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 학부형으로 만난 지인이 있다. 보통 초등학교 학부형으로 만나게 되면 아이들이 학교를 졸업하거나, 혹은 이런 저런 사연들로 기분 상해 멀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하는데 그 분과 나는 벌써 7년째 우정을 나누고 있다. 〈생각해보면 나에게도 초창기 멤버가 꽤 되었는데... 이런 저런 사연들로 지금까지 우정을 지키는 사람은 딱 한 명이 되었다〉그 지인 분은 나보다 2살 많은데 때론 친구처럼 또 때론 언니처럼 위로가 되어주는 분이다. 사람을 만나고 친해지는 시간들이 점점 어려워지고 힘들어진다. 또한 속마음을 드러내 놓고 만나는 것이 쉽지 않다. 예전엔 나이만 먹으면 뭐든 쉽게 해결되고 완성되는 줄 알았는데...
나이를 먹고 나면 사람 관계가 두리 뭉실해지고, 그렇게 되면 사람 관계들이 쉬울 줄 알았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사람 관계는 힘들다. 더군다나 어떤 일로 기분이 상하면 그 상한 기분이 생각보다 오래 갈 때가 있다. 그런 일들로 맘 상하는 날 보며 내가 이런 사람이었나 싶어 화가 날 때도 있지만 사람 관계는 이론처럼 딱딱 들어맞지 않으니.. 마흔이 넘은 지금도 마음을 터놓고 고민을 이야기 하는 건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상황에서 마음에 맞는 언니를 만난다는 건 행운과도 같은 일이란 생각이 든다. 나와 성향 자체가 참 많이 다르지만 다르기에 서로 힘이 된다. 어떤 식으로든 서로에게 응원이 되고 힘이 되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다.
예쁜 책을 만났다. 책을 읽고 있으면 정말 이 세상 어딘가에서 누군가 날 응원해 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어른이 되어도 외로울 수 있고, 어른이 되어도 울 수 있다고, 그래도 괜찮은 거라고 위로 해주는 그런 책이다. 삶에 정답이 없듯, 어른의 모습에 정답은 없다. 우울해해도, 아파해도, 소리치고 화를 내도 상관없다. 때론 그렇게 발산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으니까. 햇살 가득한 날. 그리고 봄바람이 살랑 불어오는 날. 꽃냄새 발산하는 벤치에 앉아 이 책을 읽으면 완전 대박일 것이다. 내 마음이 이 책과 같으니까. ^^
이기적이어도 괜찮아.
후회 없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주어진 일들을 열심히 하고, 남을 이해하고 도우면 후회가 없을까?
열심히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고
남을 이해하고 도우며 살아가는 것도 훌륭하지만,
그것과 더불어 반드시 갖춰야할 건 지혜라는 생각이 들어
열심에도 지혜가 필요하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돕는 일에도 지혜가 필요해.
지혜 없는 열심은 몸과 마음을 망가뜨릴 수 있고,
지혜 없는 이해와 도움은 오래도록 같은 마음일 수 없겠지.
주어진 일들과 다른 사람들에게 집중했던 시선을
잠시 나에게로 돌려보면 어떨까? 〈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