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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그때 가볍게 산다

 

언젠가 우리 아빤 이렇게 이야기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이 얘기를 아빠가 하려고 했는데 푸쉬킨(러시아 문학의 대문호)이 먼저 했다고. ! 웃음이 났지만 아빠의 삶은 이 신조대로 흘러가는 중이다. 평소 내가 누군가로 인해 화가 나거나 열이 올라와 있으면 아빤 종종 냅둬~” 라든지 그러거나 말거나~” 라면서 덤덤히 나를 위로했다. 오늘 책을 읽어보니 제목대로 가볍게 사는 것이 참 중요한 것임을 깨달았다. 무거운 마음을 덜어내고 비워내는게 목차대로 애쓰지 않고, 미워하지 않으며 기대하지 않고 도망치지 않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이 단순한 삶의 지혜가 실천하기는 얼마나 어려운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상황들에 대해서 도망치거나 회피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능력을 키우는 것, 사람이든 일이든 무엇에 관해서건 크게 기대하지 않는 것, 무엇보다 를 위해서 누군가를 미워하지 않는 것(미워하는 것도 에너지를 쏟는 일이기에), 진인사대천명이란 말처럼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고 그 이상은 내려놓고 결과를 기다리는 것. 이러한 명제를 선택하고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진짜 지혜로운 삶이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오래산 건 아니지만 나이가 들수록 인생은 마음대로 되는게 하나도 없음을 깨닫게 된다. 내 선택의 여지 밖의 상황도 무수히 많기 때문이다. 가능한 한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앞서 말한대로 아빠가 평소 하는 말에 다 담겨있는 것 같다. 책의 내용은 소제목과 함께 약 한 장의 분량으로 간단하면서도 핵심만 이야기하고 있어 눈에 쏙쏙 들어온다. 옳은 말이라도 중언부언하듯 나열하는 식의 전개는 지루하기 십상인데 이 책은 짧고 간결해서 금방이라도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여운은 길게 남았다. <그때 그때 가뿐히 말한다>에선 불편한 마음을 상대에게 곧바로 말했다가 화를 당할까 두렵기도 하겠지만 자신의 말이 합당하다면 상대의 반응은 상대 몫이므로 두려워하지 말라고 이야기했다. 부당한 상대의 처신에 대해 개의치 말라는 것이다. 난 그동안 상대의 반응에 전전긍긍한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말하지 않고 알아주기 바라는 것은 엄밀한 의미에서 상대에게 모든 것을 내맡기는 의존과 같은 것이라니 놀랐다. 삶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말자.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건 상당한 노력을 요하는 일이라는 걸 시간이 갈수록 더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타인을 바꿀 수 없다>에서 사람이란 복잡하기 이를 데 없는 역학 속에서 자기 나름으로 사고하기에 누가 난리친다고 쉽게 동조하지는 않는 것 같다고 운을 뗸다. 혼자 사는 것이 아닌 이상, 행복과 불행은 주변 사람(특히 배우자)과 맺는 관계가 결정하는 것이니 상대를 바꾸려 들지 말자. 나도 날 바꾸기는 쉽지 않으니까 말이다. 또한 <가장 큰 위로는 존재다>에선 같은 얘길 되풀이하는 상대에게 처음 듣는 양 반응했던 저자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한다. 내용은 어디까지나 나눔을 위한 소재에 불과하고, 더 중요한 건 그 시간과 공간을 자신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는 사람과 함께 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가장 큰 위로는 존재라고 명명한 것 같다. 나 또한 친구, 혹은 가족에게 위로가 되는 존재가 되고 싶다. 그들과 함께하는 것만으로, 삶의 여정은 서로 외롭지 않을 것 같다.

 

30년 상담경력을 가진 심리학 교수 장성숙님의 저서인 그때 그때 가볍게 산다를 함께 읽어보자. 인생을 성찰하는 데 유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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