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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도서] 종이달

가쿠다 미쓰요 저/권남희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가끔 뉴스에 등장하는 은행공금을 횡령한 여직원의 이야기. 그녀는 무슨 생각에 고객의 돈을 그렇게나 많이 횡령한 것일까? 명품에 빠져서? 남자에 빠져서? 아님 자신의 삶이 비루해서? 누구보다 단아하고 다정하게 웃고 고객을 대했을 그녀들. 그녀들의 마음을 따라 가다보면 그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까?

 

이 책의 주부 에메자와 리카의 회상으로 시작한다. 자신이 근무하던 은행에서 1억엔을 횡령한 리카. 리카의 여고 동창생 유코, 요리 교실에서 만나 친구로 지냈던 아키, 한 때 연인 관계였던 가즈키.. 각기 다른 모습으로 리카를 떠 올린다. 리카는 평범하게 회사원 남편과 살고 있었다. 가슴 떨리는 그 무엇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평범하게 사는 자신이 나쁘지 않았다. 아이를 갖고 싶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친구의 권유로 은행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돈을 벌기 시작하다 조금씩 자신감도 생기고 인생이 즐거워진다. 그런 와중에 실적도 올라 시험을 봐 계약 사원이 된다. 계약 사원이 된 리카는 돈은 많지만 외로운 노년층에게 특히 인기가 좋다. 그러던 어느 날 돈은 많지만 인색한 노인의 손자 고타를 만나 삶이 변하게 된다. 가난하지만 영화에 대한 꿈을 가진 고타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던 리카. 그녀는 고타를 위해 고객의 돈에 손을 대기 시작하고 시간이 지나자 돈에 대해 무감각해진다. 없는 상품까지 스스로 만드는 치밀함을 보이는 리카. 하지만 고타의 마음이 영원히 리카에게 있지 않았는데...

 

. 사실 없으면 불편하다. 그건 인정하지만 돈이 내 인생의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돈으로 흥 한자 돈으로 망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에. 나는 돈이 없다는 것. 돈이 없어서 불편했던 기억이 많은 사람이다. 돈으로 인해 대학을 남들보다 늦게 갔고 대학에 입학해서도 등록금으로 아르바이트를 전전했으니까. 그 당시 나 역시 이런 저런 유혹이 많았다. 몇 달만 일하면 등록금은 금방 벌 수 있다는 이런 저런 일들. 하지만 그게 가당키나 할까? 돈을 많이 번다는 것에 대한 함정. 그 함정에 빠지면 나오기 힘든 수렁이 될 수도 있는데? 그래서 돈이란 무서운 것 같다. 로또에 맞은 사람들이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하나다. 넘치는 돈을 주체할 수 없고 그런 돈을 써 본적이 없기에 흥청망청 될 수밖에 없다는 것. 돈으로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지만 세상은 또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 않다는 것을 그들은 몰랐던 모양이다. 처음엔 죄책감도 있었을 것이고, 겁도 났을 것이다. 하지만 걸리지 않고 몇 년이 흐르면 그 감각도 무뎌지기 마련이다. 더 큰 돈을 위해 서류를 위조하는 일이 생기니까.

 

리카 뿐 아니라 리카를 회상하는 사람들. 이들도 돈에 의해 희비가 엇갈린다. 지나치게 절약을 강조하는 유코 때문에 힘든 가족, 쇼핑 중독 때문에 이혼 당했으면서 고치지 못하는 아키, 어린 시절 유복했던 아내가 자신의 아이에게는 그렇게 하지 못함을 억울하게 생각하고 대출을 받아 유복함을 선물하려는 모습 때문에 힘겨운 가즈키까지. 돈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대출을 받으면서 까지 유복함을 유지하려는 사람이나, 쇼핑으로 외로움을 달래는 사람이나 모두 돈의 노예가 된 것 같아 안타깝다. 그리고 생각한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대부분의 사람들.. 돈을 풍족하게 쓰지 못한다. 적당히 절약하고 적당히 소비하면서 생활하고 꾸려나간다. 남들보다 멋진 옷을 입었다고 해서, 남들보다 비싼 명품 백을 들었다고 해서 그 사람의 인생이 명품일까?

 

이 책의 제목이 왜 종이달 일까 생각했는데... 옛날 일본의 사진관에서는 초승달 모양의 가짜 달을 만들어 그 밑에서 사진을 찍는 것이 유행이었다고 한다. 그 밑에서 행복한 모습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 내 가족들과 행복한 한때를 사진으로 남겼을 사람들. 하지만 지금은 가질 수 없는 행복이다. 리카에게는.. 리카는 돈이 행복의 조건이라고 생각했을까? 책에는 그런 말이 나온다. 제발 누군가 나를 말려달라는.. 아니 들키고 싶지 않다는 마음과 함께 들켜야 한다는 상반된 마음. 적은 금액일 때 알려졌다면 도주하는 인생은 아닐 텐데.. 이런 사건이 우리나라에도 있기에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았다. 돈에 대한 정의. 그리고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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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떼

    벌써 읽으셨군요. 전 이 책 찜해 놓고 망설이고 있어요.
    돈을 둘러싼 이야기는 항상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거 같아요.
    돈을 저 역시도 좋아하지만 돈 만이 최고는 아닌데... 쉽은 마음도 앞서서요.
    돈으로 살 수 없는 행복이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너무 쉽게 잊어먹고 사네요.

    2014.12.19 10:42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꿈에 날개를 달자

      이 책 생각보다 좋았어요. 돈에 대한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구요.
      돈이란 게 그렇잖아요. 있으면 좋지만 과하게 욕심을 내면
      늘 파멸이 온다는 것.
      저도 돈을 좋아하지만.. 돈을 쫓아가고 싶지는 않더라구요.

      2014.12.20 13:31
  • 파워블로그 게스

    옛날부터 어른들이 하던 말이 있어요. 부부관계가 없으면 헤어지게 되어 있다고..
    아무리 아니라고 부정을 해봐야, 돈이 많으면 하고 싶은 걸 더 많이 싫컷 할 수 있고 돈이 없으면 반대가 되는 세상이라, 돈을 중심으로 세계를 보는 것이 전혀 이상할 것은 없을 것 같기도 해요. 참 일반우편으로 보냈는데 받으셨나요?

    2014.12.19 12:57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꿈에 날개를 달자

      맞아요. 돈으로 할 수 있는게 점점 더 많아지니까요.
      그래서 더욱 씁쓸하더라구요. 돈으로 할 수 없는 게 많아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까요. 나만 돈을 부정할 수도 없구요. ㅠㅠ

      감사해요. 어제 받았답니다. 재미있게 읽을께요.

      2014.12.20 13:32
  • 파워블로그 블루

    리카가 도주하면서 과거를 회상하는 이야기인가요?
    돈 많으면 더 좋겠지만, 너무 많아도 다른쪽으로 새겠지요?
    더 벌려고 하는 욕심도 생길테고요.
    이책, 어쩐지 조금 쓸쓸해집니다. 추천. ㅋㅋ

    2014.12.19 14:50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꿈에 날개를 달자

      도주한 곳에서 회상하는 것으로 시작해요.
      그래서 리카가 자꾸만 '만약에'를 생각하지요.
      만약에 취직을 하지 않았다면 만약에 고타를 만나지 않았다면...
      하는 식이요. 그래서 더 씁쓸하구요.

      2014.12.20 13:34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