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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만우절

[도서] 날마다 만우절

윤성희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윤성희의 날마다 만우절11편의 단편소설을 담은 책이다.

책 속의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외롭고 개인적인 문제를 가진 사람들이다.

하지만 외롭다고 힘들다고 홀로 무너지지 않는다.

끝없이 감정의 밑바닥을 파고들지 않는다.

사소한 것에서 웃음을 찾고 나이에 맞지 않은 행동과 말을 하며

바닥으로 떨어지는 자신의 감정을 추스른다.

화가 나 혼자 소심한 욕을 내뱉고, 놀이터에 세워진 킥보드를 훔쳐 타고 다니다 다치고,

눈 속에 파묻힌 세발자전거를 타고, 어린 조카 손녀의 마녀 주문에 함께하는 등

그런 그들의 행동에서 삶의 빛과 희망을 보게 되고 웃음 짓게 된다.

이런 캐릭터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고 응원하지 않을 수 없다.

 

가장 마지막 단편소설이 <날마다 만우절>이기에 이 단편을 만나기 위해 마지막까지 책을 읽을 수밖에 없지만, 이 책은 단편 하나하나가 다 맘에 들어서 매일 하나씩 아껴서 읽었다.

역시 기대에 부응하듯 마지막에 만난 <날마다 만우절>은 기분 좋게 대미를 장식하는 이야기다.

가족과 함께하는 어른들의 거짓말 퍼레이드를 읽다 보면

나도 그들 틈에 섞여 어떤 그럴싸한 거짓말을 해볼까 하는 상상을 저절로 하게 된다.

일 년에 한 번 이젠 아이들만의 장난 가득한 만우절이 아니라

모두를 웃게 하고 유쾌하게 만들 수 있는 날마다 만우절은 대환영이다.

 

 

작가 윤성희 작품으로 처음 만난날마다 만우절에 대한 주변인들의 극찬에 호기심이 일기도 했지만, 단편소설을 이해하기 힘든 나에겐 도전이기도 했다. 내가 읽었던 단편소설은 대부분 행복한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닌 소외되고 상처받은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내가 단편소설을 어렵게 생각하는 이유는 아마도 내가 겪어보지 못한 삶을 길지 않은 글을 통해 들여다보며 이해하는 게 쉽지 않다는 나름의 변명을 해본다. 수박 겉핥기식으로 책을 읽은 것 같아서 항상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을 다시 읽어보고 싶은 이유는 너무 사랑스러운 캐릭터들 때문이다. 어렵게만 생각되던 단편의 틀을 깨준 이 책이 너무 소중해서 꼭 다시 읽어보겠다고 마음먹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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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소녀

    저도 사실 소설을 잘 읽지 않는 편인데,
    작년에 프레드릭 베크만이란 스웨덴 작가의 책을 접하게 되면서
    프레드릭 작가가 쓴 소설들은 전부 사서 다 읽었지요.~
    소설은 왠지 모를 허구가 깔려 있어서 진정한 깨달음을 얻을 수 없다고 느꼈던
    제 자신의 무지함을 깨워줬던 고마운 책과 작가였던 것 같아요~
    삶의미소님도 저처럼 그런 좋은 단편 소설과 작가를 만나게 된 것 같아서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자신의 힘든 삶을 만우절이란 유머 코드로 이겨나가려는 작중 인물들의 모습들이
    그려지는 것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행복한 저녁 시간 보내세요~삶의미소님^~^

    2022.05.10 19:06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삶의미소

      장편은 괜찮지만 단편에 매번 고전을 면치 못해서 단편에 대한 벽이 내 안에 있더라구요 ~~
      그런데 이 책은 정말 인물들이 가진 좀 귀여운 면들이 눈에 띄니 좀 단편을 편하게 접할 수 있겠더라구요.

      프레드릭 작가의 그 많은 책을 다 보셨다니 멋지신데요 ^^ 저는 베어타운 시리즈와 그 외 몇 권을 재미있게 읽었었는데 이 작가의 모든 책을 읽어보진 못했네요 ~~
      소설이 주는 묘미가 또 색다르기도 하고 그 색다름에 깊이에 인생의 한 부분을 배울 수 있어서 소설의 힘을 실감하게 되네요. 저는 깊이 있는 사색을 하지 못하지만 제가 알지 못하는 타인의 삶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설을 읽는 것 갘아요.

      문학소녀님 감사합니다 ^^

      2022.05.10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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