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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묘점

[도서] 푸른 묘점

마쓰모토 세이초 저/김욱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사회파 미스터리의 거장이라 불리는 마스코토세이초의 푸른 묘점을 통해 그의 작품을 처음으로 읽어보았다. 그는 41세에 늦깍이 작가로 데뷔해 40여 년동안 1000편의 작품을 써내며 전력투구했다. 세이초는 평생 온갖 규범을 넘어 전쟁과 조직과 권력에 반대했기에 문단과 학계에서는 한 번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관에서 훈장하나 받지 못했지만, 1976년부터 실시한 전국 독서 여론조사에서 10년 동안 좋아하는 작가’ 1위에 선정되었던 명실상부 국민 작가였다.

 

<신생문학> 잡지 편집부에 근무하는 23살의 시이하라 노리코는 무라타니 아사코 작가의 원고를 마감일까지 받기 위해 시라이 편집장의 지시로 휴양지 하코네로 찾아간다. 이곳에서 우연히 폭로용 가십거리를 취재하며 다수의 여성과 염문설이 도는 다쿠라 요시조를 마주친다. 숙소를 정하고 산책 후 무라타니 아사코의 남편 료고가 젊은 여성과 함께 있는 것을 목격하고 안개 낀 새벽에는 무라타니 아사코가 다쿠라 요시조를 만나 이야기하고 있는 걸 목격한다. 무라타니 아사코가 급작스레 숙소를 옮겨 노리코도 그 옆 숙소로 옮기는데 다음 날 아침 다쿠라 요시조가 죽은 채 발견된다. 전날 밤 절벽에서 뛰어내려 자살로 사건이 종결되지만, 노리코는 다쿠라 요시조의 죽음에 의문을 가지고 도쿄로 돌아와 동료 사키노 다쓰오에게 자신이 목격했던 광경을 이야기한다. 시라이 편집장은 이 사건을 자세히 알아보라는 지시를 내려 노리코는 사키노와 함께 다쿠라의 죽음을 조사한다. 사건을 조사할수록 다쓰오의 죽음은 무라타니 아사코와 관련이 있고 무라타니 아사코의 대필문제가 떠오른다. 다쓰오가 죽고 난 후 무라타니 아사코의 남편 료고가 실종되고 다쓰오가 죽기 전 부부싸움을 했다는 부인 다쿠라 요시코는 경찰에 남편의 자살을 인정하는 진술 후 홀연히 사라진다. 무라타니 아사코도 신경쇠약을 이유로 정신병원에 입원했다가 종적을 감추고 그 집의 젊은 가정부도 사라진다. 무라타니 아사코의 아버지는 유명한 작가 시시로 간지였고 그의 제자 중 죽은 하타나카 젠이치의 습작을 아사코가 표절한 것으로 밝혀진다. 조사할수록 다쿠라의 죽음은 타살이라 여겨지고 다쿠라의 처남 사카모토 고조도 행적을 감추는데 그의 동료였던 인물마저 살해당한다. 편집장 시라이도 시시로 간지의 제자 중 하나였고 다쓰오의 죽음과 관련해 수상한 행적을 보여 노리코와 다쓰오는 편집장에게 알아낸 모든 걸 알리지 않고 몰래 조사를 이어가며 사건의 진실에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간다.

 

노리코와 다쓰오의 조사에서 다쓰오가 더 묵직한 역할을 하지만, 노리코 또한 적시 적소에 중요한 힌트를 제공하며 사건의 본질로 차츰 가까이 다가가게 된다. 아버지의 명성이 득이 되기도 했지만, 부담으로 남아 차기작에 대한 불안감으로 표절하면서까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었던 무라타니 아사코의 야망과 여성들의 성을 함부로 짓밟아 이용했던 다쿠라의 비열함이 낳은 결과는 바로 죽음이었다. 누군가의 허황한 욕심과 탐욕에 누군가는 상처받고 원한을 품게 되며 낳은 이 비극에서 복수는 성공했을지만 남은 이조차 행복할 수 없었던 결말이다. 푸른 묘점이라는 제목의 의미를 찾기 힘들었는데 마지막 평론가의 글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이 작품에서 계속 언급되는 밤(새벽)+안개+가로등의 조합은 푸른색이며 노리코와 다쓰오가 밝혀내는 이 사건들의 점과 점이 서로 연결되어 결국 선을 이루어 한 편의 그림이 완성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었다. 600페이지에 가까운 긴 이야기를 읽어가며 등장인물들이 하나둘 사라지며 미궁 속으로 빠질 것 같던 사건이 결국 해결되지만, 다쿠라의 죽음보다 이와 관련된 다른 이들의 아픔이 더 크게 다가왔던 이야기였다. 미스터리 로맨스라고하지만 사실 노리코와 다쓰오의 미묘한 감정이 끝에서야 명확히 표현되기에 사실 로맨스라고 하기엔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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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추억책방

    무더운 여름에는 미스터리 소설이 최고죠. ㅎ
    등장인물들이 하나 둘 사라지며 사건의 흥미를 배가 시키네요.
    저는 모르는 작가지만 소재를 보니 흥미로운 독서가 되셨을 것 같아요.^^
    삶의미소님. 덕분에 모르는 작가 또 한 명 알게 되었습니다. ^^
    남은 한 주도 여유롭고 즐겁게 보내세요. 삶의미소님.^^

    2022.06.15 18:01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삶의미소

      이 책도 벽돌책이라 사실 읽기 전에 미스터리가 왜 이렇게 두꺼워했는데
      읽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막 여름을 식힐 만큼의 서스펜스는 아닌 것 같아요 ㅎㅎㅎㅎ
      한 여름이 오기 전에 읽으면 괜찮겠어요 ~~
      이번 책 때문에 처음 알게 된 작가인데 작가의 마인드가 맘에 들어서 더 궁금해지는 작가네요.
      추억책방님도 남은 한 주 잘 보내시고 편안한 밤 보내세요 ^^

      2022.06.15 23:30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