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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삼바

[도서] 웰컴, 삼바

델핀 쿨랭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세계인으로 살고 있다는 자각을 하며 살지는 않아도 알게 모르게 상당히 많은 외국의 이야기를 우리는 접한다. 가장 근접해서는 일본과 중국의 뉴스. 멀리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같은 나라들의 뉴스를 접하게 된다. 그 외에는 가끔 아랍이나 남미, 아프리카나 동남아의 이야기를 본다. 한국이라는 나라 특수성 필터링이 된 뉴스를 보게 된다. 대표적으로 최근에 한류와 같은 현상이나 한국기업의 세계수출에 따른 외국의 이야기를 듣는다.


우리와 가까운 나라가 아니라면 어김없이 선진국이다. 이 선진국의 특성은 제국주의를 해 봤다는 특징이 있다. 싫건 좋건간에 우리도 모르게 거대한 제국을 건설했던 나라들이 여전히 세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에 저절로 세계뉴스로 각종 소식이 쏟아져 알게 된다. 이들 나라에게 공통점은 외국인의 유입이 많다는 점이다. 관광도 있지만 생존을 위해 입국하는 외국인이 많다. 자신들의 나라에서 먹고 살기 힘들어 그 나라로 가면 먹고 살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간다.


프랑스는 영어를 쓰는 나라가 아니고 한국과는 크게 엮인 것은 없고 제국주의때도 별 영향이 없는것처럼 보이지만 아프리카에서는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보였던 나라다. 아프리카에서 프랑스는 패권국가였고 여전히 그 영향력은 막강하다. 프랑스에 많은 흑인이 살고 있는 이유다. 아프리카에서 프랑스는 돈을 벌 수 있는 나라다. 자신들의 나라에서는 아무런 희망이 없다고 느끼지만 프랑스에서는 무엇이라도 하며 자신들의 나라에 있는 가족들에게 돈을 보낼 수 있는 나라로 여겨진다.


어디서 많이 들은 이야기다. 최근 한국의 현실이다. 어느덧 한국도 상당히 많은 외국인이 돈을 벌기 위해 입국했다. 정식루트로 온 사람도 있고 밀입국식으로 온 사람도 있다. 그나마 한국에서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왔다. 우리와 비슷한 조선족도 있고 약간 다른 동남아인들도 있다. 서양계통인도 있는데 이들에게는 보이는 보이지 않는 차별이 존재한다. 차별은 우리가 만들었는지 학습되었는지 모르겠다. 하얗면 좋다는 식으로.


프랑스는 똘레랑스로 뭉친 나라이고 평등이 중요한 나라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어느 나라나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다. 어느 나라에 살거나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다 똑같다. 이렇게 이야기하기에는 다른 나라에서 살아 본 적이 없다는 부족함이 있지만. 프랑스에는 많은 이민자들이 있다. 문제는 불법이민자다. <웰컴, 삼바>는 이들의 이야기다. 삼바라는 불법체류자의 이야기다. 프랑스의 입장에서 보면 있어야 할 이유는 없는 존재다. 가장 밑바닥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존재지만 언제 무법자로 돌변할지 모르는 골치덩어리기에 정부입장에서는 굳이 잡으려고도 내 쫓으려고도 하지는 않는다.

문제가 생길 때 가차없이 쫓아낸다. 그래도 문제될 것이 없기에. 삼바는 어렵게 프랑스로 들어왔다. 목숨을 걸고 왔다. 가족들이 살고 있는 곳에서는 아무런 희망이 없다. 먹고 살 수 있는 기반이 전혀없다.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생활비를 위해 프랑스로 넘어왔다. 오랜 시간동안 살아왔고 돈을 벌었지만 우연히 우리로 말하자면 출입국관리국에 갔다가 추방명령을 당한다. 지금까지 정당하게 프랑스에서 살아왔고 프랑스에 애정을 갖고 열심히 일했는데 갑자기 프랑스는 자신을 추방한다. 


제대로 프랑스 말을 하지 못한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한다. 자신의 주장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니 - 법률 이야기는 내국인도 힘들다 - 운 좋게도 자원봉사자들에게 인도되어 인정을 받아 추방 명령은 내려지지 않는다. 정착할 수 있는 권리증도 주지 않는다. 네가 알아서 프랑스를 떠나라는 이야기다. 다시 잡히면 추방한다는 의미인데 상황이 우습기는 하다. 그래도 이렇게 프랑스에서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이 다행이지만 지금까지 살았던 프랑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교도소에서 알게 된 친구의 애인을 만나 케어를 해 주다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함께 살던 삼촌이 준 거류증은 갖고 다니다 문제가 생겨 삼촌은 직장을 잃는다.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상황이다. 프랑스가 더이상 돈을 벌 수 있는 천국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렇다고 다시 모국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그래도 여기는 돈을 벌 수 있다. 밑바닥 인생이라도 먹고 살 수 있고 가족에게 생활비까지 보낼 수 있는 프랑스가 유일한 희망이다.


<웰컴 삼바>에서 나오는 인물은 하나같이 사회 밑바닥이나 그 주변인들이다. 우리가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는 프랑스에서 우아하고 살고 있는 인물이 아니다. 소설을 읽는 이유가 이런거다. 아무리 실용서적을 읽고 보고서를 읽는다고 해도 소설에서 생생하게 묘사하는 실제 삶을 알아 내기는 힘들다. 국내 저자의 국내 소설은 얼마든지 소설을 읽지 않아도 어느정도 알지만 외국은 다르다. <웰컴 삼바>를 읽지 않았다면 프랑스에서 현재 벌어지는 이런 밑바닥인생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수면 위에서 존재하는 사람이 아니라 수면 밑에서 있는 듯 없는 듯 살아가는 사람의 이야기다. 생생하게 살아가는 인생을 우리는 소설을 통해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된다. 잘 모르는 나라에 대해 알려주는 소설은 그 어떤 것보다 훨씬 더 자세한 것을 알려준다. 프랑스에 대해 이민자들의 이런 고민과 현실이 우리와 놀랍도록 흡사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선진국도 우리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받아들인다. 잠시 그 나라에서 머물면서 조금이라도 여유가 있는 이방인으로 체험하는 것은 단물만 맛보고 좋아하며 한국으로 돌아와 한국을 탓한다면 어느 나라나 다 비슷 비슷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삼바는 단 한 번만 잡히면 이제 프랑스에서 추방을 당한다. 소설을 열심히 읽어 감정이입이 된 독자입장에서는 그것만은 피했으면 하는 측은지심이 생긴다. 이걸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삼바는 프랑스에서 계속 살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대신 자신의 이름을 잃는다. 이름은 나를 대변하는 모든 것은 아니다. 나라는 본질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름을 잃는 순간 나라는 정체성은 사라진다. 내가 아닌 다른 존재가 된다는 의미라 스스로 혼란을 느낀다. 삼바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책 제목이 <웰컴, 삼바>인데 누가 삼바에게 하는 인사인지 모르겠다. 프랑스는 그를 원하지도 내 쫓지도 않는다. 삼바는 프랑스를 좋아하지도 하지만 싫어한다고 할 수도 없다. 아니, 어쩔 수 없이 프랑스나라에세 살아갈 수밖에 없다. 한국에도 현재 그런 인물이 많다. 너무 이상적인지 몰라도 꼭 한국이라는 잣대로 구분해야할까. 다 똑같은 인간이고 생존해야 하는 사람아닐까. 우리 자리를 빼앗는다고 하는데 누가? 어떻게? 어디서? 덕분에 더 좋은 게 아니고? 난 모른다. 그저 삼바가 열심히 일한만큼 자신의 삶을 잘 살아갔으면 한다. 소설 내용의 마무리는 그래서 일단은 안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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