을 하고 3년이 지난 노리코의 결혼 생활. 남편의 지위에 맞게 재벌집 사모님이 된 노리코는 결혼 전 자신의 삶을 남편이 싫어한다는 이유로 그림도 그리지 않고, 남편 고의 인형이 되어 가고 있다. 남편이 싫어하는 일은 가능하면 하지 않고, 남편이 좋아하는 일에 올인을 하며 살아간다. 그런 삶이 크게 불편하다 생각하지 않지만 어느 날... 화가 난 남편 고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는 자신에게 의문을 품기 시작한다. 남편의 화를 풀기 위해 자신이 했던 행동은 고를 사랑해서가 아니라 고의 폭력을 피하기 위해서는 아니었을까? 서민의 생활을 무시하고, 노리코의 주변 친구들을 천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자신들이 생각하는 틀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기만 하면 서민의 천박한 버릇이 튀어나온다고 지적을 하는 사람들.. 노리코는 그 속에서 자신의 삶을 다시 생각하게 되는데...

 

돈이 모든 상황을 용서할 수 있을까?

사랑이 모든 상황을 이해할 수 있을까?

처음 몇 년은 분명.. 가능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여태까지 살아온 내 삶의 모든 근간을 버리고 재벌집 사모님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까? 서민 집안의 부모님, 내 형제들을 만나지 못하면서 까지? 모르겠다. 나는 돈도 좋아하고 사랑도 좋아하지만 일방적으로 희생된 삶을 강요한다면 돌아버릴지 모르겠다. 돈이란 건... 솔직히 말하자면 많이 있으면 좋겠다. 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것은 싫다. 그 돈 속에서 내 삶이 매몰되어갈 것 같으니까.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돈을 가지고 평범하지만 간섭받지 않으면서 살고 싶다.

 

그림을 그리는 노리코의 일을 싸구려 취급하고, 더불어 노리코의 친구들까지 무식하고 천박한 사람들이라 치부하는 고. 글쌔... 아무리 사랑해도, 아무리 돈 많은 남자라 해도 내 주변의 모든 것을 부정하는 사람과 산다면.. 난 우울해질 것 같다. 어찌되었건 지금 내 주변의 사람들은 나를 표현하는 또 다른 이름들 아닐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자신 역시 평범한 사람을 택한 희생을 치르고 있다 말한다면... 그것도 쌤쌤이라 말할 수 있을까? 결혼생활은 아주 사적인 이야기 이다. 아무리 친구와 친하다고 할지라도 함부로 나의 결혼생활 모두를 이야기할 수는 없다. 더구나 남편에 의해 친구와의 사이를 단절시킨 노리코라면 무슨 낙으로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돈 많은 남자와 살아보고 싶고, 그런 남자와 살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나를 모두 부정해도 좋다면... 그런 삶도 괜찮은 것일까?

 

나는 지극히 평범하게 평범한 남자를 만나 아이를 낳고 살지만, 나는 내 삶이, 그리고 내 남편이 늘 감사하고 고맙다. 가끔은 성질을 부리며 큰 소리 쳐도, 눈 한번 흘기며 한소리 하면 금방 웃어주는 남자. 때론 나보다 아이들을 더 많이 사랑하는 것 같아 샘이 나지만, 그 모습조차도 귀여운 남자. 지나치게 욕심 부리지 않고, 하루하루 삶에 충실한 우직하고 곰 같은 남자. 돈이 많지는 않지만, 세상에 소중한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하는 남자. 그리고 내 아이들의 아빠라서 고마운 내 남자. 공기 같아서 감사한 줄 몰랐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횟수로 13년 되어가는 우리의 결혼 생활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부자 놀이, 왕후 귀족 놀이는 기껏해야 1년이면 족하다. 그 대신 머지않아 다시하고 싶어질지 모르지만... (87)

나는 한 번도 부자 놀이를 해 본적 없지만,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을 테지만, 평범하고 자유롭게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살 수 있는 지금의 내 생활이 좋다. 남과의 생활을 비교하며 지금 내 삶에 실망하고 스트레스 받지 말고, 내가 가진 범위 내에서 많이 사랑하고 많이 행복해 하면 좋겠다.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내 인생이, 그리고 내 생활이 분명... 달리 보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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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떼

    자신이란 존재는 사라진 남편의 인형으로 살아가야 하는 노리코의 삶이 행복하게 느껴지지 않네요. 노리코 연애하다는 읽었지만 나머지 2권은 못 읽었기에 노리코의 삶을 다룬 이야기가 궁금했는데 이렇게 만나게 되네요.

    2013.02.17 12:12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꿈에 날개를 달자

      저도 그런 생각 했어요. 결코 행복하지 않겠구나.. 점점 인형처럼 되어 가는 삶이라는게 좋을까요? 남편이 하지 말라는 것은 죄다 못하고 사는 삶. 저는 답답할것 같아요.
      노리코의 삶... 이렇게 만나도 되겠지요? ^^

      2013.02.18 10:52
  • 파워블로그 아자아자

    아항, 읽지 않았어도 마지막 딸기를 으깨며/ 읽었기에 이해가 될 듯도 해요.

    2013.02.17 14:47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꿈에 날개를 달자

      다른 책을 읽지 않아도 아마...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

      2013.02.18 10:53
  • 스타블로거 ne518


    돈 많은 사람과 결혼했지만, 노리코에 대한 것을 남편이 부정하는군요
    처음에는 그것을 따를 수 있을지라도 나중에는 자신을 잃어가는 게 싫겠습니다
    부자라고 해서 모두가 다 체면만 생각하지는 않을 테지만, 역시 그런 사람이 많겠죠
    왜 그렇게 살아가는 것인지, 모두 같은 사람이라 여기면 좋을 텐데 부자만 다른 것처럼...

    노리코가 남편과 헤어지고 싶어질 만하네요^^


    희선

    2013.02.17 19:40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꿈에 날개를 달자

      돈 많은 사람과 결혼했다고 해서 행복한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여태까지 내가 살았던 인생을 부정하는 남편이라면.... 저는 싫을것 같아요.
      그냥 나로 살고 싶지 누군가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삶을 싫더라구요.
      부자들은 부자만의 마인드가 있어서... 서민들의 생각과 다른것 같아요...
      저는 그냥... 자유롭게 살고 싶어요.

      2013.02.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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