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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버스

[도서] 스토리텔링 버스

고정욱 저

내용 평점 3점

구성 평점 3점

청소년 성장소설을 오랜만에 읽었다. 두껍지도 않고 내용도 가벼워서 금방 읽기는 했지만 읽는 중에도, 읽고 난 후에도 여러 가지 생각거리를 안겨준 책이다. 청소년의 성 문제를 소재로 하여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자기 행동에 대한 책임’을 주제로 펼쳐 낸 소설이다.

주인공은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인 지강과 은지이다. 두 아이의 정서적 환경이 비슷하다 보니 서로 급속하게 마음을 열고 친해진다. 환경에 의해 결핍처럼 느꼈던 그 부분을, 서로가 위로하고 의지하면서 그 결핍을 채워나가는 모습이 한편으로는 안타깝고 한편으로는 애틋했다.

 

이 소설은 액자소설 구성으로, 제목이 ‘스토리텔링 버스’인 이유는 외화를 끌어나가는 지강과 은지가 버스로 여행 중에 고립되고, 그 고립된 버스 안에서 승객들이 하는 이야기가 내화로 네 편이 실려 있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 아닐까 싶다.

내화로 실린 이야기의 주제는 각기 조금씩 다르다. 첫 번째 이야기인 김상복 이야기가 자기 행동에 대한 책임과 가장(家長)의 책임을 이야기한다면, 두 번째 이야기인 하태우 이야기는 외화와 가장 닮은 주제, 바로 성과 관련된 행동에 대한 책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세 번째와 네 번째 이야기는 ‘말과 글’이 갖는 힘에 대해서 다룬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외화 안에 들어 있는 내화가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서 짤막한 이야기 묶음인 단편집 같은 느낌도 들었으며, 외화의 비중이 크고 외화의 인물이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기 때문에 내화의 주제가 좀 더 치밀하게 외화와 연결되었으면 어떨까 생각하기도 했다. 작가가 꿈인 은지를 위한 내화 이야기가 들어있고, 성과 관련된 행동에 대한 책임을 다룬 이야기도 있지만 그 연결 고리가 외화의 주인공들에게 변화를 불러일으키기엔 조금 느슨한 듯 느껴졌다. 또한 사회적 역할에 대한 몇몇 문장은 읽다가 눈에도 걸리고 마음에 걸리기도 했다.

 

책 속 내용 중 마음에 와닿았던 장면은, 공장이 부도가 나서 월급을 받지 못해 화가 난 아버지와 지강의 대치 장면이었다. 지강을 향해 욕을 하면서 “너도 날 배신할 거지?”라고 말하는 아버지의 말이 특히 그랬다. 사회가 배신하고 아내가 배신하고, 그러하니 아들마저 자신을 배신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아버지의 분풀이처럼 나온 그 말 속에 고단하고 팍팍한 삶이 눅눅하게 배어있는 듯했다.

아버지에게 맞고 나서 은지를 찾아가 위로받는 지강의 모습에선, 따뜻한 위로를 줄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에 안심이 되면서도, 이 아이들이 아직은 청소년기의 아이들이라는 점 때문에 마음 한구석이 불안하기도 했다.

아이들에게 ‘자기 행동의 책임’을 강조하고 그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것은 교육적으로 마땅히 가르쳐야 할 일이다. 하지만 그것에 선행되어야 할 것은 어른들의 바른 행동과 그에 따른 책임 의식이 아닐까 한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가르치는 교훈적인 말보다 어른의 뒷모습을 따라 그 행동을 배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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