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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들 둘을 키우며 오늘도 힘들다를 외치고 있다. 아이들이 어려서는 손이 많이 가니 힘들었고, 학교에 들어가서는 좋은 성적을 위해 공부를 시켜야 되니 힘들었고,  좀 큰 지금은 사춘기라는 복병을 만나  아이와 한창 힘겨루기중이다. 아이와의 마찰이 있을 때마다 난 양육서, 교육서를 보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공부하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늘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다. 풀리지 않는 난제를 앞에 두고 해법을 찾고 있지만 난 여전히 모르겠다. 어쩌면 답을 앞에 두고 뭐가 답인지 모르는지도 모를 일이다.

내게는 <엄마학교 이야기>라는 책이 있다.  아이들과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열심히 보던 책이였다. 나 나름 애쓴다고 생각하는데... 아이들 교육에 무관심한 듯 가부장적인 옛 아버지상을 현 시대에서도 미덕인 양 보여주고 있으니 이런 방관자적 태도를 보이는 남편에게 <아빠학교>는 더욱 절실해 보인다. 아니 나는 노력하고 있으니 남편도 좀 노력 좀 해보라는 배알꼬인 심사인지도 모르겠다.

남편이 좀 달랐던 적도 있다. 작년 회사에서 무슨 프로그램에 참여했는지 아이들에게 갑자기 평소에 보여주지 않던 모습을 보인 적이 있다. 아이들 이야기에 관심을 보이고, '고맙다, 사랑한다, 수고했다 ' 같은 표현을 문자로 날리고, 메일로 보내고...
낯선 남편의 표현에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지만 그게 좋은 변화였기에... 반가웠다. 그런데 어느 덧 예전의 남편으로 시나브로 돌아와 있었고, 다시 무뚝뚝한 남편이 되었다. <아빠 학교>가 좋은 아빠, 멋진 아빠로 만드는데 남아 있는 불씨를 되살리는 풀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책은 여섯 파트로 나뉘어져 있다. '아빠학교'로 가정의 행복을 만든다. 교감하는 아빠, 표현하는 아빠, 탐구하는 아빠, 대화하는 아빠, 친구같은 아빠.

어쩌면 쉬워보이는 듯도 하지만 저자처럼 하지 못하는 아빠들이 너무나 많기에 이 책도 나왔으리라. 어떻게 '공부해'라고 말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그거 너무 아이들에게 관심이 없는 게 아닐까? 부모라면 누구나 아이들의 공부에 소홀할 수가 없다. 학창시절을 거쳐 왔으니 아이들이 실수하지 않기를, 실패하지 않기를, 후회하지 않기를 바라는 게 모든 부모의 심정이 아니겠는가? 세대를 거듭해도 부모의 마음은 다 똑같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어려서 그렇게 듣기 싫어하던 말을 부모가 되어서 내 아이에게 하고 있다. 이런 아이러니가 또 있을까? 그저 아이들의 의견을 존중해주고, 아이들의 꿈을 지지해주는 저자가 그래서 더욱 존경스러워 보인다.

아이들과의 1박 2일 여행을 당일치기 행사로 끝마치고 아이의 바람대로 양재동 꽃 시장으로 향한 것은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미리 1박 2일의 계획을 다 잡아 떠난 것인만큼 아이의 다른 뜻은 무시해 버리게 된다. 만약 아빠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고 한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설령 아이들의 원성과 성화가 있다 하더라도 무시해 버리기 일쑤일 것이고, 어쩔 수 없는 일이니 납득을 시킬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준 <아빠학교>의 저자는 참으로 대단해 보이고, 과연 남편도 <아빠학교>를 설립이나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결국 양육의 기본은 아이와의 원활한 소통에 있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아이에게 명령형의 표현을 사용하고 강요하게 된다. 사실 대화는 별게 아니다. 그저 아이의 말을 읽어주고, 들어주고, 메시지를 전해주려는 열린 마음의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면 설령 아이에게 분노가 있다 해도 그것은 사랑으로 변환될 수 있다. 바로 부모의 양육태도에 따라서 사랑으로 나타나거나 분노로 나타날 뿐이다. (p207)

우리는 지금 대화의 부재를 겪고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자신의 마음을 읽어주지 않는다고 불평을 토로한다. 표현의 장애로 인해 마음의 문을 닫고 있다. 어른이나 아이나 똑같다. 어른이 어른답지 못하게 마음이 더 좁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내 이야기다. 이 책을 읽으니, 이 글을 쓰니 알겠다. 아이의 키에 맞춰, 눈높이에 맞춰 내 자신을 낮추는 게 대화의 시작임을.
<아빠학교>가 남편에게 변화의 시작이 되기를 간절히 바랬지만 나에게도 교훈이 되는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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