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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맞고 너희는 틀렸다

 

  책은 꽤 어려웠다. 집요한 오해와 의도적인 경멸이 일상화된 풍경 속에서 무너진 공공담론을 회복할 방안을 모색한 책이다. 미국 코네티컷대 철학과 교수인 저자는 오만한 정치를 폭넓게 다룬다. 좌파, 우파 양쪽의 스펙트럼을 넓게 조망하며 우리는 틀릴 수 없다 는 오만이 정치를 어떤 위기에 빠뜨렸는지 탐사한다. 추천사의 말마따나 정치적 입장이나 믿음에 관계없이 우리 모두가 서로에게 귀 기울이기를 얼마나 오만하게 거부해왔는지를 성찰하게한다.

 

  우리 주변엔 매일 가짜뉴스가 양산되고 있고 음모론은 확신으로 이어져 공공연하게 설득력을 갖기도 한다. 의도적인 오해는 인간의 불안정성과 변화에 대한 두려움과 결합하여 정체적인 이데올로기에 취약해지는 결과를 초래하며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매우 방어적으로 형성한다. 정치적 논쟁거리가 될 것이 아닌 사실의 문제마저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현실이다. 인간은 불합리적이고 감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기에 오만함의 소용돌이에 빠질 수 있는 것이다. 사실의 문제가 확신의 문제로 전환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책은 오만함에 대해 경계한다. 그것은 경멸과 우월감으로 무장하여 파벌주의에 빠지게 한다. 민주주의의 핵심 원칙인 이성과 합리성을 강조하는 저자 마이클 린치 교수는 책에서 가짜 뉴스에 대해 언급하며 이것이 집단 양극화의 확산을 가속화하고 우리는 알지만 그들은 모른다는 인식을 강화한다고 비판했다. 우리에게는 지적 겸손함이 필요하다. 자신의 세계관이 다른 사람의 경험과 새로운 증거를 통해 향상될 여지가 있다고 보는 겸손말이다. 단순하여 끌리기 마련인 오만함은 실제 권력이 없어도 있다는 기분을 들게 하고 실제 지식이 없어도 뭔가를 알고 있다는 착각을 안겨주기에 빠져들기 쉽다. 이 방어적이고 불안한 이데올로기를 파헤쳐 너 자신을 알라는 소크라테스의 외침을 되새겨보자. 암울한 현실에서도 공적담론을 위한 대화 형성은 계속 되어야 하며 이러한 열린 태도는 민주정치의 핵심이기에.

 

  이 지적 겸손함은 확신의 반대 개념도 아니고 믿음에 대한 소심함도 아니다. 권력을 가진 자는 도전에 가장 저항적이며 자신의 자존심과 진실을 혼동하는 경우도 많으므로 이것이 종종 누가 오만하고 겸손한지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 지적 겸손함은 확신이나 비판적 정치적 참여와 대립하는 게 아니다. 저자는 말한다. 지적 겸손함의 정반대는 오만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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