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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의 문신가

[도서] 아우슈비츠의 문신가

헤더 모리스 저/박아람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여기서 반드시 살아나가겠어. 자유의 몸으로 걸어나가겠어. 지옥이 있다면 저 살인마들이 그 안에서 불타는 모습을 보고야 말겠어. (p.33)

 

홀로코스트의 생존자들을 통해 알게 되는 이야기를 통해 느끼는 충격과 놀라움은 쉽사리 반감되지 않고 다시금 새로운 고통으로 다가온다. 아우슈비츠에서 문신가로 기적에 가까운 생존력과 운명적인 사랑을 키워나간 랄레 소콜로프의 이야기가 헤더 모리스의 글로 탄생한 아우슈비츠의 문신가를 통해 또 하나의 홀로코스트 실화 바탕 소설을 만나보았다.

 

24살의 랄레는 1924년 아우슈비츠로 이송되어 테토비러가 된다. 테도비러란 문신을 새기는 사람으로 수용소에 들어오는 사람들의 팔에 숫자를 새긴다. 그리고 운명과도 같은 여인 키타와 사랑에 빠지며 한 치 앞도 가늠할 수 없는 수용소 생활을 버텨나간다. 몇 개 국어를 할 수 있는 장점을 살려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도 하고 남다른 수완과 대범함으로 수용소 안에서 장신구 등을 빼돌려 외부에서 들어오는 노동자들과 거래하며 필요한 물건을 구한다. 일반 수용자와 달리 그는 조금 더 많은 식사 배급을 받기에 음식을 몰래 다른 이들에게 나눠주며 돕는다. 랄레의 행동이 친위대에 발각되면 어떻게 될지 내내 조마조마했는데 역시나 한번은 이 일로 죽음의 문턱까지 가게 된다. 하지만 고문실에서도 운 좋게 그에게 도움을 받았던 사람을 만나 구사일생으로 돌아와 다시 문신가로 일 할 수 있게 된다. 랄레와 키타의 사랑은 날로 깊어지고 앞날의 희망을 찾지 못하는 키타에게 랄레는 끊임없이 용기를 북돋우며 그들의 사랑이 지속될 것임을 이야기한다. 수용소에서 3년이 지나고 독일이 후퇴하는 상황에서 랄레와 키타는 헤어져 각자 생존을 위해 애쓴다. 결국, 기적적으로 둘은 다시 만나게 되고 이들의 사랑의 약속은 이루어진다.

 

 

기타는 자신도 몰랐던 힘을 끌어모아 일어서더니 골트스테인 부인을 껴안는다. 주위에서 그녀의 비탄을 지켜보는 이들이 함께 슬퍼하는 게 느껴진다. 그들은 말없이 지켜보며 제각기 나름의 절망이 자리한 암흑속으로 들어간다. 그들 역시 가족의 행방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오래된 입주자들과 새로 들어온 이들이 서서히 하나가 되어간다. (p.170)

 

우리에게도 내일이 있을 거야. 여기 온 첫날, 나는 어떻게든 이 지옥에서 살아남겠다고 다짐했어. 우린 살아남아서 키스하고 싶을 때 언제든 키스하고 사랑을 나누고 싶을 때 언제든 사랑을 나누는 그런 삶을 살 거야" (p.174~175)

 

그냥 살고 싶은 것뿐이라고

"그래서 영웅이라는 거야. 자기도 영웅이야. 실카와 자기가 살아남는 쪽을 택한 건 나치놈들에 대한 저항이야. 삶을 붙들고 있는 건 저항 행위라고, 영웅적인 행동이야." (p.202)

 

역시나 이 수용소에서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고려를 하지 않는 인물들을 통해 사람이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끊임없이 사람들은 굶주림, , 자살, 총살 등으로 죽어 나가고 소각장에서 시신이 불태워지고 재와 연기가 나부끼는 수용소에서 하루라도 더 살아가기 위해 처절한 몸부림을 이어나간다. 일말의 희망이라는 것을 찾아볼 수 없는 이곳에서 끝까지 살아서 남을 것이라 다짐하는 랄레는 어떻게 희망을 버리지 않을 수 있었을까? 사랑의 위대함이 원동력이었을까? 기적이라는 말밖에는 떠오르지 않는 랄레와 기타의 사랑과 생존 이야기가 실화라는 사실이 더 깊은 인상을 남긴다. 그런 수용소에서 사랑을 시작할 수 있고, 비범한 행동을 할 수 있고, 여러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고, 끝까지 살아남아 사랑을 이룰 수 있었다는 것 등 모든 게 다 신기하고 놀라운 이야기였다. 독일 친위대의 협조자로 비칠 수도 있는 그의 과거를 타인에게 쉽게 털어놓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랄레의 용기 덕분에 우리가 알게 된 이 기적과 같은 이야기를 통해 자유, 인간의 존엄성, 사랑 그리고 지금 살아 있는 이 순간에 대해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

 

랄레는 이런 신조를 갖고 살았다. ‘아침에 깨어나면 그것만으로도 그날은 좋은 날이다.’ (p.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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