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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도서] 꽃밥

슈카와 미나토 저/김난주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현실에서 전혀 없을 것 같은 이야기는 그냥 이야기로 끝난다. 하지만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 있는 이야기는 그런 경험을 한 사람들이 나타나기에 더 신비롭고 무섭다. 여기 여섯 편의 단편이 있다. 어디서건 한 번이라도 들어본 적 있을 것 같은 이야기. 그런 이야기 였기에 따스하고 아프고 절절하다.

 

첫 번째 이야기 꽃 밥은 동생의 전생에 관한 이야기다. 동생 후미코는 예전에 기요미라는 여자였고, 어떤 남자의 칼에 맞아 죽었다. 동생이 살았다고 주장하는 동네에 가보게 된 오빠와 후미코. 그곳에선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두 번째 도까비의 밤은 이웃들로부터 차별을 받는 한국인 형제에 관한 이야기다. 모두가 가까이 하지 않는 몸이 허약한 정호. 정호의 어머니로부터 책을 빌려달라는 부탁을 받은 주인공. 자주는 아니어도 어울리게 되지만 정호는 결국 죽게 된다. 그리고 이 동네에 정호의 귀신이 출몰한다고 생각하는데... 세 번째 요정 생물은 우연히 신기한 생물을 사서 키우게 되는 소녀의 이야기다. 요정 생물은 행운을 따른다고 하지만 그것도 잠시 집안에 불행한 일이 생긴다. 이후 소녀의 인생은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는데.. 네 번째 참 묘한 세상은 젊은 삼촌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다. 어이없이 죽게 된 삼촌을 장례가 끝나고 화장터로 데려 가려는데 차가 움직이지 않는다. 삼촌이 생전 좋아했던 여자 세 명이 모이고 나서야 차가 움직이는데... 다섯 번째 오쿠린바는 고통스럽지만 죽지 못해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게 편안한 죽음을 선사하는 일을 하는 사람의 이야기다. 독특한 직업을 어린 나이에 경험하게 되는 주인공. 그녀는 그 직업을 이어가게 될까? 여섯 번째 얼음 나비는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주인공 남자 아이가 우연히 들린 묘지에서 어떤 누나를 만나게 된다. 누나에겐 아픈 사연이 있고, 그녀와 이야기를 하며 소년은 마음의 안정을 찾아가는데...

 

내가 한국 사람이라서 그런지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도까비의 밤이다. 전쟁이 끝나고 어렵게 일본에서 살게 된 한국인 가족. 그들이 남쪽 사람인지 북쪽 사람인지 모른다. 하지만 일본사람들은 그들을 경계하고 보이지 않는 차별을 한다. 조금은 가깝게 지냈지만 주변 친구들에 의해 정호를 내쳤던 주인공. 하지만 정호가 죽고 나자 주인공은 죄책감에 시달린다. 아이들은 차별을 모르지만 어른들에 의해 학습되고 차별을 배우게 된다고 생각하는 주인공. 만약 그 차별에 보다 당당했다면, 그리고 아니라고 말할 수 있었다면 주인공은 후회를 덜 하게 되었을까? 이후 동네에 나타난 귀신. 사람들은 그것마저도 정호의 탓이라 생각하고, 정호의 부모님이 동네 사람들에게 귀신이 나타나지 않는 방법을 알려준다. 한국에서는 그렇게 하면 된다고 했다며... 창마다 걸려 있는 고추를 보며 주인공은 생각한다. 정호네 가족에게는 정말 잔인한 풍경이었을 것이다. 모두가 정호를 꺼리고 쫓아 보내려 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정호가 정말 그 풍경을 봤다면 얼마나 서글펐을까. 모두가 자신을 거부하고 있는 셈이니까. (96-97)

 

나는 한국에서만 살아서 우리나라 사람에게 가해지는 차별을 느껴 본 적이 없다. 내가 나타나면 어느 순간 공기 흐름이 달라진다는 것을 느끼는 그 순간.. 한 번도 그런 순간을 느껴본 적 없기에 그 묘한 느낌이 소름끼친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살아가야할 수밖에 없는 현실도 아프다. 예전보다는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나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혹은 모른다고 착각하는 사이에 차별은 생겨나기도 한다. 소외되고 외로운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주변을 돌아보는 그런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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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떼

    저도 재밌게 읽은 책이었어요. 삼촌의 죽음을 통해 모인 여자들의 이야기에는 저럴수 있나 싶으면서도 삼촌이 얼마나 매력적이면 저절까 싶어 헛웃음이 나기도 했어요. 개인적으로 도깨비 밤에 나온 한국 형제의 이야기가 마음이 젤 아팠어요.

    2014.12.21 11:51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꿈에 날개를 달자

      맞아요. 그 부분은 으스스 하다기 보다는 재미있었어요. 누군가를 사랑하는게 여러 사람일 수 있겠구나 싶기도 하구요. 죽고 나서 여자들이 하는 행동이 재미있었어요.
      그렇게 우정을 나눌 수도 있구나 싶어서...
      맞아요. 도까비는... 우리 나라 아이의 이야기 여서 마음 아팠어요.

      2014.12.22 14:31
  • 스타블로거 ne518


    다른 나라 사람이어서 차별하는 것도 있지만, 다른 것 때문에 같은 나라 사람을 차별하기도 하죠 자신이 나타나면 분위기가 바뀌는 것, 어쩐지 느껴본 적 있는 것 같기도... 대체 무슨 일 때문이었을지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많이는 아니고 한두번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다르다고 해서 차별하는 일은 없어야 할 텐데요 어른이 그러면 아이들까지 따라하죠 그럴 때 스스로 생각해야 하는데...


    희선

    2014.12.22 00:07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꿈에 날개를 달자

      다른 나라 사람이여서 차별하는 것도 있지만 시대적 상황때문이기도 하겠지요.
      2차 세계대전의 패망으로 한국 사람을 싫어했으니까요.
      차별도 심했고 무시도 심했다는 것을 보면...
      어른들을 따라 아이들이 차별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이 부분을 읽으면서는 좀 많이 아팠어요.

      2014.12.22 14:32
  • 파워블로그 아자아자

    어째 위의 책 갈증도 이 책도 두 글자인데 다 으스스하고 기분 별로일 것 같은 내용이네요.ㅠㅠ

    2014.12.22 22:11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꿈에 날개를 달자

      그렇네요. 그나마 이 책은 으스스하진 않았어요. 따스한 이야기도 있었다는.. ^^

      2014.12.23 10:17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