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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작별

[도서] 서툰 작별

김인숙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서툰 작별

 

 내가 처음 경험한 지인의 죽음은 마음속에 각인된 듯 충격적이었다. 함께 교회에 출석하던 후배였는데 섬유종으로 어린 나이부터 고생하다가 스무 살이 되기 전에 하늘나라로 떠났다. 작별하기 전에 병문안을 다녀왔었는데 통통하고 발랄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뼈만 앙상하고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슬픈 현실에 뒤돌아 눈물을 훔쳤었다. 작년에는 구독하던 블로거의 가족, 정확히 말하자면 배우자가 세상을 떠났다. 그녀의 일상을 일기처럼 기록해주어 일면식도 없었지만 친구같이, 가족같이 느껴졌다. 그런데 배우자가 암진단을 받고 하늘나라 가기까지 투병기를 읽으면 마음이 너무 아파왔다. 타인의 죽음도 이렇게 가슴 아픈데 가족의 죽음이라면? 부모님이 돌아가신다면? 생각만 해도 눈물이 앞을 가린다. 어느 누구도 예외 없는 죽음의 시간이 있지만 애써 외면하고 싶은 것이 사실이다. 오늘 읽은 책 <서툰 작별>은 저자가 삶에서 멀어지는 아버지를 지켜보며 보호자가 되어 함께 한 1년의 간병기록일기이다.

 

 요양원에 계신 아버지의 갈비뼈가 골절되었다. 새벽 어두컴컴한 병실에서 혼자 아찔했던 사고에 놀라고 당황했을 아버지를 생각하니 가슴을 도려내듯 아팠다는 저자의 마음이 느껴진다. 낙상을 예방하려고 새벽까지 깨지 않기 위해 복용약을 조절하도록 권유받은 사실은 처음엔 세심한 배려라고 생각했지만 요양원의 효율적 관리를 우선시한 의견이라 마음이 더욱 힘들었다고 했다. 읽는 나도 답답하고 한숨이 새어나왔다. 어느 날은 방광에 소변이 차올라 심한 통증으로 아버지는 괴로워했다. 응급실에서 황급히 처치하는 순간 소변주머니로 혈뇨가 쏟아져나왔고 그날 겨우 잠들었던 아버지는 알 수 없는 고성에 눈을 부릅뜨고 허공을 쳐다보는데 마치 다른 사람 같았다고 회상한다. 섬망 증세였다. 같은 병실에 있던 다른 환자 보호자들도 잠을 설쳤다며 불평을 쏟아냈고 한밤 중 소란에 대해 저자는 양해를 구하고 붕어 싸만코도 돌렸다.

 

 늘 그 자리에 계실 줄 알았던 아버지는 누군가의 돌봄이 없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되었다. 간병인이 챙겨주지 못한 아침 약으로 실랑이를 벌이다 급기야 간병인이 짐을 싸버렸다. 병상 옆 간이 병상에 우두커니 앉아 진정되지 않은 마음을 가라앉혔을 저자. 어깨가 들썩거리며 눈물이 끊이지 않고 흘러내렸다는 문장에 슬펐다. 병든 육체에 갇힌 아버지의 영혼은 극도로 줄은 말수, 애잔한 눈빛, 가끔의 끄덕임으로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다. 있는 힘을 쥐어짜내 간병인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다가도 수틀리면 순식간에 돌변해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는 아버지. 다급히 병원에서 전화가 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숨이 멎은 듯했다는 저자는 7등 병실까지 한걸음에 달려갔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였고 의사는 잔뜩 굳은 표정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고장난 녹음기처럼 되풀이해서 말했다. 거짓말 같던 사흘간의 장례식. 무채색의 시간들이라고 표현한 글이 애써 덤덤해지려고 발버둥치는 듯했다. 난 부모님의 임종을 지킬 수 있을까? 그렇다면 참 행복할 것 같다. 상실의 시간은 성장을 동반한다. 저자가 먼저 겪었던 깊은 슬픔을 애도하며 나도 언젠가 겪을 작별을 준비해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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