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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詩가 되는 시간

[도서] 사진이 詩가 되는 시간

김상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꿈이라기엔 늦은 감이 있고, 도전해보고 싶다고 하기엔 거창한, 그냥 해보고 싶었던 게 있다고 하자! 7~8년 전에 DSLR 카메라를 사서 사진을 찍으러 다녔다. 그 때 뭔가에 미쳐있었다. 몇 년 그러고 뛰다니다가 시들해졌고, 카메라는 제 집에서 쉬게 되었다. 그 아이를 다시 꺼내 풍경을 찍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사진에 어울리는 단상, 형식이나 내용에 구애없이 텍스트를 쓰고 싶었다. 그러나 카메라는 여전히 쉬는 중이고 나는 뭔가 끄적이고는 있다. 물론 하고 싶었던 걸 아예 포기하진 않았다.

 

 

사진과 텍스트가 있는 책 읽기를 좋아한다. 수전 손택의 <사진에 대하여> 보다는 신현림의 <나의 아름다운 창>이 좋았고, 바커바르트의 <붉은 소파>처럼 프로젝트 사진집이나 라이프지의 사진 모음집처럼 사진으로만 말하는 책도 좋아한다. <월간 사진>도 구독중이다. 지식과 감성 출판사의 신간 소개를 보니 내가 하고 싶었던 그 일을 실현한 이의 책이었다. 김상씨의 <사진이 詩가 되는 시간>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표지를 보는 순간 살짝 실망했다. 올드한 색감에 2초 정도 움찔했다가 책을 펼쳤다. 사진은 표지 느낌과 달랐다. 색감이 확고하게 선명함을 자랑하고 있었고 사진마다 제 목소리를 다르게 내고 있었다. 텍스트는 읽지 않았다. 이런 책은 사진부터 다 본 다음 처음으로 돌아가 텍스트를 읽는다. 그리고 사진과 텍스트를 비교한다. 이번엔 사진을 다 본 후 목차로 돌아갔다. 마음에 드는 제목을 골라 그 페이지를 넘겼다.

 

‘너에게 전화를 한다’를 펼치자마자 보이는 달은 나에게 김용택 시인을 불러내라고 시켰다.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환한 달이 떠오르고'

 

 

앗, 그런데 시가 사진과 그리 어울리진 않았다.

 

 

마지막 두 행이,

오후 세 시 오십 분

너에게 다시 전화를 한다...

라서.

 

 

 

그럼 다시!

이번엔 ‘안녕’을 골랐다

 

 

 

 

이번 시는 사진과 맞춤했다.

안녕은 헤어질 때만 쓰는 말이 아니다. 안녕에 조응하는 단어가 (거의 조건반사로) 내겐 헤어짐이다. 그래서 이 시가 마음에 들었다.

 

이런 식으로 마음에 드는 시의 제목을 펼쳐서 읽고 사진과 비교해 봤다. 이런 책은 소설처럼 한 호흡에 읽어야하는 부담이 없어서 좋다. 책상 위에 올려두고 다른 책을 읽다가, 오며 가며 한번씩 스윽, 아무 때고 아무 페이지를 펼쳐서 읽으면 된다. 받자마자 후루룩 읽고 서평을 쓰고 싶지 않아서 열흘 가까이 듬성듬성 살피고 있었다.

 

저자가 사진으로 무슨 수상을 한 적이 있는지, 시로 성과를 냈는지 이력을 알 수가 없었다. 작가 소개에 이렇게 나와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풍경과 사물의 순간에서 그들이 하는 말을 포착했고 그것이 시로 발화한 게 아닐까. 내가 뭐라고 감히 그의 시를 평가할 수는 없다. 사진 보는 걸 좋아하는 일개 독자일 뿐이다. 그의 사진에 시가 없었다 하더라도 이야기를 읽어낼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오직 내 스키마로 사진을 읽어내는 것은 저자의 메시지를 오해할 수 있다.

저자가 사진으로 하고 싶었던 말을 시로 표현하는 것이 만족스러웠을거라 예상해본다. 독자가 그것을 온존히 이해하게 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그러지 못한다 한들 어쩌랴. 책이란 이미 저자의 손을 떠나면 독자의 것인 것을...

 

 

그래서 나는 이 책에서 마음에 든 사진을 골라 보았다.

 

계절의 특징과 감성을 한 장의 사진에 딱 맞게 표현했고 시도 그에 잘 어을렸다. 마지막 낙엽들이 거리를 이리저리 휘돌아 다니는 요즘 읽고 감상하기에 좋겠다. 이런 책을 보노라면 내 하고 싶었던 일을 포기할 수 없다는, 꼭 해보겠다는 맘이 뭉게뭉게 피어오른다. 언젠가는...

 

 

덧, 사진도 시도 다 좋았는데 표지가 영 별로였다. 본문 사진 중에 표지로 쓸만한 거 많았는데...

저자에겐 미안하지만 이건 순전히 개취입니다!

 

**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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