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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나는 일하는 사무총장입니다

[도서] 반기문, 나는 일하는 사무총장입니다

남정호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정치인을 제외하고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많이 소개된 인물이 내 판단에는 두 명이 있다. 한국인으로는 반기문이고, 외국인으로는 워렌 버핏이다. 중간에 당시에 뜬 인물이 집중적으로 몇 권 출판되어 소개된 적은 있어도 오랜 시간동안 소개되는 인물은 이렇게 유일무이하다. 워렌 버핏이야 그의 투자나 삶에 대한 책이 꼭 워렌 버핏과 연관이 없어도 제목이라도 넣어 출판되니 논외로 치고 반기문같은 경우는 한국이 내세울 수 있는 가장 성공한 인물이라 그럴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지금은 아마도 싸이가 가장 유명한 인물이겠지만 그전까지는 분명히 반기문일 것이다. 이유는 별 거 없다. 유엔의 사무총장이기 때문이다. 엄청나게 많은 반기문과 관련되어 있는 책이 나왔지만 대부분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뻔하디 뻔한 용비어천가식인 글을 읽고 싶지 않았다. 대단한 인물이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현재 살아가고 있는 인물에게는 분명히 좋은 점과 나쁜점이 공존할 때인데 이런 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작은 것도 크게 과장하는 침소봉대가  싫었다.

 

그에 반해 '반기문, 나는 일하는 사무총장입니다'는 그런 책이 전혀 아니다. 다 확인하지 않았지만 수 많은 반기문에 관한 책 중에 거의 유일하게 반기문에 대한 일대기를 다루는 책이 아니라 유엔 사무총장에 재직하며 활동하고 활약한 이야기를 다루는 책이다. 용비어천가식의 책은 결코 아니다. 90%이상 좋은 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찬양일색이 아닌 진짜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업무수행을 정확하게 기록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그게 잘 한 업무가 되어 칭찬이 되었을뿐이다.

 

책은 반기문이 사무총장에 출마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도입부가 무작정 출마하는 것으로 시작하면 비록 반기문이라는 사람은 알고 있는 사람이라도 나처럼 잘 모르는 사람은 너무 급작스럽게 본론으로 들어가는 것이라 반기문이 외교부시절에 어떤 역할을 했었고 상황이였는지에 대한 정보부터 시작한다. 외교통으로 근무했고 주위평판도 좋았지만 의도치않게 꼬인 상황으로 잠시 한직에 물러났지만 다시 복귀하면서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어 한국에서 유엔 사무총장으로 출마할 수 있었다. 

 

외교부 장관으로 있으면서 출마를 위해 자연스럽게 각 나라를 다니며 투표활동을 했고 드디어 유엔 사무총장이 되었다. 유엔 사무총장의 역할은 실제적으로 얼굴마담으로 전락할 수 도 있는 자리다. 강대국들이 알아서 실제적인 권력을 행사하고 특별히 행사할 수 없는 상황에 있을 수 있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반기문 사무총장은 방만한 조직부터 확고하게 추스린다. 새 술은 새 부대라는 의미로 기존 임원들의 사표를 저항끝에 받은 후에 새롭게 임명한다.

사무총장이라는 자리는 한 나라를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를 대표한다. 지구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굵직한 사건에 전부 관여할 수 있는 자리다. 다만, 대부분 나라의 모든 사건에 나서는 단체나 인물이 아니라 꼭 필요로 하는 곳에만 자신의 힘을 써야 하는 아주 애매한 위치다. 특히 강대국이라 할 수 있는 국가에 대해 무엇이라 할 수 있지 않고 대부분 상대적으로 약하고 내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늘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불완전한 국가의 문제게 개입한다.

 

이런 부분에서 사무총장이라는 자리는 무척이나 힘든 자리로 보인다. 솔직히 반기문이라는 한국인이 유엔의 사무총장 자리에 앉아 역할을 수행한다는 정도만 관심있었다. 그 이상은 알지도 못했고 알려고 노력도 하지 않았다. 막상 책을 읽으니 정말로 만만치 않은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자리라고 느꼈다. 사실 유엔 사무총장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반기문이라는 사무총장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한국 언론에서 접하기는 힘들다.

 

책을 읽어보니 왜 잘 알려지지 않는지에 대해 약간은 의아했다. 엄청나게 여러 일을 한다는 정도가 아니라 어쩔 때는 목숨을 내걸고 일을 할 때도 있고 반기문에 대한 각종 음해와 비난도 끊이지 않게 공격당하고 있다는 것도 알았다. 마담얼굴로 늘 웃으면서 다녀야 하는 자리라고 생각했던 듯 하다. 진짜로 지구라는 행성에서 벌어지는 중요한 사건에서 아젠다를 선점해서 진두지휘하기도 해야 하고 종족, 민족, 종교, 정치적으로 벌어지는 반목과 전쟁과 학살등에 대해서도 전부 쫓아다니면서 협상하고 뒤치다꺼리마저도 해야하는 결코 쉽지 않은 자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만큼 보람도 되는 자리이고 야망이 있는 사람이라면 도전해서 해 볼만 자리라고도 보인다. 한 국가의 대통령보다 훨씬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 오히려, 유엔 사무총장을 한 후에 한 국가의 대통령자리가 매력적일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전 세계를 무대로 쉬지않고 돌아다니고 하루에도 수 많은 국가의 중요인사들과 만나고 여러 국가를 방문해야 하는 이런 초인적인 업무를 해야 하니 말이다. 이런 면에서 반기문이라는 사람에 대한 용비어천가를 할 필요 없이 있는 그대로 사실만 나열하고 활동만 써도 충분히 자연스러운 용비어천가가 되어버린다. 솔직히 이렇게 해야 읽는 사람에게도 더욱 더 확실하게 거부감없이 받아들이게 된다.

 

코티드부아르나 리비아를 비롯한 나라들의 아랍의 봄을 비롯한 많은 국제적 사건에서 그저 세계뉴스를 통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어떤 식으로 전개되고 있는지를 토막 뉴스 비슷하게 보고 들었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유엔이 어떤 역할을 했고 반기문 사무총장이 직접 각 지도자들과 긴밀하게 연락을 취하며 가교역할도 하고 윽박지르기도 하고 협상창구 역할도 하며 우리가 미처 몰랐던 역할을 뒤에서 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의외로 흥미진진하게 읽게 만든다.

 

또한, 우리에게는 뉴스로도 전혀 전파되지 않는 각종 유엔 회의가 파장날뻔했던 것을 어떻게 뒤집어 원만한 결과를 도출했는지의 과정을 읽으면서 생각지도 못한 스펙타클한 소설을 읽는것과도 같은 재미도 선사한다. 그것이 사실이니 더욱 현장감있게. 여전히 유엔 사무총장의 임기가 남아있으니 이 책은 현재 진행형이다. 책의 저자도 실제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여러가지 활약이 제대로 국내에 소개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하는데 책을 읽어보니 그렇게 느껴진다. 한편으로는 그런 활약은 심층보도로 소개되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을 듯 하니 힘들것도 같다.

 

생각지도 못하게 책이 재미있고 유익했다. 단순히 반기문이라는 사람에 대해 알게 되는 책이 아니라 유엔이라는 조직과 유엔이 어떤 역할과 업무를 하는지에 대해 알게 되는 책이다. 유엔의 사무총장이 한국인 반기문이라는 사실이 더욱 각별하게 다가오는 장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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