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능에서 응시생의 3% 이상이 영어에서 만점을 얻었다고 한다. 이렇게 쉬운 시험에서 실수로 한 문제라도 틀리는 것은 대입을 망치거나 다름없다고 봐야 한다. 쉬운 시험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1, 2점 사이로 등수와 등급이 바뀌는 경우에는 한 두 문제 더 정답을 맞히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더욱이 갈수록 문법 문제는 줄어들고 독해 문제는 늘어나고 지문은 길어지는데, 주어진 시간에 남들보다 한 문제라도 더 읽어서 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평소에 속독이나 순발력이 뛰어난 경우에는 걱정이 덜 되지만, 그렇지 않는 경우에는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옛말에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다. 아무리 좋은 조건과 능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써먹지 못하면 소용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영어 독해능력이 출중하더라도 점수와 연결되지 못한다면, 그것은 꿔다 놓은 보릿자루와 별반 차이가 없는 것이다. 점수와 연결되지 못해서 파편화된 지식은 흔적을 남기지 않고 시간과 함께 기억의 건너편으로 사라지고 만다. 황금같이 귀중한 젊음을 바치고 희생한 노력이 헛되지 않고 노력한 만큼 성과와 산출로 연결되어 다시 제2의 노력으로 이어지고 우리 인생을 행복해지는 밑거름으로 연결되기를 바라는 견마지로(犬馬之勞)의 마음에서 ’전략편‘과 ’주제편‘ 두 권으로 된 Power Reading이라는 책이 나왔다.
이 책의 전편(前篇)인 ‘전략편’은 논리적 추리기법을 문제 유형에 따라서 문제풀이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 ‘주제편’은 위의 문제유형을 고려하지 않고 문제들을 주제, 즉 내용별로 생활, 인문, 사회, 자연, 4가지 chapters로, 모두 16 Lectures로 분류되어 있다. 전략편에서 제시한 문제유형을 주제라는 편제 아래에 버무려서 소기의 목적으로 편집된 주제편은 각 Lecture의 시작 부문에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만을 읽고서도 본문 전체의 내용을 상상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되도록, 각 주제의 개괄적 내용을 싣고 있다. 전략편은 문제의 형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입문서라면, 주제편은 모든 문제 유형을 하나의 개괄적인 대주제에 따라서 분류된 여러 유형의 문제를 풀 수 있게 하는 한 단계 upgrade하는 심층 문제집으로 볼 수 있다. 주제편이 거시적이라면, 주제편은 미시적이다. 전략편이 총론이라면, 주제편은 각론에 해당한다. 따라서 두 권은 하나의 목표를 향해서 같이 가는 책이다. 문제의 난이도를 달리하여 새로운 문제 풀이방법을 체득하는데 도움을 준다.
Power Reading은 독해 문제를 통해 문제해결력과 독해실력을 향상시키는 과정이다(p3).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후자보다는 전자에 더 큰 기대감을 갖는다. 독해능력은 어느 정도 있지만 그 속도가 느려서 제 시간에 다 풀지 못하고 뒤의 문제를 그냥 찍고 OMR 카드를 제출한 경험이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수없이 그런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문제를 다 풀지 못하고 시험을 끝내면, 허망한 자괴감으로 하루 종일 밥을 굶은 적이 여러 번 있었다. 그런 경험을 반복하지 않으려는 생각에 접하게 된 이 책은 1점이 아쉬운 상대평가에서 시간 부족으로 몇 문제를 그냥 찍고 제출하여서 지난 청춘을 쏟아 부은 시간을 한 순간에 허무하게 흘러 보내 버리는 누를 반복하지 않는데 상당한 도움이 된다. 문제해결능력의 향상으로 시간부족 문제를 해결 해 주기 위해서 이 책이 제시하고 있는 문제 풀이 기술(Art)은 소위 ‘논리적 추리기법’이다.
Roll with the punches!!!
지금까지 영어 문제를 풀 때, 융통성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하게 읽고서 아무런 생각 없이 기계적으로(by riot)만 풀었다. 주어진 내용을 읽지 못하면 어떤 논리적 근거를 가지지 못하고 선택지를 전혀 고르려는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의 인생 선배들은 끊임 없이 우리에게 ‘생각’의 가치를 말해 왔다. 파스칼은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Man is a thinking reed).’ 인간의 존엄성은 생각하는 자체에 있다는 것이다.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하다(Cogito, ergo sum. ; I think therefore I am. ; Ich denke, also bin ich.).’라는 ‘직관’이 확실한 지식임을 발견했다. 우리는‘ 생각’이라는 것이 우리 삶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수단이라는 것을 영어 시험에서는 전혀 생각해 보지 않았고 써 먹지도 않았다. 그만큼 영어 문제를 주먹구구식으로 대면해 왔다. 그런데 논리적 추리기법에 바탕을 두고 있는 이 책은 한 문제 당 약 1분가량 주어지는 시험 시간 내에 모든 문항을 신속하게 과제 해결하기 위하여 문제가 주고 있는 모든 여건들을 일일이 처음부터 끝가지 다 일고 푸는 것이 아니라 해결에 필요한 부분만을 정확하게 읽어서 요점을 잡고 최소의 시간을 들여서 정답을 찾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이나 문제 근처의 앞이나 뒤의 문장만을 읽고 그 문장의 key word와 between the words를 기본으로 하여 거기에 자신의 무한한 상상력과 직관(intuit)을 full 가동하고, 본문이 제시하고 있는 내용의 schema가 있는 경우에는 이를 활용하여 문제를 품으로써 시간을 절약하여 한 문제라도 더 풀자는 것이다. 그만큼 우리의 생각하는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여 문제풀이 능력을 향상하는 것이다. 영어 문제를 이렇게 접근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미국인의 글쓰기 전략이 서론, 본론, 결론으로 이어지면서 철저히 논리적이라는 것을 전제로 한다.

<Lecture 05의 예제 3번(2014. 국가 7급)>은 제시문의 key word를 ‘lenient'와 ’discipline problem'으로 보이지만 lenient의 의미를 알지 못했다. lenient가 discipline과의 관계가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를 추측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호되게 가르치거나 부드럽게 가르치거나 모두 문제라고 보아서 그 방향성은 오리무중이었다. 그런데도 제시문 속의 접속사와 대명사, however와 they에 초점을 맞추어서, 앞 문장에는 복수 명사가 나오고, 제시문을 사이에 두고 앞 문장과 뒷 문장의 내용이 역접관계인 경우인 상황을 찾을 수 있었다.

<Lecture 06의 예제 3번(2003. 국가직 7급)>은 대륙법계에서 법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법실증주의자인 Hans Kelsen의 ‘What is Justice?'에서 발췌한 Plato의 철학에 관한 문제이다. 속된 말로 5점짜리 치고는 토(?) 나오게 긴 지문이다. 만약에 이 문제를 다 읽고 풀라고 하면, 아예 포기하고 그냥 찍는 게 나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논리적 추리기법은 이 문제를 첫 문장을 읽고 선택항으로 가서 자신의 논리적 추리력을 최대한 활용하여 일부 선택지를 고르고, 또 마지막 문장을 읽으면서 최종적인 선택을 한다. 만약 여기에 ’국가론‘이나 다른 곳에서 Plato 철학에 대한 schema가 있는 경우에는 그 지식을 최대한으로 활용하여 문제를 풀어도 된다. 이런 식으로 정신이 혼미하게 할 긴 지문의 문제라도 논리적 추리기법을 통해서라면 30초에서 1분 이내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Lecture 09의 Exercise 6(p142)>는 선택지에서 하나만 극히 상식적인 상황이고 나머지는 이례적인 상황이다. 이 경우에는 본문의 상황은 문제적 상황이라고 설정하여서, 문제적 사건이 사회적으로 이슈화 되고 세상에 회자된다고 생각하여 특이한 내용의 선택지를 옳은 것으로 보고 상식적 상황을 지문에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본다. 하지만 자유주의 형법체계, 법경제학적 형법체계, 즉 사법시스템에 ‘파레토 효율’이라는 경제학적 마인드를 도입하여 Coase 정리에 의해서 법적 분쟁을 해결하는 시스템에 대한 지식이 있는 경우에는 전혀 당황하지 않고 한 방에 ‘딱!’ 끝낼 수 있다.
독해능력의 향상이나 어휘력 향상보다는 독해 문제를 푸는 능력을 향상하여 시간을 절약하여 고득점을 하자는 이 책 'Power Reading'이 쓰고 있는 기술, 논리적 추리기법은 key word를 확실히 하고 가능한 적게 읽고 문제를 풀려고 하면 오히려 더 잘 풀린다. 많이 읽어서 많은 정보를 얻어서 문제를 푸는 것은 시간만 더 잡아먹지 문제 푸는 데에는 오히려 독이 된다. 아무리 긴 지문이 나와도, 모르는 단어가 많이 나와도 논리적 추리기법의 첫걸음 key word를 찾는데서 시작하고 거기서 끝나는 것이다. 논리적 추리기법 아래에서는 본문의 길이나 어휘가 문제의 난이도에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시험의 난도가 낮은 경우에는 ‘그림퍼즐 맞추기’보다 더 쉽게 아무런 생각 없이 그저 숨은 그림 찾듯이 풀어갈 수 있게 하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문제를 풀고 있으면, 마치 난이도 초급의 그림책인 '윌리를 찾아라'를 즐기고 있는 것 같다. 어떤 측면에서는 문제를 정말로 싱겁고 허망하게(?) 푸는 것 같아서, 혹자는 이런 방법을 비싼 돈 받는 것은 편법이고 야메[뒷거래]라고 비난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것은 영어 학습방법이 아니라 단지 문제풀이 방법에 지나지 않으며 고득점을 하기 위한 일종의 Art(기술)이라고 선해(善解 ; 긍정적으로 이해)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문제풀이에 논리적 추리기법이 정말로 도움이 된다는 것과 다른 문제지에서 이 방법이 통용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혹시 이 책에서만 통하는 기법일지 모른다는 노파심을 갖지 않을 수는 없다. 그래서 TEPS의 독해 문제나 지금은 폐지된 고시 문제을 풀어 보았다. 잠깐 동안이나마 가졌던 우려는 잠깐의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만약에 논리적 추리기법으로 무장된 이 책이 없었으면 아직도 독해능력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영어에서는 시간부족으로 고득점(90% 이상)은 포기하고 기본적으로 합격 가능 점수만을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이 새로운 문제풀이 방법으로 고득점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 고등학교 때부터 제시간에 시간부족으로 문제를 다 풀지 못하여 모의고사에서 원하는 점수를 받지 못한 것에 오랫동안 고민하고 또 고민했는데, 이 문제를 한 방에 해결해 주고 있다. 시간만 어느 정도로 주어진다면 풀 수 있는 문제를 시간이 부족해서 다 못 푼다는 것은 정말로 속상한 일이다. 문제를 풀고 나서 이 강의를 잘 듣게 됐다는 생각이 든다. 의도했던 대로 빠른 시간 내에 풀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수험생으로써 오래된 과제를 하나 해결한 것 같다. 읽을 수 있고, 시간만 좀 더 있으면 능히 다 풀 수 있는 문제를 시간이 부족하자고 해서 못 풀고 모르는 사람과 똑같이 취급당하는 것은 정말로 억울하였던 시간들이 눈앞에 스쳤다. 하지만 이제는 길을 찾은 것 같다. 주제 문장의 key word의 의미를 몰라도 풀고, 아무리 길고 긴 pharagraph라고 하더라도 읽지 않고 schema로도 푸는 논리적 추리에 의한 풀이법 정말로 신기하다. 고등학교 때는 왜 이런 방법을 알려 주지 않을까? 지금이라도 이 방법을 알게 돼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Martin Luther King 목사의 연설문의 마지막 부분. p171 >
이 책은 Martin Luther King 목사의 연설문 'I have a dream'이 중간 중간(pp 29, 53, 77, 151, 171)에 쉬어가는 페이지로 실려 있다. 이 연설문은 고등학생 때부터 CD로 외울 정도로 수 십 번 들었고 컴퓨터에서 원어로 출력해서 여러 번 읽고 노트 정리했었다. 1963년대에 발표된 것이라 그런지 어휘도 만만치 않아서 그 때 정말로 어렵게 공부했었다. 마지막 문장 “ We are free at last!"은 입에 달고 살았다. 그러면서 나의 꿈이 실현되는 그 날을 상상하며, 그 실현에 영어라는 과목이 적어도 방해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걸 여기에서 다시 보게 되니 반가운 기분으로 다시 한 번 더 읽었다. 또한 이 책에는 한 예제가 끝날 때마다 5개의 어려운 어휘로 독해의 지루함을 달래기도 한다.
이 책으로 두 달에 걸쳐 새로운 문제 해결 방법을 익히면 익힐수록 나의 뇌리에 깊게 박히는(ingrained) 말이 있었다. 그 말은 우리가 초등학교 때부터 흔하게 접하기 시작하였던 것이지만 잘못 이해되고 있기도 하다. 그것은 Hippocrates의 의학 금언집의 책머리에 나와 있는 "Life is short, art is long, opportunity fleeting, experiment uncertain and judgement difficult."이다. 이 말은 본래 그리스어로 된 것인데 영어로 번역되었다. 우리는 흔히 이 말의 앞 단어 6개만을 즐겨 사용하면서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오역을 하고 있는 글귀이다. 하지만 'art'는 ’(의학)기술‘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 “사람의 생명은 짧고 (의료)기술은 길다. (사람의 생명을 고칠) 기회는 순식간에 지나가고 실험은 불확실하며 그리고 판단은 어렵다.”는 의미이다. 인생에서 행복과 성공은 환경에 달려 있지 않고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긴 지문의 작문이라고 하더라도 문제당 1분 내에서 뚝딱 풀고 답안지를 제출해야 한다. 이것은 짧다면 짧을 수 있는 우리 인생을 좌우하는 기회는 몇 분의 순간에 지나가고 지금 배우고 있는 새로운 실험적(?) 방법은 아직은 불확실하며 정확한 정답을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도 지금 우리는 평생을 좌우할 수 있는 몇 분의 순간의 선택을 위해서 새로운 방법으로 영어 문제를 풀이하고 혼잣말로 “ We are free at last!"를 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