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이스마일 카다레’는 자신의 소설을 필연적으로 오독하기를 견인하려는 의도로 쓰지 않았을까? 역사(歷史)에서 기억의 문제를 논점화하였던 『잘못된 만찬』이나, 순환하는 피의 복수라는 관습을 통해 전체주의 권력의 내재화된 공포를 우화적으로 펼쳐냈던 『부서진 사월』, 그리고 대중의 몽매성과 던적스런 권력지향성을 지펴냈던 『아가멤논의 딸』 등, 이들 작품과 같이 『피라미드』 또한 고대 이집트의 대역사(大役事) 과정을 빗대어 인간 사회의 우매성과 권력의 교활성, 폭력성을 우화적으로, 그래서 문자 뒤의 의미를 해석하기를, 다시 말해 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