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앵무새 죽이기

[도서] 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저/김욱동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워낙 유명한 소설이지만 책장에 꽂혀있기만 하던 앵무새 죽이기를 드디어 읽게 되었다. 막연하게 내가 알던 애완용 앵무새로 생각했는데 미국 남부 지방에 주로 서식하는 지빠귀류의 <흉내쟁이지빠귀>로 다른 새의 울음소리를 곧잘 흉내 내는 새라는 것도 이번에야 알게 되었다. 여성 작가 하퍼 리가 소녀의 시선으로 전하고 싶었던 앵무새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읽어보았다.

 

누군가를 정말로 이해하려고 한다면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하는 거야. (p.65)

 

1930년대 앨라배마주 작은 마을 메이콤에 사는 여섯 살 소녀 진 루이스(스카웃), 오빠 젬 그리고 방학 때 메이콤을 방문하는 딜은 여느 아이들과 같이 신나고 재미있는 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 이 셋은 더 신나는 놀이를 찾던 중 좋지 않은 소문을 가진 채 은둔 생활하는 이웃 부 래들리를 집 밖으로 나오게 하는 것을 목표로 공포와 긴장감을 오가는 모험을 벌인다. 스카웃의 아버지 애티커스 핀치는 변호사로 백인 여성 메이엘라 유얼을 강간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흑인 톰 로빈슨의 변호를 맡게 되면서 이웃들의 비난과 협박을 받게 된다.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배심원들은 유죄로 의견을 모으고 감옥에 수감 된 톰 로빈슨이 탈옥을 감행하다 총에 맞아 죽는다. 재판에서 이겼지만 메이엘라의 아버지 밥 유얼은 가족의 이미지 실추를 다른 사람들에게 화살을 돌리고 앙심을 품고 스카웃과 젬을 공격한다. 이 과정에서 젬은 팔을 다치고 밥 유얼은 칼에 찔려 사망한다. 다친 젬을 집으로 데리고 온 사람은 바로 아이들이 그토록 집 밖으로 불러내고 싶었던 부 래들리였다.

 

이 소설은 성장 소설로 아이들의 내면 성장을 돕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인물은 바로 아버지 애드커스이다. 부 래들리를 향한 아이들의 호기심에서 평범하지 않다고 해서 이상한 것이 아니고 개인이 선택한 삶을 존중하며 타인의 삶을 쉽게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가르친다. 어떤 비난과 위협이 있을지라도 정의를 위해 흑인 톰 로빈슨을 변호하며 모든 사람은 인종, 종교, 지위와 상관없이 평등함을 일깨운다. 재판 과정에서 인종에 대한 편견과 불평등은 순수한 아이들의 눈에만 보이고 사회적 약자들이 처한 삶의 고단함은 끝이 없어 보인다. 결국, 스카웃은 부 래들리의 집 현관 앞에서 그의 시선으로 주변을 둘러보며 아버지가 말한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보지 않고는 그 사람을 정말 이해할 수 없다고 한 말을 이해하게 되며 내면의 성장을 느끼게 된다.

 

앵무새들은 인간을 위해 노래를 불러 줄 뿐이지. 사람들의 채소밭에서 뭘 따 먹지도 않고, 옥수수 창고에 둥지를 틀지도 않고, 우리를 위해 마음을 열어 놓고 노래를 부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하는 게 없어. 그래서 앵무새를 죽이는 건 죄가 되는 거야. (p.174)

 

하지만 난 다른 사람들과 같이 살아가기 전에 나 자신과 같이 살아야만 해. 다수결에 따르지 않는 것이 한 가지 있다면 그건 바로 한 인간의 양심이다. (p.200)

 

사람들이 다른 사람에게 주는 고통 때문에 우는 거지. 심지어는 아무런 생각도 없이 말이야. 흑인도 인간이라는 사실을 일부러 생각한 것도 아닌데 백인이 흑인에게 안겨 주는 그 고통 때문에 우는 거란 말이다. (p.373)

 

스카웃, 그거 알아? 난 이제 모두 알겠어. 요즘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서 알아낸 거야. 이 세상에는 네 부류의 인간이 있어. 우리나 이웃 사람같이 평범한 사람들이 있고, 숲속에 사는 커닝햄 집안사람 같은 사람들이 있고, 쓰레기장에 사는 유얼 집안사람 같은 사람들이 있고, 흑인들이 있어. (p.418)

 

아빠의 말이 정말 옳았습니다. 언젠가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보지 않고서는 그 사람을 정말로 이해할 수 없다고 하신 적이 있습니다. 래들리 아저씨네 집 현관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p.514)

 

아이의 눈과 마음을 통해 보여주는 차별, 인종, 편견, , 나이 등과 관련된 모순적인 사회는 부끄러운 모습이었다. 아버지와 같이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또한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이기에 내가 그 시절 그곳에 살았다면, 나에게 애티커스 같은 변호사 아버지가 없었다면 나는 어떤 생각을 하는 사람이었을까? 편견을 가지지 않고 모두를 평등하게 생각하고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 1930년대의 이야기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생각하면 1960년대 발표된 이 책이 왜 지금까지 화제의 책인지 알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이 책이 전하는 강렬한 메시지는 이 사회와 나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누구도 차별받지 않고 평등함을 이룰 수 있는 사회는 나의 인식의 변화에서부터 시작해야 함을 생각해 본다.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4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모모

    오래 전에 읽어서 내용은 대충 무엇인지 알아요. 하지만 정작 등장 인물들의 심리와 작가가 의도하는 것을 잘 잡아내지 못했어요. 서평을 읽으니 .. 재독 한다면 알지 못한 것을 이번에는 알아갈거 같아요. ^^

    2022.05.23 14:33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삶의미소

      읽으면서 참 답답한 마음이 들더라구요. 아이들도 아는 인간의 기본적인 양심을 어른들은 모르고 또 그런 어들들의 모습때문에 실망하고 마음 아파하는 아이들을 통해 많은 생각을 해보았네요. 좀 여유롭게 읽고 또 한 번 더 읽으면 저도 또 뭔가 더 많은 것을 깨달을 것 같아요 ^^

      2022.05.23 21:35
  • 서천

    오랜만에 읽는(게을러서 블로그 활동을 잘 못하고 있네요...) 삶의미소님의 리뷰, 책의 줄거리와 메시지가 그대로 머리에 들어오네요. 저도 읽은 지 오래됐는데, 리뷰를 읽으면서 잊었던 내용이 머리에 쏘옥 들어오네요. 좋은 리뷰 잘 읽고 갑니다^^

    2022.05.23 15:11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삶의미소

      서천님 잘 지내고 계시죠? 저도 막 블로글 활동을 뜸하게 하다가도 또 돌아오고 그렇게 되더라구요 ㅎㅎㅎ 게으를 때도 있으면 부지런할 때도 있지요 ~~
      줄거리를 덜 쓰고 느낀 점을 많이 적으려는 데 그것도 잘 안되네요 ㅎㅎㅎ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서천님 ^^

      2022.05.23 21:37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