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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희빈 사랑에 살다

[도서] 장희빈 사랑에 살다

최정미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역사를 말할 때 역사의 흔적은 승자의 기록이라고 말한다. 승자의 관점에서 상대를 이해하고, 상대를 몰아치고, 상대를 비판한다. 하지만 생각해 본다. 만약 패자라면... 패자라고 하고 싶은 말이 없을까? 아마 승자보다도 더 많이 하고 싶은 말이 많을 것이다. 내가 학교 다닐 때 배웠던 장희빈은 희대의 악녀였다. 요부도 이런 요부가 없고 악녀도 이런 악녀가 없다. 하지만 생각해 본다. 그녀를 그렇게 만든 이유, 그녀를 그렇게 만든 시대적 상황, 그리고 그녀를 그렇게 만든 숙종의 이기적인 마음까지... 이 책은 철저히 장옥정의 입장에서 쓴 글이라고 생각한다. 만약에 장옥정이 다시 살아나 자신을 변호한다면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그녀의 삶을 잔잔하지만 아프게 서술하고 있다.

 

 

장옥정은 역관의 딸로 태어났다. 장옥정이 여덟 살 되던 해 용문사에 갔다가 아버지는 이런 말을 듣게 된다. “비단 장수의 여식이 경국지색의 자색을 지녔구나. 허나 어찌할꼬? 나라의 국모가 둘일 수 없을뿐더러, 하나가 없으면 나머지 하나도 지아비에 의해 피를 토하고 죽임을 당할 명운인 것을!” 그래서 아버지 장경은 장옥정에서 바느질을 시키지 않았다. 아버지의 사랑을 받은 장옥정의 인생이 비틀어지기 시작한 것은 아버지가 죽고부터... 집안이 힘들어지자 장옥정은 어머니와 함께 바느질을 시작하고 그녀의 솜씨는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장옥정의 당숙 장현으로부터 궁으로 들어가라는 명을 받게 된다. 남인의 편에 줄을 선 장현은 장옥정으로 하여금 숙종의 사랑을 받도록 그녀를 움직이려 하고, 장옥정은 진심으로 이순(숙종)을 사랑하게 되는데...

 

 

이 책을 읽고 장옥정의 마음을 모두 이해할 수는 없고, 장옥정의 상황을 다 알았다고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생각한다. 이렇게 장옥정의 입장을 대변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안타까운 마음을.. 지존의 자리에 앉아 있지만 늘 불안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왕. 그 왕을 쥐락펴락 하고 싶었던 당파가 다른 신하들. 그 남자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장옥정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었고, 인현왕후 민씨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었을까? 열심히 투기하고 열심히 질투하고 열심히 뒤 담화(?)를 하는 게 여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이었을까? 어찌 보면 왕의 여인들은 모두 불행한 것 같다. 그곳에서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지, 어떻게 하면 사랑받을지 고민하고 머리 굴려야 했을 테니까. 그 안에서 악녀가 되지 않는 그런 여자들이 더 신통(?)한 것 아닐까?

 

 

인현왕후 민씨. 자식을 못 낳고, 오래도록 중국의 자리를 지키자면 중궁은 후궁과는 달라야 한다. 후궁과 미를 견주기보다는 덕으로 우월해져야 한다. (225)

전하는 처첩간의 갈등을 정치적 목적에 이용하시면서 많은 것을 얻어내셨다. 전하가 잃으신 것은 없으시지. 나에게(인현왕후 민씨) 씻을 수 없는 한과 모욕을 주신 것도 전하시고, 희빈 장씨에게 역시 광영과 상처를 번갈아 주신 것도 전하시다. 전하는 나와 희빈 장씨를 번갈아 쥐었다 폈다 하며 달면 삼키고 쓰면 뱉어 내셨다. 내가 중전의 자리를 다시 찾으면 기쁠 줄 알았다. 그러나 아니었어. 위안이 되는 것은 있지. (중략) 희빈 장씨와 나 모두 그분의 희생양인 것이다. 세상에 사람의 마음은 결코 영원할 수 없는 것을. 더욱이 주상과 같이 변덕스러운 성정을 가진 분의 마음은... (322)

 

 

이 책을 읽으면서 같은 여자 입장에서 화가 났고, 속상했다. 여자를 인격적으로 대하기보다 아들을 생산하기 위한 수단으로 밖에 생각하지 않았던 사회 안에서 자신을 지키고 사랑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그녀에게 역사의 기록은 잔인했다. 이 책 내용이 모두 맞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 시대 왕의 여자들의 인생이 조금은 안타까웠다. 조만간 SBS에서 김태희 주연으로 장옥정의 이야기를 만든다고 한다. 여태까지와는 다른 장옥정을 그린다고 하는데 이 책이 혹시... 그 드라마의 원작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왜냐하면 이 책에서 장옥정을 패션 아이콘(?)으로 설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배우(음 배우 김태희가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서리... 예쁘기는 참 예쁜뎅.. )를 생각하면 장옥정의 느낌을 제대로 살릴지 의문스럽지만... 궁금하기는 하다. 어떤 느낌으로 그려질지...

 

 

사랑을 누구보다 중요하게 생각했던 장옥정. 그녀의 삶이 어떤 것이 진짜인지는 모른다. 죽은 사람은 말이 없으니까. 하지만 장희빈의 입장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대변하는 이런 책이 나왔다는 것을 알았다면 좋아하지 않을까? 음... 이 부분은 아닌데...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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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금비

    여자는 시대물에서 수동적인 존재로 그려지는게 대부분이라면 실제 그리 살았다는 반증인데 그런 역사들이 쌓여 이만큼 진보한것에 감사하고 다행이고 더 나아가는데 나도 기여해야할것 같고요.장희빈은 정말 드라마로 많이 우려먹네요ㅡㅠ

    2013.02.19 10:34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꿈에 날개를 달자

      그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희생만을 강요받았던 그 안에서... 장희빈도 어쩜... 시대의 희생자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근데 이번에 나올 장희빈이라는 드라마는 어떨지... ^^

      2013.02.20 12:52
  • 파워블로그 후안

    승자의 기록에 의해 역사의 희생물이 된 대표적인 인물이 희빈 장씨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인현왕후와 희빈장씨, 그리고 숙빈 최씨로 이어지는 숙종의 여자들에 관한 얘기는 언제나 사극의 중요한 소재가 되지요. 꿈날개님 말씀처럼 제가 알던 장희빈도 천하의 요녀였지만 조금씩 역사를 알게되면서 부터는 그녀가 악녀이던 아니던 그녀에게 동정이 가는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김태희가 장희빈역으로 나오는 드라마라...우리가 알던 장희빈과는 좀 어울리는 않는건 사실이네요....하지만 어쩌면후대인 우리가 해야하는 일은 역사속에 감춰진 사실을 알아내 진실에 좀 더 가까워져 가는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2013.02.19 10:46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꿈에 날개를 달자

      승자가 기록했기때문에 장희빈을 요부이자 요녀로 묘사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하게 됩니다. 꼭 이책이 아니더라도요... 다른 역사책을 보게 되더라도 그런 생각이 들구요.
      숙종의여자들은... 결코 행복했을 것 같지 않아요. 워낙 여자들 마저도 많이 이용했더라구요.
      김태희가 그리는 장희빈은 어떤 내용이 될지 궁금하기는 한데... 연기가 좀... 부족하잖아요 그녀의 인생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

      2013.02.20 12:54
  • 라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인물이라고 지나치기 쉬운데 장희빈 역시 역사속에서 보면 안타까운 인물임에는 틀림없는거 같아요. 다른 어떤 시대보다 조선왕조 500년이 왜곡된 역사를 많이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요즘들어 더 하고 있어요.

    2013.02.19 12:41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꿈에 날개를 달자

      맞아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말 그녀의 삶을 다 알수는 없지요.
      그래서 안타깝더라구요. 그 시대를 살지 않았기에 어떤게 맞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찌보면 다 맞는 것일 수도 있겠다 싶어요.. 각자의 입장에서는...

      2013.02.20 12:56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