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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빛과 색

[도서] 친절한 빛과 색

박리노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 장래희망은 언제나 <만화가>였다. 주변 사람들 중에 내 꿈을 모르는 이가 없었다. 극도로 소심한 성격이면서 꿈 얘기는 숨김없이 잘도 떠벌리고 다녔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면서도 색 쓰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았다. 물감을 사용한 채색은 선화보다 작업도 까다롭고 수정도 수월치 않았다. 채색을 끝마친 그림은 내 의도대로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의도대로 안 되니 시도하는 횟수도 점차 줄어들었다. "어차피 만화가는 주로 흑백원고를 작업하니까 상관없겠지"라는 심정으로 숙제를 계속 미뤄왔다.

 

그리고 웹툰의 시대가 도래했다. 만화에서 <색>이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가.

 

다행스럽게도, 예전보다 채색 작업은 디지털 프로그램을 통해 한결 수월해졌다. 디지털 작업은 선화를 손상하지 않고 채색 부분을 얼마든지 수정, 삭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패해도 완전히 새롭게 시작하기가 가능하기에 나는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채색에 도전할 수 있었다.

 

문하생 생활을 거쳐, 지인 작가들을 도와 채색 작업을 여러 번 맡았다. 색을 지정하고 채우고 명암을 따는 과정은 창의적이면서도 동시에 기계적인 반복 작업이기도 하다. 수차례 마감을 거치면서 채색의 경험치는 어느 정도 쌓였지만, 관련 기초 공부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부쩍 들었다. "이게 과연 나만의 개성을 담아낸 색일까?"라는 고민도 많았다.

 

그러던 중 넷상에서 눈여겨봤던 박리노 작가의 신간이 출간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친절한 빛과 색>.

탄탄한 데생을 바탕으로 산뜻한 색을 쓰는 작가라 그의 채색 노하우가 내심 궁금했다.

 

 


 

저자는 책에서 "색은 주관적인 감각" 이라고 적고 있다.

 

색은 현실에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주관적인 감각>입니다.” (p.114)

색은 물체의 성질이 아니고 빛의 조건에 따라 시각기관에서 다르게 인지할 수 있는 <주관적인 감각>입니다.” (p.20)

 

이어 "빛이 색을 만드는 원리는 굉장히 중요한 지식"임을 강조하고, "사실적인 색을 채색하기 위해선 색을 나타나게 하는 빛에 대한 이해가 필요"(p.11)하다고 밝힌다. 그렇기에 책은 <색> 못지않게 <빛>의 개념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용어와 원리를 설명할 때 만화형식을 빌려 독자가 최대한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배려한다. 단순히 채색 기법을 알려주기에 앞서 개념을 차근히 짚고 가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디지털 프로그램을 사용하면서 자주 접하게 되는 <색상, 채도, 명도>의 개념을 명확히 정리한 부분도 마음에 들었다. 책 전반에서 색상, 채도, 명도는 끊임없이 언급되므로 정확히 이해하고 넘어가는 것이 좋다. (중요한 내용인 만큼 PART 6에서 더욱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원리를 설명한 뒤에 그림으로 실제 예시를 선보여 이해도를 더욱 높여준다. 저자의 수려한 그림 덕에 눈이 절로 즐거워진다.

 

 

 

 

<친절한> 제목답게 튜토리얼도 꼼꼼하게 진행된다. 앞에서 언급한 개념을 상기하는 동시에 레이어 설정, 색 조정 등 디지털 프로그램의 활용법도 빠뜨리지 않는다.

 

 

 

보통 실용 미술 서적은 기법을 다루는 튜토리얼 중심으로 내용이 진행되는 편이다. 하지만, <친절한 빛과 색>은 색을 예쁘고 효율적으로 칠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보다는 빛과 색의 기본 용어와 원리를 꼼꼼히 설명한다. 왜 그렇게 기초 개념을 숙지해야 하는지는 책 곳곳에 배치된 저자의 그림들이 말해주고 있다.

 

빛과 색을 정확히 이해해야만 한층 더 사실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채색이 가능하다는 것을.

 

그동안 나는 색을 칠할 적에 기술적인 능숙함만을 중요하게 여겼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정작 빛과 색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턱없이 부족했음을 깨달았다. 더불어, 그동안 공부가 부족했던 부분을 <친절한 빛과 색>을 통해 배울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물론, 책을 완독한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이제는 배운 것을 토대 삼아 실제로 펜을 들고 그림을 그릴 차례다.

어제보다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으리라 기대하면서.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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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수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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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스블로그 예스블로그

    너구리탕면님~ 시간 내어 책 읽어 주시고 좋은 리뷰 써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건강하시고, 좋은 2월 나날 보내세요 :)

    2021.02.04 14:28 댓글쓰기
    • 너구리탕면

      저도 덕분에 좋은 책으로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2021.02.05 01:41
  • 스타블로거 cuiipa

    너구리탕면님 우수리뷰 선정 축하드립니다! 저도 어렸을 때 그림그리는걸 굉장히 좋아했었는데 어느 순간 놓게 되니까 발전이 없더라고요... 너구리탕면님의 리뷰를 보고 나니 다시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드네요. 정성스러운 리뷰 감사합니다:)

    2021.02.05 09:45 댓글쓰기
    • 너구리탕면

      sdnkao님,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2021.02.08 17:33
  • bestkjs

    일러스트가 딱보기에도 너무 예쁜책인거 같아요. 이런책과 함께라면 좋은 그림을 그릴수 있을것 같네요. 리뷰 잘보고 갑니다

    2021.02.05 09:59 댓글쓰기
    • 너구리탕면

      bestkjs님, 감사합니다 :)

      2021.02.08 17:34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