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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동화향기 동시향기 1호 봄에 이어 통권2호 가을을 받아보았다. 역시 가을엔 시가 제격이다. 가을의 주제는 모자였다. (지난봄에는 도깨비였는데.) 목차에 밀짚모자와 함께 도토리 사진이 게재되어 있었는데 마치 도토리가 모자를 쓰고 있는 모양이라 웃음이 났다. 우스갯소리로 호섭이 머리랄까? 영국 화가 콘스탄스 테일러는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 옷은 한국인에게 동심처럼 밝은 마음이 깃들게 해준다. 그런데 모자는 주로 검은색으로, 이는 변함없는 숭고한 정신을 의미하고 있다.” 동화향기 동시향기에서는 모자를 소재로 어떤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지 궁금했다.

 

  이번호에서는 <아주 특별한 만남>에 농부 시인 남진원님이 나와 방터골에서의 12일 동행 탐방 인터뷰가 실렸다. 그분의 신작 동시 <아부지 밀짚모자> <녹색 모자>를 읽었다.

 

감나무 아래에서 더위를 식혔다

올려다보니

감나무가 커다란 녹색 모자를 쓰고 있었다

 

사람 중에는 모자 쓰고 마스크 쓰면

강도로 돌변하기도 하는데

나무의 녹색 모자는

그늘을 주고

산소를 보내 주고

새들의 쉼터가 되어 주는구나

 

 감나무의 초록 이파리가 이렇게 시원하게 느껴질 줄이야.

모자 쓰고 있는 감이 부럽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동시향기에 실린 한상순님의 <아빠의 모자>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퀵서비스 오토바이

씽씽 달릴 때마다

아빠와 함께

꼭 붙어 다니는 헬멧

(중략)

패션 챙모자가 아니어도

멋진 베레모가 아니어도

반질반질 윤기 나는

세상에서 제일 멋진

아빠의 헬멧.

 

 아빠의 헬멧을 가장 멋지다고 표현한 아이의 마음속엔 아빠를 존경하는 마음이 담겨 있는 것 같아 참 예뻤다.

 

  동화향기는 유영진님의 <갓을 품은 소년>이 기억에 남는다.

 

아버지는 내 세상은 양반 상놈 없는 세상이 될 거라고 했다. 그런데 내게 양반들이 쓰는 갓을 건넨 이유는 뭘까?

(중략)

조선은 대한제국이 됐다. 올곧은 정신의 상징이라는 갓을 쓴 양반네들이 가장 먼저 갓을 벗어 던졌고, 그중 일부는 나라마저 버렸다. ‘올곧은 정신의 상징갓이 사라진 시대가 되자 비로소 나는 아버지가 만든 갓의 의미를 알 수 있었다. 나는 올곧은 정신을 따라 투쟁의 길을 갈 것이다.

 

  이 밖에도 제1회 아침신인문학상 당선작이 실렸고, 낭송하고 싶은 나의 동시, 웹툰 동화, 아침글마당(어린이 글 모음), 새로 나온 책이 소개되었다. 특히 어린이 글 응모 작품이 140여 편이 넘는다니 어린이들의 참여가 활성화되어 있는 것 같아 기뻤다. 글이 서툴더라도 그 속에 해맑은 마음과 진실함이 들어 있어 아동문학가인 박정식 심사위원님의 마음이 찡했다고 한다. 선정된 아이들에겐 어릴 적 내가 쓴 글이 책에 발표되면 얼마나 기쁠까 하는 상상을 해봤다. 평생 추억이 될 것이다. 그러고 보니 나도 초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구독하던 어린이 신문에 곧잘 시나 그림을 응모했던 기억이 나서 미소가 지어졌다.

 

  동화향기 동시향기는 연3회 발간하는데 그 시기는 매월1,5,9월이다. 계절마다 신선하고 산뜻한 향기를 배달하는 느낌이 든다. 특히 어린이와 함께 보면 더욱 좋을 잡지이다. 1년 정기 구독료는 45,000원이다. 동화와 동시는 생을 이어가기 위한 숭고한 식사 같다는 표현을 하신 편집자님의 표현이 와 닿았다. 성인이 되어서도 우린 이와 같이 향기로운 글들을 많이 읽고 먹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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