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코 시리즈을 펴내다가 작가는 잠시 외도(?)를 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전편과 똑같이 경찰 이야기지만, 내용은 살짝 다르다. 경찰이 등장하기는 하나, 주인공이 아니고 오로지 화자로 제 역할을 한다. 주인공을 찾아가는 이야기꾼이라고나 할까? 조금은 복잡하고, 한 눈을 팔게 되면 이야기의 흐름이 끈길 수도 있으므로 정신을 차리고 읽어야 하니 주의 하도록. ^^
1장 어둠 한 자락
고가네이 시 연립주택에서 불량배가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죽은 남자는 고이케. 그는 젊은 여성에게 매춘을 강요하고 돈을 떼먹고 심지어 마약에 찌들게 만든다. 용의자는 그런 고이케를 증오한다. 하지만 살인현장 속 어두운 곳에 누군가의 그림자가 나타난다. 바로 이토 시즈카...
2장 반디거미
폭주족이면서 오토바이를 튜닝해서 파는 퇴물 똘마니 가가 마코토. 그가 칼에 찔려 죽는다. 범인은 이무라 유미의 남자친구 미즈노 유이치. 하지만 미즈노 유이치는 자살하고 만다. 이 사건을 조사하던 경찰은 이름과 얼굴이 일치하지 않는 어떤 여성을 발견하게 되고 그녀가 이 사건을 주도한 사람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그녀는 바로 이토 시즈카...
3장 썩은 시체 나비
경찰 과장 이토에게 사건 의뢰를 받은 사립 탐정 아오키. 아오키는 불륜 사건을 의뢰받아 추적하다가 그 과정에서 이토 시즈카를 만나게 되는데...
4장 검은비
이토과장은 자주 가던 이발소에서 미유키를 알게 된다. 미유키에게는 그녀를 괴롭히는 남자가 있고 그 남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토가 나선다. 그 과정에서 미유키를 괴롭히던 남자가 죽게 되고 이토 과장과 미유키 그리고 이토 시즈카와 가족이 되는 과정을 그리게 되는데..
5장 죽음의 춤과 잔
난바라 오시오라는 부동산 업자의 집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많은 사람이 죽은 그곳에서 난바라 미오라는 아이가 없어진다. 겨우 9살인 그녀는 어디로 없어진 것일까? 그녀를 찾는 과정에서 다시 이토 시즈카의 이름이 오르내리게 되는데...
6편 혼자서 조용히
드디어 범인이 잡혔다. 하지만 과연 그녀가 범인일까?
처음엔 6편의 단편인줄 알았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한 여성. 이토 시즈카의 이야기이다. 6편을 모두 읽어야 이야기의 퍼즐이 맞춰지고, 완성된다. ‘히토리 시즈카’는 일본어로 홀아비 꽃대를 의미하고 꽃말은 외로운 사람이라고 한다. 이 의미 말고 다른 의미도 있는데 히토리는 ‘혼자서’ 라는 부사, 이 단어와 ‘조용히’라는 뜻의 형용사인 시즈카를 더해 ‘혼자서 조용히’란 뜻을 담고 있다. 즉 모든 살인을 혼자서 조용히 꾸몄다. 그녀가 왜 이렇게 무섭고 무거운 길을 갔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는 있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100% 납득할 수는 없다. 이야기 자체는 재미있지만.. ^^
어린 시절 얼마나 속상하고 아파야 이렇게 잔인해질 수 있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가족을 버리면서까지 그녀가 원했던 인생은 무엇이었을까? 아버지가 누군지 모르고, 계속해서 바뀌는 아버지. 심지어 폭력을 사용하는 남자의 모습을 보면서 이토 시즈카는 무엇을 생각했을까? 어린 시절이 불행하다고 해서 아이들 모두 우울하게 자라지 않는다. 마음속에 한을 품고 자라지도 않는다. 하지만 왜 많은 사람들은 범죄가 일어났을 때 그 사람의 어린 시절을 알려고 할까? 그리고 기어코 어린 시절의 아픔을 찾아내 원인이라고 말한다. 모든 것에 동의 하지는 않지만 확실한 건 어린 시절의 아픈 트라우마는 오래간다는 것. 그리고 상처로 남는 다는 것이다. 우리가 왜 아이들에게 사랑을 주며 키워야 하는지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