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쫓던 젊은 의사가 죽음의 그림자 속에서 신음하는 오지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펼치면서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남부러울 게 없는 것 같은 저자는 자신의 어머니를 한 평생 괴롭혀왔던 우울증이라는 높은 장벽 앞에서 서서히 무너져 갔다. 운명 같은 <국경없는 의사회>를 통해 아르메니아, 레바논, 시에라리온에서 극심한 빈곤과 다재내성 결핵, 에볼라 바이러스로 사투를 벌이고 있는 현지인들에게 의료봉사활동을 하는 동안 수많은 죽음을 마주하며 그동안 저자를 괴롭혀왔던 '왜 살아야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아간다. 그가 찾은 답은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이었고 그것만으로 살아갈 이유가 충분하다는 걸 깨닫는다.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그의 삶에서 소외되었던 아내와 큰 아들에게 이 책을 헌사함으로써 그 미안함을 대신하고, 저자가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아들에게 편지로써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의 아내와 성인이 된 큰 아들은 이 글로써 지나온 아픔이 모두 치유되진 않겠지만 무책임하게 느꼈졌을 남편과 아버지를 마주할 수 있는 작은 품을 얻게 되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