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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년세세

[eBook] 연년세세

황정은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우리 시대의 작가, 작가들의 작가 등의 화려한 수식어를 갖고있는 황정은 작가의 작품을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어서, 최근작인 연년세세를 읽었다. 

좋았고, 마음이 울리는 부분도 있었는데, 막 밑줄친 문장이 너무 절절하게 많다거나, 그런건 없었다. (역시 남들이 다 좋아도 나에게 좋은 작가는 따로 있나보다.)

특히 엄마, 아빠, 누나, 언니, 동생 이런 호칭들이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 이름 석자가 들어가 있어서 굉장히 처음에는 적응이 안 되기도 했다. 뭔가 가족 내에서의 위치가 아닌 개인으로서의 위치를 강조하는 느낌이었다. 

역시 가장 공감이 되는 부분은 <하고 싶은 말>에서 한영진이 모성에 관해 생각하는 부분이었다. 

"아기가 젖꼭지를 제대로 물지 못해 빨갛게 질려 울어대고 그게 산모의 문제인 것처럼 간호사들이 한마디씩 충고할 때마다 한영진은 좌절했고 다시 분노했으며 죄책감을 느꼈다. 모든 게 끔찍했는데 그중에 아기가, 품에 안은 아기가 가장 끔찍했다. 그 맹목성, 연약함, 끈질김 같은 것들이. 내 삶을 독차지하려고 나타나 당장 다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타인. 한영진은 자기가 그렇게 느낀다는 걸, 그렇게 생각한다는 걸 티내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

"한영진은 갓난아기와의 간격이 조금 벌어진 뒤에야 아이와 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 아이를 유심히 보고 싶은 마음, 다음 표정과 다음 행동을 신기하고 궁금하게 여기는 마음, 찡그린 얼굴을 가엾고 사랑스럽게 바라볼 수 있는 마음, 관대하게 대하고 싶은 마음, 인내심...... 모든 게 그 간격 이후에야 왔다. 한영진의 모성은, 그걸 부르는 더 적절한 이름이 필요하다고 언젠가 한영진은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타고난 것이 아니고 그 간격과 관계에서 학습되고 형성되었다. 그건 만들어졌다. 아이들을 지금은 좋아했다. 이순일이 그걸 가능하게 했다는 것을 한영진은 알고 있었다. 이순일의 노동이 그것을 가능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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