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논술 수업을 하면서 그런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사람의 얼굴이 다르듯 아이들 역시 다양한 방법으로 책을 읽고 글을 쓰게 된다는 것을. 아이들은 모두 제각각의 글씨체로 글을 쓰는데 글씨를 예쁘게 쓰는 아이의 글은 한 번 더 체크하게 된다. 물론 글씨를 잘 쓴다고 한글을 더 사랑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예쁜 글씨에 한 번 더 눈길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웃긴 일이지만 글씨 잘 쓰는 아이를 만나는 건 쉽지 않은 일이 되어 버렸다.
매일 한글과 만나지만 우리는 정성들여 글씨 쓰는 일이 없다. 블로그에 리뷰를 쓰고, 하루 일을 정리하며 일기를 쓸 때도 많은 사람들은 일기장보다 컴퓨터 한글 문서에 쓰고, 저장하는 일이 더 많은 테니까. 음.... 나도 그렇다. 나의 일상을 체크해보니 내가 글씨를 쓸 때는 딱 한 번. 가계부를 쓰는 것. 그리고 가끔... 편지를 쓰는 정도? 정말 한글을 쓸 일이 이렇게 줄었구나 싶어 쓴 웃음이 나온다.

- 무슨 글자처럼 보이나요? 무한도전. 글씨 참 예쁘다
책을 하나 만났다. 너무 간단(?)하다 못해 뭐 이런 것도 책으로 나와? 할 정도의 그렇고 그런 책. 하지만 이 안에는 한글을 생각하고 어떻게 쓸지 고민한 흔적이 많다. 한글을 읽는 것이 아니라 ‘그리다’라는 개념으로 바라본 상상력이 참 예쁘다.
- 훈민정음이라는 글씨가 보이나요? '훈'자가 선비님이 되었네요. ^^
- 이건 어때요? 혹시 독도라는 글자로 보이나요?
무엇보다 가장 좋았던 것은 ‘무한도전’, 과 ‘훈민정음’이라는 글자.
이렇게 상상하고 이렇게 바라본 작가의 정성과 상상력에 박수를 쳐 주고 싶다.
앞으로 한글을 다양하게 연구하고 디자인하는 사람들이 나오면 좋겠다.
컴퓨터나, 스마트폰 글씨체만 만들지 말고 실제 글로, 그림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더 좋을 것 같다. 짧지만 예쁜 책... 하지만 사서 보기에는 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