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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세상 불온한 청춘

[도서] 불안한 세상 불온한 청춘

송희복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평소 책을 좋아해 소설이나 시, 에세이와 같은 다양한 장르의 문학 작품을 즐겨 읽지만 비평문은 사실 찾아 읽은 적이 거의 없었다. 작품을 분석하고 비판하는 내용이 다소 어렵고 지루할 것이라는 편견에 사로잡혀 신문 칼럼에나 어울리는 글이라고 생각해 멀리했는데 이번에 만나게 된 송희복 교수님의 '불안한 세상 불온한 청춘'은 나의 잘못된 편견을 바로 깨게 만드는 책이었다.

평론집이라는 장르와 책의 두께가 사실 이 책을 읽을까 말까 고민을 하게 만들었지만, 예전에 송희복 교수님의 '불꽃 같은 서정시'를 굉장히 인상깊게 읽은 기억이 나 작가를 믿고 책을 펼쳐 들었다. 책을 읽는 내내 교수님의 박식함에 놀라고 한 작품을 다양한 장르와 연결짓는 솜씨에 두번 놀라며 너무나 재미있게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송희복 교수님의 <불안한 세상, 불온한 청춘>은 2010년대에 쓰인 31편의 현장비평을 모은 책으로 소유와 결여, 전환기의 쟁점, 작가작품론, 영상과 노래의 사회학, 메타비평의 시선이라는 다섯가지 주제를 놓고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책을 읽기 전 과연 제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했는데 저자는 불공정하고 불안한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의 젊은이들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끼며 자신도 지식인으로 문인으로 주류 사회에 편입해 보지 못한 삶의 경험과 인생관을 담아 불온한 청춘을 응원하는 마음을 이 책에 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며 새롭게 알게 되거나 인상 깊었던 내용을 몇가지 공유해 보고자 한다.

 

 

먼저 1장 소유의 리얼리즘, 결여의 사회현상에서는 영화 '돈'과 '기생충'을 통해 예로 들어 소유와 결여라는 서로 다른 관점에서 우리 시대의 사회경제적인 문제의식을 던지고 있다. 영화 '돈'에서는 욕망의 삼각형에 대한 분석과 각박한 경쟁 사회에서 벌어지는 속물주의의 민낯에 대해 파헤치고 있었고, 영화 '기생충'에서는 심화된 불평등의 사회에서 사람이 살아갈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한 성찰을 다루며 원작 없는 텍스트이지만 문학성이 높은 이유를 분석하고 있다. 얼마전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개의 상을 거머쥐머 우리나라 영화에 새로운 역사를 쓸 만큼 쾌거를 이루었는데 기생충에 관한 송희복 교수님의 평론을 읽고 나니 이 작품이 왜이렇게 위대한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게 되었다.

 

1960년대 여심을 사로잡았던 당대 최고의 남자배우는 아마 신성일일 것이다. 사실 나는 그가 출연한 영화를 본 적이 없지만 엄마를 통해 그가 얼마나 잘생기고 인기가 많은 배우였는지를 종종 듣곤 했었다. 이 책에서도 신성일이 주연한 맨발의 청춘, 초우, 휴일을 가지고 와 세 작품을 분석하고 있는데 이 작품의 주인공은 하나같이 가난하면서도 매사에 열정적이고 사랑이나 돈을 얻기 위해 반사회적인 일탈 행위도 서슴지 않는 불온한 청년으로 나오고 있다.

결국 저자는 이 세 작품을 통해 1960년대의 작품이 2010년대를 살아가는 현재의 시각에서 무엇을 시사해 주는지를 보여주고 있는데 가난하고 배우지 못한 젊은 청춘도 인간답게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는 고귀한 정신을 가르쳐 주고 있다고 전한다.

 

이 책에서 또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바로 2부에서 다루는 편견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내용이다. 밀양시에서 한 때 가요박문관을 만들려고 할 때 밀양의 시민 단체가 극렬하게 반대를 했는데 그 이유가 천재 작곡자 박시춘이 2,3년간 친일 행각을 벌인 것을 두고 그런 것이다. 저자는 긴 역사의 안목에서 볼 때 대중문화에 큰 공로자인 박시춘을 인정하고 과거의 덫에 발목을 잡혀선 안된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밀양이 독립 운동의 성지라며 김원봉을 추켜세우는데 그는 해방 후 사회주의자로 전향한 것을 두고 친일파와 사회주의자를 용서하려면 함께 용서해야지 어느 한쪽만 내세우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고 보며 편견에 사로잡힌 우리들의 생각을 한번 쯤 뒤돌아 보게 만들었다.

 

 

마광수 작가에 대한 평론도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그동안 마광수 작가에 대해 선정적이고 퇴폐적인 작품을 써온 작가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어 그의 작품은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 평론을 읽고 나니 그가 시대를 잘 못 타고나 성에 대한 자유로운 가치관과 표현의 자유를 인정받지 못하고 죽음을 택할 수 밖에 없었던 사실이 너무나 안타깝게 느껴졌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영화나 음악, 문학 작품이 우리 삶을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지를 자세히 알게 되었고 편견에 사로잡힌 좁은 생각의 틀을 벗어나 다양한 시각으로 우리의 인생을 바라볼 수 있게 만들어 주어 정말 좋았다. 또한 31편의 평론집에 담긴 다양한 작품도 기회가 된다면 꼭 읽어보고 싶어졌다. 그동안 어렵고 지루하다는 생각에 평론집은 멀리 했는데 이번 책을 통해 평론의 매력에 푹 빠져들게 되어 작품을 깊이있게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이 조금은 생긴 것 같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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