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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 2

[도서] 파친코 2

이민진 저/신승미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파친코> 이민진 저
서평

한줄평: '재일교포'들의 삶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어 좋았던 책. 역사가 그들을 져버렸지만 그들은 상관 없었다. 

 

일제 강점기가 시대적 배경인 책을 많이 읽었지만 항상 배경은 우리나라, 혹은 일제의 눈을 피해 독립운동이 활발했던 중국이었다.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너무 쉽게 잊혀진 일본으로 어쩔 수 없이 넘어간 재일동포들.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게 처음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파친코>는 내게 무척 의미 있는 책이었다. 

 

전개가 빠르고 이야기가 흥미로웠던 건 1권, <파친코>의 전반부이지만 밑줄을 긋고 생각할 거리가 많았던 건 2권 후반부였다. 너무 많은 인물들의 등장으로 정신이 없긴 했지만 책의 제목인 '파친코'가 드디어 등장하면서 작가가 궁극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일본에서 살아내는 재일 교포들의 삶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선자는 많은 조선인들이 다른 일자리가 없어서 그들 밑에서 일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정부와 좋은 회사들은 조선인들을 고용하지 않았다. 교육받은 조선인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사람들은 모두 일을 해야 했다. 동네에 사는 많은 사람들이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친절하고 훨씬 더 존경스러운 사람들이었다. 

p.124 

 

노아가 자신이 야쿠자인 한수의 아들임을 알고 와세다 대학을 그만두고 결국 자신이 그렇게 하기 싫었던 '파친코'로 들어간다. 하지만 과연 노아가 무사히 와세다를 졸업했다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었을까? 노아는 선자가 자신과 자신의 인생을 망쳤다고 했지만 내 생각엔 노아가 한수의 비밀을 끝까지 몰랐고 무사히 와세다 대학을 졸업했더라도 조선인 차별로 언젠가는 그의 꿈과 이상이 짓밟혔을 거라 생각한다. 그의 다음 세대인 모자수의 아들 솔로몬 또한 미국까지 가 좋은 교육을 받고 왔지만 결국 좌절당해 아버지의 파친코로 돌아온 것을 보면. 어떻게든 노아는 결국 무너져 내리고 언젠가 자신의 삶을 포기했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조선인의 피에는 분노와 화가 너무 많이 담겨 있다고 일본인들은 말했다. 종자가 어떻고, 피가 어떻고 하는 그런 절망적인 생각에 어떻게 맞서 싸울 수 있을까? 노아는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였고, 모든 규칙을 지키며 최고가 되려 했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적대적인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다. 노아가 그런 잔인한 이상에 사로잡히도록 내버려둔 것이 선자의 실수였다. 그 때문에 노아가 죽었다.

p.282

 

피비와 솔로몬이 '일본의 만행'을 두고  의견이 맞지 않을 때 일본의 편을 드는 솔로몬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동시에 평생을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자라 한국이라고는 선자와 가족들의 '여행'으로 밖에 가보지 않은 그의 입장으로써 당연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솔로몬의 주변에는 차별적인 일본인들도 있지만 새엄마인 에스코와 아빠의 절친한 친구 하루키를 포함 좋은 일본인들도 많았다. 그들과 함께 부딪히며 살아가는 솔로몬은 일본인들을 나쁘게만 바라보는 피비의 의견에 동의할 수 없지 않았을까. 그와중에 안타까운 것은 솔로몬이 일본인들과 더 가깝고 일본문화에 더 익숙하더라도, 할머니 선자가 한국에서 온 재일교포라는 이유로 살아보지도 못한 남한과 북한 중 한 곳을 택해 그곳의 국민으로 한국 여권을 발급받아야하고, 3년마다 일본에서의 영주권을 갱신해야 한다는 기가막힌 현실이다.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솔로모는 그 어디에서도 속하지 못하고 평생 이방인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 

 

"왜 일본은 아직도 조선인 거주자들의 국적을 구분하려고 드는 거야? 자기 나라에서 4대째 살고 있는 조선인들을 말이야. 넌 여기서 태어났어. 외국인이 아니라고! 이건 완전 미친 짓이야. 네 아버지도 여기서 태어났는데 왜 너희 두 사람은 아직도 남한 여권을 가지고 다니는 거야? 정말 이상해."

p.314

 

현재는 재일교포들이 어떠한 상황인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 지 더 알고 싶어졌다.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 사람들'이라고 단편적으로 생각했던 그들의 삶을 이 책을 통해 더 깊게 알수 있게 되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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