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친하지 않은 친구에게서 전화가 와서 보험을 들어달라는 부탁을 받은 적이 있다. 차라리 모르는 사람이라면 바로 거절을 해버릴텐데 이럴 경우 참으로 난감하다. 내가 일하는 사무실로도 보험 설계사가 찾아와 상품을 설명하기도 하고, 어떤 경우는 기존에 내가 들고 있는 보험 설계 담당자가 새로운 보험을 들고 찾아와 설명한다. 보험 설계사가 하는 말 흐름을 보면 대부분 보험을 들지 않으면 손해이고, 미래에 닥칠 불행한 일들을 쭉 늘어놓고 보험을 들었을 경우 보험 회사에서 알아서 다 보상해주니 보험을 안 들면 바보이다는 식으로 보험 권유를 한다. 참으로 끈덕지다. 귀가 얇은 편인 나도 결국은 이래저래해서 몇 건의 보험을 들었고, 그 중 두어 개는 원금 손해를 감수하면서 해약을 한 적도 있다. 해약이 현명한 것은 결코 아님에도 보험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없었기에 손해를 보면서 해약했던 것이다. 그렇다고 앞으로 내가 보험을 들 일이 생기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주위사람들을 보면 실비보험 정도는 하나씩 가입하고 있다. 기존에 들어놓았던 보험과 중복되는 것이 많아 망설이고 있는 중이다. 이 책을 읽은 가장 커다란 이유는 현명한 보험 가입자가 되기위함이다. 더구나 이 책의 저자는 현재 보험 회사에 다니고 있는 보험 설계사이며 블러그를 통해 보험에 대한 여러 조언을 해 준 분이기에 내가 전혀 알지못하는 보험 분야에 대한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하고 읽어나갔다. 결론을 말하자면 이 책을 통해 보험에 대해 관심을 갖게되었다고 표현이 가장 적절할 것이다.
특히 실손의료보험은 내가 요즘 당장 들어야하나 몇 년 후 들어야하나 갈등하고 있는 보험이다. 실비보험에 대한 설명도 자세히 나와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환급형 보험의 실체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알았고, 비갱신형과 갱신형의 차이도 정확히 알았다. 앞으로 보험을 가입하고자 할 때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저자와 같은 마인드를 가진 보험 설계사를 만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전문가의 꼼꼼한 설명과 조언을 들으면서 내가 스스로 설계하는 보험. 이 책을 읽으니 뭐 그리 어렵지만은 않을 것 같다. 오늘 당장 장롱 안에 들어있는 보험 증서를 꺼내 꼼꼼히 살펴봐야겠다. 내가 들었던 보험 과연 잘 들었는지를 살펴보는 눈이 조금은 뜨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